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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차 충북일보클린마운틴 - 호미곶 해안둘레길 2코스

겨울이라 더 매력적인 해안길
한 굽이 돌 때마다 색다른 맛
연오랑 세오녀 테마파크에서
홍환간이해수욕장까지 짙푸른
동해 바다와 함께하는 길

  • 웹출고시간2019.12.22 15:00:24
  • 최종수정2019.12.22 15:00:24

시간이 지나도 명소의 가치는 변치 않는다. 여전히 여행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래서일까. 호미곶 광장에도 늘 찾는 이들이 많다. 기다란 셀카봉을 들어 사진을 찍는다.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줄지어 얼굴을 내민다. '상생의 손' 조형물 앞은 늘 만원이다. 단순한 바닷가 해안 절벽이 일출 명소 제1의 관광지가 됐다. 오늘도 호미곶 광장은 분주하다.

[충북일보] 시간이 쉼 없이 흐른다. 한 해가 또 저물고 있다. 눈발 날리는 12월이다. 문득 바다가 궁금해진다.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바다가 보고 싶어진다. 한 해 동안 수고한 몸과 마음을 파도 소리로 토닥이고 싶다.

2018년 12월 21일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경북 포항의 호미곶 해안둘레길을 찾는다. 바다를 벗 삼아 걷는 길이다. 파도와 시간이 빚어놓은 기암들이 멋지다. 해안 따라 병풍을 펼쳐놓은 아름답다.

클마 회원들이 바닷가 방향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얼마 가지 않아 일월대(바다쉼터)를 만난다. 영일만을 한눈에 조망한다. 겨울바다 풍경이 거침없다. 멀리 포항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바다가 마음을 빼앗아간다.

수많은 햇빛과 바람, 파도가 스쳐간다. 빛과 소리와 냄새가 한 데 섞인다. 해안 따라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절벽을 따라 해식애가 하얗게 이어진다. 구멍 뚫린 해식구가 신비로움을 더한다. 바람을 벗 삼아 치유와 명상의 길을 걷는다.

멸치 말리는 풍경

집집마다·과메기가·마당·빨랫줄에 널려 있다. 영락없이 남쪽 바다 어촌의 평화로운·풍경이다. 낯선 포구의 가정집 줄에 걸린 명태마저 풍경이 된다. 햇빛과 바람, 파도와 사람들이 스쳐간다. 클마 회원들도 바다 속의 한 점 섬이 된다.

마을 촌부들의 따사로운 눈길에 정을 나눈다. 어촌풍경에 괜스레 눈물짓고 돌아선다. 좋은 길을 걷다 보니 소소한 것까지 사랑하게 된다. 눈물지으며 감동하는 감수성도 더 커진다. 호미곶 해안둘레길의 변치 않는 풍경이다.

포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촌 풍경을 보며 바다를 잊는다. 초겨울 바람이 포구로 불어온다. 인적 하나 없이 바람만 가득하다. 포구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하늘이 바다고 바다가 하늘이다. 힘들지 않고 즐기는 해안길이다.

선바위.

맑은 날 평화로운 하루를 즐긴다. 이방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가족 같고 동무 같고 형제 같다. 세차게 달려오는 파도 소리를 귀로 듣는다. 호미곶 바닷길 위에서 세상은 한없이 아름답다. 그 위에서 세상사 시름을 포말에 실어 보낸다.

수평선 너머로 푸른빛이 흘러간다. 겨울 해안이 바다와 어울려 한없이 아름답다. 연오랑 세오녀 테마파크를 떠난 지 40분 만에 하선대 선바우길 100m 이정표가 반겨준다. 높이 6m가량의 바위가 절묘하게 우뚝 서 있다.

흰디기 바위.

데크 옆으로 기이한 바위 행렬이 이어진다. 곳곳에서 자연이 빚은 걸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선바우를 뒤로하고 다시 데크를 걷는다.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바위가 보인다. 흰디기로 불리는 암벽이 길게 이어진다.

모두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지형이다. 화산성분의 백토가 굳어져 흰 바위로 변했다. 아니 바위 언덕이 됐다. 흰디기를 지나자 용솟음치는 데크를 만난다. 인간의 솜씨도 자연에 못지않다는 생각을 한다. 해상 데크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까마득한 거리까지 뻗어있는 형상이 마치 용이 춤을 추는 듯하다. 오른 쪽 해안절벽의 바위들이 범상치 않다. 밀물에 드러나는 바닷가의 널찍한 바위섬은 기묘하다. 하선대다.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바위다.

흥환해수욕장

하선대는 용왕과 선녀의 사랑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한 옆으로 먹바우가 외롭게 서 있다. 하선대와 선바우를 오가는 거리는 약 1km에 불과하다. 하지만 풍경은 눈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기암절벽의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진다.

바닷바람이 그리 싫지 않다. 두 눈이 수평선에 묶일 것 같아 가끔씩 눈을 돌린다. 마을과 해안가, 모래해변, 데크가 번갈아 가며 이어진다. 데크를 걸으며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각종 명품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탁 트인 바다와 투명한 풍광이 시원하다. 흥환간이해수욕장이 저 멀리 눈에 들어온다.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난다. 하얀 파도 속에 거센 소리를 감춘다. 파도의 움직이는 간격에 뒤바뀜이 없다. 과하지 않은 반복이 자연스럽다.

이곳에도 자연의 법칙이 고스란히 머문다. 아픔을 참은 파도가 바람에 하얗게 부서진다. 숨을 고르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바다 냄새가 마음을 들뜨게 한다. 호랑이 꼬리, 호미(虎尾)에 서서히 올라탄다.

호미곶 앞바다에 바람이 분다. 겨울 바다가 잔잔하게 웃는다. 여행의 끝에서 기운을 받아 채운다. 범의 꼬리에서 겨울을 마주 한다. 호미력(虎尾力)으로 다시 질주한다. 어떤 폭발적인 힘이 요동친다.

클린마운틴 단체사진

<취재후기>호미곶 광장

호미곶에 초겨울 풍경이 내린다. 바람 안에 겨울이 실려와 내린다. 괭이갈매기가 파란 바다 위로 노닌다. 바람이 바다 너머에서 불어온다. 길 끝에서 해송이 의연히 지킨다. 하루 종일 바람과 시간을 보낸다.

푸른 바다 한 가운데 큰 손이 있다. 육지 광장에도 한 손이 마주한다. 바다엔 왼손, 육지엔 오른손이다. 서로 함께 살자는 상생의 손이다. 사람의 줄이 쉬지 않고 이어진다. 셀카봉 인증샷 행렬도 계속된다.

뼛속까지 시려오는 추위는 없다. 자연이 내고 거둔 신비로움이다. 장군바위가 한 마을을 호위한다. 수직으로 선 바위가 산을 만든다. 산이 바다를 품어 모양이 바뀐다. 의연하게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 공존의 관계를 분명하게 알린다.

파도가 만든 하얀 포말이 넘실댄다. 맑고 푸른 하늘이 작은 어촌을 감싼다. 초록 소나무와 팽나무 단풍이 바다에 투영돼 조화를 이룬다. 드디어 호미곶 해맞이 공원에 도착한다. '상생의 손'이 서로를 보듬으려 애쓴다.

파도를 따라 옛 추억이 흘러나온다. 맑은 하늘 위로 파란 미소가 지난다. 호미곶 광장에 볼거리가 다양하다. 호미곶등대와 등대박물관·포항바다화석박물관을 비롯, 새천년 불씨 보관함, 이육사 청포도 시비 등이 눈에 띈다.

불씨 보관함에는 3개의 불씨가 있다. 전북 부안 변산반도의 일몰 불씨, 호미곶 일출 불씨, 독도와 남태평양 피지섬의 불씨를 동시에 채화해 합쳤다. 2000년에 새천년을 맞으며 만든 불씨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에 적합하다.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라는 뜻이다. 한반도 남단의 동쪽 끝이다. 일출명소로 이미 유명하다. 솟아오르는 태양을 움켜쥘 듯한 모양을 가진 조형물은 '상생의 손'이다. 바다 속에서 쑥 내밀고 있다. 물론 광장에도 하나 있다.

매일 아침 어스름해지면 붉은 빛의 해가 차가운 바다를 뚫고 나온다. 하늘도, 구름도 파도도 태양의 빛을 머금기 시작한다. 바다마저 태울 듯 이글거리며 솟는다. 보는 이들의 가슴을 가장 뜨겁게 만드는 시간이다.

때맞춰 갈매기들이 물결치는 파도를 장단 삼아 군무를 펼친다. 춤을 추다 잠시 쉬려고 상생의 손에 내려앉는다. 다섯 개 손가락 모두 갈매기들의 차지가 된다. 마침내 호미곶 일출은 절정의 풍광을 보여준다. 일출과 손의 조화가 절묘하다.

바다를 등지고 돌아서면 '호미곶해맞이광장'이다. 광장 중앙에 또 하나의 '상생의 손'이 있다. 온 인류가 화합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작품은 바다의 오른손과 땅의 왼손 한 쌍으로 돼 있다.

호미곶 상징은 일출이다. 시간이 지나도 명소 값이 바뀌지 않는다. 실제 호미곶에 서면 확 트인 동해의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여기에 상생의 손이 방점을 찍는다. 흐르는 낭만과 꿈이 겨울 추위를 잊게 한다.

상생의 손 옆 바다 쪽으로 쭉 뻗은 전망대가 있다. 그곳에 닿기까지 바다 위를 걷는 아슬아슬함을 느낄 수 있다. 찾는 이들을 위해 바닥을 투명유리로 했다. 수려한 바다 풍경을 맘껏 즐기도록 한 설계다.

바다 속 '상생의 손' 조각과 국립등대박물관 또한 풍경이다. '상생의 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인근 바닷가를 걷는다. 그림엽서 코스에서 새로운 행복을 만난다. 눈을 감으면 여전히 푸르디푸른 길 위에 서 있다.

작은 포구와 그물을 손질하는 사람 풍경이 추억으로 남는다. 어선들이 정박한 포구가 평화롭다. 그물 손질하는 어부가 아름답다. 멸치 말리는 아낙의 손길이 바쁘다. 12월 겨울 한낮 산수비경의 호랑이 꼬리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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