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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클린마운틴 - 가평 연인산 명품계곡길

  • 웹출고시간2024.06.30 16:00:53
  • 최종수정2024.06.30 16:00:53
ⓒ 함우석주필
전체적으로 힘든 구간이 없는 계곡이다. 승천하는 용처럼 굽이굽이 휘어져 간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눈과 귀가 즐겁다. 걷는 내내 청량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소리와 함께 들리는 건 새울음 소리다. 폭도 넓고 완만해 지루하지 않게 걷는다.·연인끼리 두 손을 잡고 오래 걸을 수 있다. 두세 군데의 낮은 언덕도 난이도가 낮다. 11개의 징검다리는 명품계곡길 볼거리다. 낮은 계곡물을 건널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바지를 걷고 양발을 벗고 걸을 수도 있다. 몇 번째 다리인지 세어보는 재미도 있다. 더우면 언제든지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다. 싱그럽고 푸르름 넘치는 예쁜 숲길이다.
[충북일보] 천군의 왕인 태양신이 눈을 이글거린다. 여름으로 돌격 대오의 위풍이 당당하다. 무더위가 제대로 진용을 갖춰서 나간다. 매년 이맘때 벌이는 어김없는 총공세다. 고온다습의 침공 전략도 기세를 더한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당할 수만 없다. 깊은 산속으로 파고들어 바람을 모은다. 흐르는 계곡수로 더위 대항군을 세운다.

연인산에 무수히 많은 생명이 피어난다. 심연을 뚫는 빛내림처럼 숲에 볕이 든다. 시원한 고요가 숲과 길에 천천히 스민다. 물의 의미와 자연의 섭리가 아주 드넓다. 햇빛과 함께 빛여울의 낭만이 찾아온다. 꾸미지 않아 더 아름다운 계곡이 보인다. 안으로 들수록 깊은 평화로움에 빠진다. 숲속의 낯선 순수가 편안함으로 이끈다.

굵직한 활엽수들이 위엄 있게 곧추선다. 늘 다시 걷고 싶은 아름드리나무길이다. 여름 꽃들이 소담하게 피어 수다를 떤다. 뜨거워진 유월 햇볕이 그 위로 떨어진다. 지천으로 핀 밤꽃이 사랑 냄새를 풍긴다. 산자락에 핀 사랑이 은근하고 조숙하다. 선선한 바람을 타고 물비린내가 퍼진다. 연인산의 밤꽃 냄새가 산길로 이어진다.

출렁다리.

ⓒ 함우석주필
연인산은 가평에서도 아주 깊은 산이다. 산 모양이 깊으면 계곡도 꽤 깊은 법이다. 한 번은 들어봤을 용추계곡이 아름답다. 연인산을 대표하는 계곡으로 유명하다. 여름철이면 엄청난 휴가 인파가 몰린다. 화전민들의 애환이 깃듯 곳도 눈에 띈다. 다양한 협곡의 골짜기마다 전설도 많다. 자연과 전설, 사람 이야기가 다 모여 있다.

연인산 명품계곡길은 징검다리길이다. 계곡 곳곳에 11개의 징검다리가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산새의 응원가는 군악대의 군령이 된다. 작렬하는 태양의 공성전에 맞서 싸운다. 든든히 수성 준비하는 명품계곡길이다. 긴 산행을 원한다면 좀 더 걸을 수도 있다. 여름철 녹음도 좋고 가을철 단풍도 좋다.

용추계곡을 따라 자연과 역사가 만난다. 문화적 가치를 잘 보존하고 있는 길이다. 더위를 피할 수 있고, 경사가 심하지 않다. 사시사철 수량이 풍부해 인파 이어진다. 명품길 중심에는 용추구곡이 자리한다. 1곡부터 9곡까지 품은 내용도 다양하다. 올라갈 때 놓쳤다면 내려올 때 보면 된다. 여름은 물론 4계절 언제라도 정말 좋다.

숲길 한 쪽 시원한 나무가 하늘을 향한다. 정비가 잘 돼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다. 모두 11개의 징검다리를 건너야 끝난다. 다리는 튼튼한데 살짝 아찔한 곳도 있다. 용추구곡 전설 느끼다 보면 화전민터다. 예전 화전민들의 고단한 삶이 엿보인다. 1970년대까지 화전민이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연인산 정상으로 갈 수도 있다.

용추구곡 8곡 귀유연.

ⓒ 함우석주필
무덥고 습한 공기가 산과 계곡에 흐른다. 연인산 명품 계곡길에 사람들이 몰린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걷기 좋다. 여름의 자연풍광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용추계곡을 따라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역사·문화적 가치까지 잘 보존하고 있다. 명품길의 중심에는 용추구곡이 굽이친다. 한 곡 한 곡이 모두 진한 사연을 품고 있다.

하얀 물줄기가 힘찬 소리 내며 떨어진다. 기암괴석 사이로 덩어리 물이 쏟아진다. 맑은 물과 그늘이 바깥 더위를 식혀준다. 오래 사귄 연인처럼 숲 바람이 속삭인다. 바위 사이에 핀 돌단풍이 반갑게 맞는다. 돌배나무 같은 관목도 한 옆을 차지한다. 물가에선 미나리가 푸른 모양을 뽐낸다. 큰광대노린재의 무늬는 정말 아름답다.

계곡의 초록이 번지는 속도가 심상찮다.·곳곳마다 나무 그늘이 펼쳐져 시원하다. 멋진 풍광에 굽이굽이 물길이 계속된다. 잣나무 터널과 다양한 풍경을 즐긴다. 차가운 계곡물에 지친 발 담그기도 한다. 계곡 물소리와 새소리가 잘도 어울린다. 잣나무 향기 그윽한 바람 소리를 느낀다. 가족이나 연인과 편히 걷기 좋은 코스다.

용추구곡 포함 전 구간이 용추계곡이다. 계곡 소리길 시작점이 1곡 용추폭포다. 누워있던 용이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다. 그래서 종종 와룡추(臥龍湫)로도 불린다. 2곡 무송암(撫松巖)은 소나무와 바위다. 천 년 노송이 바위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3곡 탁영뢰(濯纓瀨)는 거북모양을 한다. 바위 틈 흐르는 물소리가 맑고 투명하다.

4곡은 물소리가 우렁찬 북소리와 같다. 때론 거문고처럼 고요해 고슬탄(鼓瑟灘). 5곡은 일사대(一絲臺)로 실타래를 푼다. 물속에 실처럼 가늘면서 길게 흘러간다. 6곡 추월담(秋月潭)은 가을밤의 달이다. 깊은 연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6곡 추월담 지나 물안골부터 시작한다. 물안골의 계곡 물소리가 정말 우렁차다.

명품계곡길 입구.

ⓒ 함우석주필
본격적인 명품계곡길은 여기서 부터다. 물안골 지나면 푸른 숲이 계곡에 닿는다. 푸른빛에 젖은 7곡 청풍협(靑楓峽)이다. 8곡 귀유연(龜游淵)은 거북이 놀이터다. 옥황상제 모시던 거북이가 돌로 변했다. 마지막 9곡에 들면 물살이 저절로 노닌다. 흐르는 시내 농원계(弄湲溪)를 만난다. 총 4.7km 소요시간 약 2시간 남짓하다.

용추구곡 중 1곡인 와룡추가 기점이다. 와룡추 감상을 위해 전망대에 올라선다. 하얀 포말 이는 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낙하 소리가 주변 소리를 삼킨다. 한순간 몰아치는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콧속으로 스민 시원에 오감이 꿈틀댄다. 아름다운 비경에 시원함까지 가세한다. 명품계곡길로 들기 전부터 상쾌해 진다. 용추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찾는 폭포다. 휘몰아치는 모양새가 용이 누운 듯하다. 가평 8경 중 하나로 칼봉산이 발원지다. 명품길은 물안골에서 시작돼 이어진다. 물안골은 물이 풍부한 안골을 의미한다. 계곡 물소리로 가득해 선계에 든 듯하다. 싱그러운 산 내음과 맑은 물이 뒤섞인다. 이내 시원한 숲속 바람으로 바뀌어 분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숲이 계곡과 닿는다. 바로 옆으로 제7곡 청풍협을 마주한다. 푸른빛으로 물든 모습이 아주 아름답다. 포토존과 함께 전망대가 잘 설치돼 있다. 경치 둘러보기에 손색이 없는 시설이다. 길 대부분이 울창해진 숲길로 시원하다.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가 있어 상쾌하다. 8곡 귀유연과 9곡 농완계 등도 지난다.

내곡분교 전경

ⓒ 함우석주필
용추구곡의 끝인 농완계를 빨리 지난다. 덩그러니 남은 학교건물도 문화가 된다.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는 2구간에 든다. 2구간에 접어드니 옛 내곡분교가 있다. 그 옛날 산촌마을 화전민을 위한 학교다. 전설적인 도깨비 출몰 지역이기도 하다. 영험한 용오름 바위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학교건물 등도 남아 문화적 가치가 있다.

내곡분교는 계곡 깊은 데 자리 잡고 있다. 미군이 화전민들을 위해 세워준 학교다. 1962년 개교해 1979년 3월 폐교됐다. 외벽만 남아 지난한 때를 돌아보게 한다. 어린 학생들이 놀던 모습들을 떠올린다. 나의 옛 추억까지 돌아보게 하는 곳이다. 서어나무와 참나무 연리목이 아름답다. 용오름 바위 지나면 마지막 3구간이다.

출렁다리와 울창한 숲의 터널을 걷는다. 징검다리 수 헤아리며 걷는 것도 묘미다. 화전민들의 집터와 숯가마터가 보인다. 상징적으로 명품계곡길 종점을 알린다. 트레킹 시작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화전민들의 집터와 숯가마 터도 만난다. 과거 화전민이 밭을 일구며 살던 곳이다. 수수와 콩, 도토리 등을 수확하던 곳이다.

징검다리.

ⓒ 함우석주필
숯가마 터 뒤로한 채 징검다리를 건넌다. 마지막 11번째를 건너니 삼림욕장이다. 숲멍존이 마련돼 있어 쉬기에 적당하다. 이렇듯 숲길 곳곳에는 쉼터가 즐비하다. 물멍존과 바람멍존 등 힐링 공간이 있다. 쉬엄쉬엄 걷기에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숲멍존선 삼림욕을 하며 숨고르기 좋다. 그 뒤 출발지로 다시 발걸음을 되돌린다.

흐렸던 아침이 비바람 한낮으로 바뀐다. 빗줄기에서 청량함이 샘물처럼 솟는다. 축복받은 날, 탄성을 지르면서 걸어간다. 숲길마다 유월의 원숙미가 무르익는다. 녹색의 무성함이 시간 갈수록 짙어진다. 번져나간 녹음이 비와 바람을 수용한다. 고요함 속에서 마음으로 꽃을 바라본다. 숲이 마음으로 들어와 의식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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