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8.6℃
  • 구름많음강릉 9.5℃
  • 맑음서울 8.1℃
  • 맑음충주 8.8℃
  • 맑음서산 9.3℃
  • 맑음청주 9.9℃
  • 맑음대전 11.1℃
  • 맑음추풍령 9.0℃
  • 맑음대구 12.1℃
  • 맑음울산 12.6℃
  • 맑음광주 12.3℃
  • 맑음부산 13.6℃
  • 구름조금고창 11.6℃
  • 맑음홍성(예) 9.9℃
  • 구름많음제주 16.2℃
  • 구름많음고산 13.9℃
  • 맑음강화 8.2℃
  • 맑음제천 8.3℃
  • 맑음보은 9.5℃
  • 맑음천안 9.5℃
  • 맑음보령 11.7℃
  • 맑음부여 11.5℃
  • 맑음금산 10.4℃
  • 구름조금강진군 13.6℃
  • 맑음경주시 12.1℃
  • 맑음거제 13.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비대면) - 서산 아라메길 1구간

휴식과 힐링의 친환경 길을 걷다
산과 바다 은밀 매력 곳곳에 넘쳐
세상과 만남을 진득하게 반추한다
계절 따라 역사 따라 하는 여행

  • 웹출고시간2022.06.09 17:00:30
  • 최종수정2022.06.09 17:00:29

백제의 숨결을 따라 터벅터벅 걷는다. 오르고 내리며 불교문화의 진수를 체험한다. 고풍저수지를 지나 용현계곡입구에 닿는다. 마애여래삼존불을 보고 보원사지로 간다. 거닐다 보면 솔 향 가득 머금은 산이 나온다. 가다 보면 천주교 순교지에 닿는다. 개심사 거쳐 해미읍성에 다다른다. 돌아오는 길 간월암에서 소망을 빈다. 삼존불 아래서 예불 올리는 스님을 떠올린다. 사는 길이 막막해도 행복은 거기 있다.

ⓒ 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유월엔 비소식이 잦다. 자연의 섭리이니 막을 수가 없다. 하지만 여행길엔 운치를 더해주기도 한다. 때론 신들의 보물창고를 여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숲 문을 열고 들면 신의 공간이 펼쳐진다. 도로에서 몇 걸음만 옮겼는데 원시림이다.

서산 아라메길이 각광을 받는다. 바다와 내륙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도 좋다. 천천히 걸으며 살피는 것도 방법이다. 비 그친 뒤 이는 뜨거운 바람도 매력적이다. 숲의 초록과 바람이 심상찮다. 풋풋한 풀 향기에 고라니가 뛴다.

마애여래삼존불

ⓒ 함우석 주필
마애여래삼존불… 백제의 미소 보며 걷는 행복

마애불 찾아가는 숲길이 고즈넉하다. 나뭇잎이 물 기운을 머금어 더 푸르다. 아주 선명하게 녹색의 세상을 만든다. 어두움에서 벗어나 밝은 길로 오른다. 하늘 아래 그리움을 산에 내려놓는다. 산새 되어 이 산 저 산으로 날아다닌다. 스님의 목탁과 염불 소리가 청아하다. 주변 풍경이 삼존불 품격을 더 높인다.

세상 어디에든 보물들은 숨겨져 있다. 서산마애삼존불도 은밀한 보물이다. 크게 뜬 눈과 활짝 웃는 미소가 예쁘다. 백제사람들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다. 고운 심성처럼 누구나 편하게 해 준다. 빛에 따라서 각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부처님 표정이 신비한 미소로 바뀐다. 양쪽 협시 보살 얼굴도 웃음 가득이다.

용현계곡에 내려서니 숲이 우거진다. 따가운 여름 햇빛도 들어오지 못한다. 계곡 끝으로 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산등성이와 계곡 주변으로 들어선다. 숲속 청량한 공기가 가슴에 들어찬다. 휴양림 가기 전 보원사지가 아주 넓다. 목장 지대를 지나 개심사로 연결된다. 길 따라 오천년 역사가 켜켜이 쌓인다.

인적이 거의 없는 시간이 이어져 간다. 완만한 언덕 목장이 그림처럼 눕는다. 초록 한우목장이 너른 품을 내어준다. 둥글둥글한 언덕들이 부드럽게 온다. 아침 햇살이 초지를 비치며 산란한다. 유월 눈과 마음이 시원하게 뻥 뚫린다. 목장이 끝도 없이 마루 금을 이어간다. 길 끝 고풍저수지가 풍경을 완성한다.

개심사 전경

ⓒ 함우석 주필
개심사… 소박한 절간에서 열리는 마음

상왕산 울창한 숲속 절집을 찾아간다. 고즈넉한 산사 아름드리나무가 선다. 절 마당까지 이르는 산길이 호젓하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경관 자랑한다. 탐방객 발길 끊이지 않아 외롭지 않다. 세심동이란 표지석이 개심을 알린다. 시원한 바람에 마음이 산들산들 한다. 나무가 우거진 길을 지나 돌계단이다.

마음의 문이 열리는 개심사로 오른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뚫리는 기분이다. 개심사 경내로 들어서는 길이 예쁘다. 절집까지 이어지는 돌길이 깔끔하다. 숲속의 개심사 매력이 곳곳에 담긴다. 초록을 입은 땅의 풍경이 풍성해진다. 수령 100년 지난 배롱나무가 반긴다. 연못 주위를 팔방으로 뻗어 인사한다.

아름드리나무 기둥을 다시 쳐다본다. 가람을 받치는 굽은 기둥이 독특하다. 헛헛했던 마음에 감사함이 녹아든다. 행복함이 오래도록 머무는 공간이다. 파란 연못과 범종각이 눈길을 잡는다. 짧게 휘어진 나무기둥들이 독특하다. 절집 툇마루에 앉아 대웅보전을 본다. 자연스럽게 명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본당의 마당이 한가롭고 조용해진다. 누각 기둥도 자연의 풍경을 반영한다. 천년 고찰 개심사가 한 폭의 담채화다. 어느새 멍 때리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진득하게 세상과 만남을 반추해 본다. 마음속에 꽃을 피우고 여름을 맞는다. 사람이 술렁이면 꽃도 나무도 힘들다. 아라메길 언택트 명상 여행길에 든다.

해미읍성 성문

ⓒ 함우석 주필
해미읍성… 박해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공간

해미읍성 관아인 동헌으로 접어든다. 읍성 안에 옥사 건물이 참 고풍스럽다. 유독 높은 건물의 담장이 도드라진다. 역사 그대로 흐르는 모습을 간직한다. 짙푸른 회화나무가 고난사를 알린다. 200여 년 전 순교자 고초를 드러낸다. 목숨을 내준 꼿꼿한 신념을 알려준다. 세계성지 반석 만든 숭고한 희생이다.

동헌 옆 긴 계단을 따라 동산에 오른다. 정자 옆으로 붉은 소나무가 가득하다. 햇살 곱게 내리 쬐니 더욱 붉게 보인다. 아름다운 장소에 색깔 고운 풍경이다. 소나무 군락지로 자리 잡은 숲이다. 3㏊의 송림에 굳센 적송이 빽빽하다. 충남에서 아름다운 100대 솔숲이다. 발을 딛는 곳곳의 공간이 추억이 된다.

성곽은 무의미한 군사시설이 아니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600년 시간과 역사를 머금고 있다. 성벽의 돌 하나하나가 고색창연하다. 유럽의 여느 공원 못지않은 모습이다. 잔디는 보기 좋게 촘촘하고 건강하다. 잔디밭 자리는 옛날 병사 훈련장이다. 읍성 북쪽으로 올라가니 청허정이다.

세파에 찌든 피곤한 마음을 치유한다. 직접 가 보지 않고서는 느끼기 어렵다. 소나무숲길을 따라 다시 돌아 나온다. 아침저녁 시간 따라 표정이 다 다르다. 새벽엔 사색과 명상의 장으로 변한다. 한낮에는 활력이 넘치는 활동 장소다. 야간에는 부드러운 낭만이 쭉 흐른다. 해미성 분위기가 시간대별로 다르다.

간월암 전경

ⓒ 함우석 주필
간월도 간월암…바닷길이 열려야 갈 수 있는 섬

썰물 시간에 맞춰 간월도에 들어간다. 갯벌 한 가운데 바위섬 전체가 암자다. 스님들 수행 정진 절해고도 도량이다. 물고기 잡는 돌 독살이 세월을 가둔다. 밀물 밀려오니 곧바로 섬이 돼 버린다. 달 대신 해가 중천에서 따갑게 비친다. 바람과 구름, 바다의 조화가 아름답다. 고된 걸음 덕에 해맑은 풍경을 만난다.

걸어가는 짧은 시간에도 많은 걸 본다. 차안과 피안의 경계가 열린 느낌이다. 양옆 바다가 자꾸만 더 멀리 물러간다. 섬에 닿아 가볍게 장승들과 인사한다. 해탈문으로 오르는 계단을 비껴간다. 부처님이 새겨진 기둥들이 울타리다. 천장이 낮은 선방이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보다 먼저 부처님 얼굴을 뵙는다.

담장 아래로 새들이 조르라니 앉는다. 다섯 칸 법당이 남쪽을 바라보고 선다. 맞은편에는 해수기룡관음보살이 있다. 용을 휘감고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다. 법당 한 쪽엔 한 칸 산신각이 자리한다. 간월도 간월암 자체가 바다의 산이다. 사철나무와 팽나무가 건강하게 산다. 담장 위로 새들이 포르르 날아 앉는다.

간월암이 오늘 길을 열고 육지가 된다. 오래 기다린 듯 천천히 나를 바라본다. 맑은 하늘 아래 가만히 서서 기다린다. 섬에 섬만 한 절집이 올라앉아 버틴다. 섬이 절집이고 암자가 그대로 섬이다. 바닷물이 들면 섬이고 빠지면 뭍이다. 고즈넉하게 바다에 떠있는 부석이다. 밀물 때 섬이었다가 썰물 때 길이 난다.

<취재후기>서산 아라메길 톺아보기

충남 서산의 '아라메길'이 관광객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휴식과 힐링의 친환경 트레킹 코스 때문이다. '아라메 길'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가 합쳐진 이름이다. 자연스러운 길을 따라 걸으며 서산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경사도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6개 코스, 4개 지선으로 만들어져 있다. 총길이는 126km에 이른다. 1코스(18km)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불교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국보 84호인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을 볼 수 있다. 보원사지, 개심사, 해미읍성 등 다양한 문화유적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코스는 용현계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계절 상쾌하고 맑은 공기가 좋다.

2코스(11km)는 해미순교성지에서 시작된다. 천주교 박해의 아픔이 서려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옛 순교자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3코스(18km)에선 황금산의 절경과 함께 해안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황금산 입구에서 시작해 해변길, 마을 숲길, 농로 등 옛길을 따라 걷는다. 한참 걷다 보면 어느덧 삼길포항에 이르게 된다. 주변에 황금산 코끼리바위, 대산임해공단 및 대산항이 있다.4코스(22km)도 인기가 높다. 팔봉지역의 청정 가로림만 갯벌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5코스(7km)는 대산목삼거리와 부춘산 전망대를 도는 구간이다. 부춘산 전망대에 이르면 서산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6코스(17.4㎞)는 간월도에서 버드랜드를 거쳐 창리까지 간다. 최근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코스다. 서산버드랜드에선 다양한 체험과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