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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10.24 18:05:53
  • 최종수정2022.10.24 18:05:53

김영주

충주자연환경해설사협회장

나는 오늘도 설레는 가슴을 안고 비내섬에 간다.

앙성온천을 지나 조대고개 마루에 올라서면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나부대기 시작한다.

목적지인 비내섬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어 나를 반기기 때문이다.

이맘때의 비내섬은 온 사위가 몽실한 물안개에 안겨 있다.

비내섬에 군락을 이루고 살아가는 버드나무는 육중한 줄기들을 물안개에 내어주고, 수만평 드넓은 물억새들도 물안개 속에 몸을 감춘다.

나를 설레게 하는 비내섬과의 만남을 위해 함께 할 여러 장비들을 챙긴다.

언제 만날지 모르는 새들을 위해 600㎜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 멀리 강변에서 노닐지도 모르는 원앙을 만나면 관찰할 망원경, 엊저녁 지나갔을지도 모르는 삵과 고라니·수달의 발자국을 확인할 작은 잣대, 녀석들의 배설물을 채집하기 위한 비닐봉투, 발견 위치를 표기하기 위한 비내섬 지도까지.

지금쯤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인지 궁금해 할 분들에게 소개하자면, 나의 직업은 원주지방환경청 소속 비내섬 자연환경해설사다.

그 전에는 오랫동안 카메라를 메고 전국의 아름다운 산하를 담으러 다니던 사진작가였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자연환경해설사가 됐고, 자연의 보고인 이 곳 비내섬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됐다.

섬의 길이 2.1㎞, 폭은 가장 넓은 곳이 560m, 면적이 약 28만평에 이르는 거대한 섬인 비내섬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 원앙, 참매, 호사비오리, 흰꼬리수리 등 국가지정멸종위기종 동식물 16종을 포함한 865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그 생태학적 중요성을 인정해 지난해 작년 11월 30일 국가 지정 내륙습지로 지정받기도 했다.

비내섬 물억새의 절정은 지금부터 11월 초까지다.

물억새의 살랑이는 춤사위를 만날 수 있고, 시원한 버드나무 아래서 한가로이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물멍을 때릴 수도 있고, 탐방로 곳곳에서 비내섬을 터 잡아 살아가는 자연의 친구들도 만날 수 있다.

비내섬이란 이름의 유래는 표준말인 '베다'의 충청도 사투리인 '비다'로 알려져 있다.

비내섬에 지천으로 널린 버드나무를 베어 오래전 주변 마을 사람들의 밥 짓는 연료로도 쓰고, 파릇하게 자라는 물억새를 베면 훌륭한 소먹이가 됐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보통 사람 손이 타지 않은 멀고먼 자연의 신비처럼 이야기하지만, 이렇게 보면 또 우리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이웃집의 정겨움도 느껴져 괜히 즐겁다.

생각에 잠겨 한참을 걷다보니 멀리 주차장이 보이고, 한 눈에도 꽤 많은 차량들이 보인다.

비내교 너머 삼삼오오 탐방객들이 비내섬으로 들어오는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설레는 가슴을 친구 삼아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오늘은 어떤 분들을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할까· 자연을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그리고 함께 느끼고 싶다.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입을 연다.

"안녕하십니까· 자연이 준 선물, 소리의 섬. 비내섬을 찾아주신 탐방객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비내섬의 속살을 하나하나 보여드릴 자연환경해설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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