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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소설 『주홍글씨』 주인공 헤스터는 사람들에게 주홍글씨를 보여주고 난 뒤 병든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아간다. 주홍글씨는 Adultery이지만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 Able이 된다. 할 수 있다는 의지인 Able.

"부엉이 팔찌와 나무구슬로 만든 팔찌를 차고 늦은 밤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 팔찌들은 충만 된 에너지로 힘이 나게 만듭니다. 선선해진 바람, 그리고 가을은 사유하기 좋은 계절입니다."라는 문자가 SNS를 통해 왔다.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온 남편 부도소식에 가정이 해체되고 가장이 된 여인은 농촌에서 낳고 커왔기 때문에 주부에서 숲 해설가로 변신해 살기 위해 뛰고, 뛰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초등학생이 동전으로 탑승하려다 운전자로부터 거칠게 제지 받는 모습을 목격하고 적극적으로 그 아이를 도와 목적지까지 무사히 가도록 했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대책 없는 가정경제,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교통카드 구입과 충전까지 해줬다는 말을 듣고, 『주홍글씨』 주인공 헤스터를 생각을 해봤다. 헤스터 또한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추수기 끝 무렵/ 답사 가는 길/ 초록 벼가 고개 숙이고 있다/ 하늘빛 푸르고 아쉬운데/ 그윽한 향 품은 소국/ 억새 사데풀 고들빼기 송엽국/ 여름에 피어난 꽃/ 잠자리와 푸른 하늘/ 집으로 가는 길/ 흥얼흥얼 노래가 절로 나온다
- 이규연, 「좋은 계절」


생태답사 가는 풍경이다. “추수기”가 끝나가지만 어인 일인지 “초록 벼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필시 기후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고개 숙이고 있”는 벼. 익어 갈수록, 나이 들어갈수록, 많이 배울수록, 많이 가졌다할지라도 고개 숙여야함을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벼는 아직 익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자만에 빠진 인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에서 시작된 이분법 사고는 이성을 앞세워 자연을 정복해 나갔다. 그 결과 지구 환경과 생태계는 서서히 망가져 급기야 기후위기를 몰고 왔다. “고개 숙이고” 겸손하리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빛 푸르”지만 지나놓고 보면 많이 “아쉬운” 것이 우리 삶 아니던가.그래도 답사 끝내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포근한 엄마 품과 같은 "집으로 가는 길"은 가볍기 그지없다.


걷는 길이 힘겨워도/ 등에 진 짐이 무거워도/ 수많은 길에서도 헤매지 않고/ 걷고 또 걸을 수 있게/ 아기처럼 조심스레 날 달래주는/ 그래서 참 다행이다
힘이 나고 누군가에게/ 기쁨과 행복 나누어 주고/ 풍요롭다 어설프지만/ 진실이기에 마음으로 안았다
- 이규연, 「그대라서 참 다행이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 눈물 흘리며 기꺼이 손 내밀어 눈물 닦아주는 휴머니즘과 가족애는 마음이 "풍요"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을 낮추어 어설프지만 하고 있다. 어설픔은 노련함과 동의어이다. 어설프게 다가간다는 것은 노련함이 있기 때문이다.

"진실이기에 마음으로 안았다" 그렇다 동화 어린왕자에서 "내 비밀은 바로 이거야. 정말 간단해. 마음으로 볼 때만 진정으로 볼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거든."이라 했다.

“마음으로” 바라볼 대상이 “그대라서 참 다행이다” 축복받은 일이다. 대상이 “그대”이기 때문이다. 이 “그대”가 잘못되면 가족 모두 불행해진다. 가을 어느 날 헤스터 같이 치열성을 보여주는 여인을 만났다. 그래서 가을은 풍요로운 계절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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