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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에도 물 구경 하기 힘든 세종시민들

물 뺀지 4년만에 숲으로 바뀐 금강 8경 '세종보'
야외수영장·바닥분수 등은 코로나 이유로 폐쇄
시민 "숲과 모랫더미로 바뀐 강은 강이 아니다"

  • 웹출고시간2021.08.02 10:34:26
  • 최종수정2021.08.02 15:25:45

8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 올 여름에는 세종시에 예년보다 비가 많이 왔는데도 보 수문 개방의 영향으로 바닥이 갈라져 있다.

ⓒ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본격 휴가철을 맞았다.

특히 올 여름에는 인근 충남지역 바다나 물이 있는 계곡 등을 찾는 세종시민이 예년보다 부쩍 늘고 있다.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은 3가지로 해석된다.

8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 강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대신 나무와 잡초만 무성하다.

ⓒ 최준호 기자
첫째, 금강 8경 중 하나인 세종보가 '강'에서 '숲'으로 바뀌는 등 환경부가 2017년 11월부터 "금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시험한다"며 보 수문 개방을 통해 보의 물을 뺀 뒤 인근 금강의 경관이 망가졌다.

8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 환경부가 2017년 11월부터 "금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시험한다"며 보 수문 개방을 통해 보의 물을 뺀 뒤 경관이 망가졌다.

ⓒ 최준호 기자
둘째, 전국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들과 달리 세종시는 코로나19 감염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방축천 음악분수'를 비롯한 시내 모든 공공 물놀이 시설을 폐쇄했다.

셋째, 세종시청과 달리 세종시교육청은 작년 2월말 문을 닫은 실내 수영장들을 아직도 개방하지 않고 있다.

8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라 본 모습. 환경부가 2017년 11월부터 "금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시험한다"며 보 수문 개방을 통해 보의 물을 뺀 뒤 경관이 망가졌다.

ⓒ 최준호 기자

8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 더러운 물이 얕게 고인 보 아랫쪽에서는 물새들도 구경할 수 없었다.

ⓒ 최준호 기자

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약 10년전인 이명박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가 금강 본류 세종시 통과 구간에서 종합정비사업을 벌일 당시 세운 안내판이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 최준호 기자
◇4년만에 크게 바뀐 세종보 모습

기자는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1일 오후 3시 반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신도시 한솔동과 대평동 코스트코 세종점 사이에 있는 세종보 일대를 둘러 봤다.

올 여름에는 비가 예년보다 많이 왔는데도 보 동쪽 입구에서 강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 대신 보 주위 강 바닥에는 이름 모를 나무와 잡초만 무성했다.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에 훼손된 채 방치돼 있는 금강 세종지구 종합 안내판의 세종보 관련 내용.

ⓒ 최준호 기자
약 10년전인 이명박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가 금강 본류 세종시 통과 구간에서 종합정비사업을 벌일 당시 세운 안내판이 훼손된 채 방치돼 있었다.

8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 보의 상류와 하류를 연결하는 어도(魚道·물고기 길)에는 물고기는 보이지 않고 푸른 색 그물망이 쳐져 있었다.

ⓒ 최준호 기자
하지만 세종보 관련 내용은 제법 선명히 눈에 띄었다. "한반도의 미래가 담길 세종시의 중심부에 있는 명품 보. 금강변 생태 환경 공원인 세종공원과 접해 있는 지역 명소이다."

시민들이 보를 구경하도록 만든 전망 데크(2개)는 포털사이트 지도에만 남아 있을 뿐 어느 새 사라졌다.

보의 상류와 하류를 연결하는 어도(魚道·물고기 길)에는 물고기는 보이지 않고 푸른 색 그물망이 쳐져 있었다.

8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 강물이 가득 고여 있던 세종보가 숲으로 변했는데도, 수상레저활동과 물놀이(수영)·낚시를 금지한다는 경고판이 생뚱맞게 서 있다.

ⓒ 최준호 기자
강물이 가득 고여 있던 세종보가 숲으로 변했는데도, 입구에는 수상레저활동과 물놀이(수영)·낚시를 금지한다는 경고판이 생뚱맞게 서 있었다.

보 하류 200여m 지점에 있는 학나래교(다리) 밑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던 박창식(72·세종시 대평동)씨는 "이명박 정부가 많은 돈을 들여 정비한 금강이 현 정부가 들어선 뒤 완전히 망가졌다"며 "숲과 모랫더미로 바뀐 강은 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8월 1일 오후 금강 세종보 서쪽 모습. 강물 대신 숲만 보인다.

ⓒ 최준호 기자
이 날 소나기가 내렸지만 보의 바로 아래 강바닥은 쩍쩍 갈라져 있었다.

강바닥에 형성된 숲 곳곳에서는 야생동물의 배설물도 눈에 띄었다. 더러운 물이 얕게 고인 보 아랫쪽에서는 물새들도 구경할 수 없었다.

아파트단지에서 가까운 보 서쪽에도 각종 경고판과 함께 일반인 출입을 막기 위한 철조망이 쳐져 있었다.

수문이 개방되기 전만 해도 매년 여름철이면 보에 가득찬 물 위에서 수상레저 활동을 즐기는 청소년들을 구경할 수 있던 곳이다.

환경부가 세종보 수문을 개방하기 3일 전인 2017년 11월 10일 보 서쪽 입구에서 찍은 세종보 모습.

ⓒ 최준호 기자
◇폭염에도 갈 곳 없는 세종시민들

기자는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세종시에서 약 40㎞ 떨어진 마곡사(충남 공주시 사곡면)와 인근 계곡을 찾았다.

코로나 사태에도 계곡마다 자동차와 사람들이 넘쳐났다. 민간인이 운영하는 S골 휴게소(계곡)에서 만난 신 모(38·주부·세종시 아름동)씨는 "올 여름에 세종시에서는 마땅히 갈 만한 물놀이 시설이 없어 7살 아들·5살 딸·남편 등 3가족과 함께 이 곳까지 왔다"고 말했다.

세종보가 준공된 지난 2011년 9월 24일 보 상류 모습.

ⓒ 최준호 기자
하지만 세종시와 달리 마곡사 입구 계곡에서는 분수대가 가동되는 가운데 수십 명이 주위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반면 같은 날 세종시 어진동 방울새어린이공원의 바닥분수는 폐쇄돼 있었다. 4년전인 2017년 8월 4일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와 대조적 모습이었다.

세종시는 올 여름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방축천 음악분수는 물론 시내 모든(11개) 공원의 물놀이 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31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방울새어린이공원 모습.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린 날인데도 세종시 방침에 따라 바닥분수가 가동되지 않고 있다.

ⓒ 최준호 기자
지역의 유일한 야외수영장인 고복야외수영장(연서면 고복자연공원 내)도 문을 닫았다.

이런 가운데 보람수영장 등 세종시가 민간업체와 산하 시설관리공단에 맡겨 운영하는 실내수영장들은 현재 정부의 코로나 방역 기준에 따라 입장 인원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세종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세종국민체육센터 수영장(조치원 명동초등학교 옆) 등 일부 수영장을 1년 6개월째 폐쇄, 회원 600여명의 반발이 심하다.

국민체육센터 수영반 회원인 이 모(59·여·조치원읍 침산리) 씨는 "똑 같은 공공 수영장인데 운영 지침이 다르다는 건 이해가 안 간다"며 "주민들의 건강 관리도 코로나 예방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지난 7월 31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방울새어린이공원 모습.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린 날인데도 바닥분수가 가동되지 않아 사람들을 구경할 수 없었다.

ⓒ 최준호 기자

지난 2017년 8월 4일 세종시 어진동 방울새어린이공원 바닥분수 모습.

ⓒ 최준호 기자

지난 7월 31일 오후 충남 공주시 마곡사 입구 계곡 모습. 세종시와 달리 분수대가 가동되는 가운데 수십 명이 주위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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