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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3.21 15:48:08
  • 최종수정2021.03.21 15:48:08

송용섭

충청북도농업기술원장·교육학박사

초·중·고등학교가 3월 새 학기를 맞이 하였지만 일부 학년만 등교하거나 원격수업을 병행하고 있어 아직 전교생의 등교수업이 정상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지난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1학기 초등학생 등교 일수는 11~17일에 불과했던 반면에 전남, 경남의 경우에는 70일 넘게 등교한 학교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팬데믹이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는 가운데 저밀도의 농촌학교가 효율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70일 이상 등교한 학교가 가장 많았던 전남을 살펴보면 초·중·고등학교의 43%인 380개 학교가 전교생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전남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이 작년 12월 상호 업무협약으로 농촌유학의 길을 열어 올해 전남지역에 서울 초등학생 66명과 중학생 16명, 총 82명이 3월부터 20개 학교에서 6개월 이상의 유학을 시작했다. 농촌은 학생들에게 생태교육 프로그램과 생활공간을 제공하고, 도시는 유학 참가 학생을 모집하며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에서 지원한 농촌유학 지원시설은 전국에 26개소로서 유학생은 303명이었다.

유학생 학부모들은 등교수업 일수가 많고,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어서 농촌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농촌유학이란 도시 아이들이 농촌에 살면서 농촌지역의 학교에 다니며 마을 주민들이 제공하는 생태교육 등 농촌 생활을 6개월 이상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 생활 형태는 세 가지로서 가족 전체가 이주하기도 하고 학생만 농가에서 홈스테이 형태로 머물거나, 기숙사와 같이 해당 지역에 설립한 유학센터에서 생활한다.

우리나라의 농촌유학은 10여 년 전에 도농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시범사업이 추진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많은 농촌의 학교들이 학생 수 급감에 따라 폐교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농촌의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왔다.

이러한 농촌유학은 학생과 농촌, 두 관점에서 볼 때 농촌이 도시와 공생할 수 있는 패러다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농촌 유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일까·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라는 말처럼 농촌이라는 자연환경 속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며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텃밭 가꾸기를 통해 농작물을 길러보거나, 반딧불이 체험과 같이 농촌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농심과 농촌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다. 즉, 농촌 공간 자체가 학생들의 놀이터이자 공부방이 될 수 있다. 또한 농촌과 도시의 아이들이 함께 성장함으로써 '경쟁'이 아닌 공생의 '협력'을 익히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역지사지를 통해 남을 배려하는 참되고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다. 아울러 학생들의 올바른 식습관도 형성할 수 있다. 도시에서 쉽게 접하는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멀리하여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균형 잡힌 식단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도시에서의 사교육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농촌유학을 농촌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지역 학생들의 탈농을 방지하며, 귀촌 인구 증가로 농촌 공동체를 유지 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순이동한 25~34세의 청년인구는 4만 4천여명에 이르며 이 중 서울로의 이동이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청년들의 탈(脫)지방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농촌유학은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농촌재생의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유학생과 농촌 학생, 마을의 지속적인 연대로 농촌학교의 통폐합을 방지하고 복식학급 해소에도 기여하는 등 농촌인구 유입의 계기가 된다.

저밀도 사회로의 전환 속에서 신바람이 일고 있는 농촌유학은 현대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이다. 농촌의 고령화와 공동화(空洞化)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올바른 인성을 형성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으로서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교육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전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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