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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0.29 17:04:37
  • 최종수정2019.10.29 17:04:37

김현지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친정엄마는 공무원인 남편의 박봉으로는 세 딸을 키우기가 벅차 30년 넘게 옷 수선집을 운영하셨다. 장사를 오래 해서 세상사에 밝고 슈퍼우먼 같던 엄마도 노안이 오면서 30년 바느질 인생을 마치셨다.

은퇴 후 교회에서 봉사도 열심히 하고, 외손녀도 열성적으로 키우셨던 엄마가 몇 년 사이 많이 늙으셨다. 여기저기 몸이 아픈 곳도 늘었지만, 더 큰 문제는 방금했던 말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을 못 하는 등 건망증이 심해지셨다는 것이다.

얼마 전 마트를 다녀온 후 신용카드가 없어졌다며, 나에게 전화를 걸어 "너희 아빠가 어디다 카드를 숨겨 놓고 안 준다." 푸념을 늘어놓으셨다. 의심을 받은 아빠도 기분 나쁘다며 부부 싸움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신용카드는 엄마의 이불장 안에서 발견됐다.

혹시라도 치매 초기 증상일까 걱정이 돼 지역 치매안심센터의 지원으로 치매 조기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다행히 치매는 아니었으며, 뇌혈관의 노화로 발생한 기억력 저하인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지금부터 3권장(운동, 식사, 독서), 3금지(절주, 금연, 뇌 손상), 3행동(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 발견)의 333수칙을 준수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인 75만 명이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으며, 치매 환자의 치료와 간병에 관련된 비용도 만만치 않아 가족 간 불화 요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지난 2017년부터 치매 문제를 개별 가정 차원이 아닌 국가 돌봄 차원으로 해결하기 위한 '치매 국가책임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치매 의료비 90%가 건강보험 적용이 되고 있으며,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 부담 상한제 도입, 치매 전문 인력 파견, 치매지원센터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엄마의 일로 가족들 모두 고민한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역 내 치매안심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치매안심센터는 전국 256개 보건소에 설치돼 있는데, 청주에는 상당․서원․흥덕․청원구 4개 보건소에 4개의 치매안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환자와 보호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60세 이상 시민에게 치매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 질환을 발견하고 치매환자를 치료․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치매 약제비(월 3만 원 이내), 배회 가능 어르신 인식표와 기저귀 등의 조호물품도 지원하고 있다.

또 치매환자 맞춤형 사례관리와 치매환자 돌봄 및 인지 기능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족들에게 치매환자 간병 교육 및 자조모임을 통해 치매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주변에 치매로 의심되거나 치매환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치매 예방부터 조기 발견, 치료에 관한 상담뿐 아니라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 운영 및 정서적 지원을 통해 치매 극복에 큰 힘이 돼 주기 때문이다.

이제 치매는 나와 내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국가의 큰 과제이다. 치매안심센터와 함께라면 그 과제를 현명하게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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