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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새해 벽두부터 기분 좋은 시간이다. 모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아침마당과 인간극장에 '100세를 살아보니'의 주인공이신 철학자 김형석박사님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을 판단할 때는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즉 '외모, 능력, 자세, 판단력'이 반듯해야 됨을 강조해 왔다. 즉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좋은 평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박사님이야말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고루 갖춘 어른의 삶을 TV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된다.

김 박사님은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꼿꼿하게 바른 자세로 당당하고 위엄 있는 그 태도를 보면 볼수록 존경스럽다. 밝은 언어와 정갈하게 구사하는 깊이 있는 좋은 말씀에서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었다고 다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깃든다는 말처럼 100세라는 연령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체이다. 세간에 떠도는 9988234라는 숫자를 더 높여야 할 것 같다. 98세 때는 160여 회의 강연과 책을 두 번이나 출간하셨다고 한다. 금년에도 그만큼 하겠다는 계획이라니 정말로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교육자로서 오직 학문 연구로 의미 있는 일을 하다 보니 늙을 시간도 없었나 보다. 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젊음을 유지하고 그에 따라 보람을 느낀다는 것은 더 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또 박사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심금을 울린다. 한마디를 해도 정성이 담긴 마음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나를 돌아보게 했다.

요즘에는 상대방의 인격을 함부로 모독하거나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하여 살고 죽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일이 사회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말 한마디가 타인에게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인간관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입만 열면 막말이나 비난하는 말로 상대에게 원망하는 말만 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그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고는 불만과 분노 그리고 저주와 미움으로 가득 차서 막말이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험악하고 거칠며 가시 돋친 막말로 인하여 다른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은 죄악이라 생각된다. 복을 빌어주는 한 마디의 말도 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비난하는 말이거나 상처 주는 말보다는 격려의 말이나 위로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나와 다른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 복을 빌어주면 복을 받는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도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인정과 배려하는 마음이 점점 메말라가고 인색해져가는 세상에서 윤기 나고 풍요한 마음으로 가슴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말이 필요한 때다. 특히 정치를 하는 사람이나 상급자라든가 가진 자라는 이유만으로 그 횡포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그들이 귀감이 될 훌륭한 말씀을 많이 듣고 크게 깨달았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모가 반듯하면 좋은 평판을 듣는데 대단히 유리하다. 어떤 사람은 패션스타일이나 헤어스타일이 그 사람의 인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단정 짓기도 한다. 그러나 겉만 좋고 능력이 없다든지 능력은 뛰어난데 예의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 또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를 좋아하고 원한다. 그러하기에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을 지니기 위해서 무한히 노력하며 산다. 좋은 평판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쌓인 인내와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

어려서부터 규칙적으로 다져진 언행과 몸에 밴 생활태도가 예사롭지 않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자기 관리에 철저한 김 박사님이야말로 영락없는 큰 바위얼굴이자 늘 푸른 소나무이다.

인격이 최고의 행복이며 학문과 예술의 수준이 높을 때 이 사회는 행복하다는 박사님의 말씀이 여운으로 남는다. 미래를 위해 진정한 교육자로서 품성을 지닌 어른의 가르침을 오래도록 생생하게 듣고 싶다.

순수하고 진실한 어른을 만나서 마음이 편해진 것처럼 나 또한 게으름 피우지 말고 오늘처럼 기분 좋은 일로 행복해지도록 갈고 닦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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