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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죽마고우로부터 전화가 왔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새 신을 신고 거실과 주방을 왔다갔다 걸어 다녔단다.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날아갈 것 같아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고 했다. 그런 모습을 아들이 보고 웃으며 "엄마 새 신이 그렇게 좋아서 새벽부터 집안에서 신고 다녀요. 엄마가 딱 어린애네. 엄마를 누가 말려."하는 아들의 말에 "그래, 친구가 사다 준 신발인데 내 발에 꼭 맞아서 날아갈 것처럼 좋구나." 아들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며 신이 난 듯 말소리가 동굴동굴 굴렀다. 그 말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펄쩍'하는 동요를 부르니 친구도 함께 따라 불렀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감정이 되살아 난 듯 하여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나이가 들어도 새신을 신어보며 좋아하는 감정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지라 어쩌지 못하나 보다.

몇 해 전만 해도 기능성 신발을 신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와는 상관없다고 무시해 버렸다. 기능성 신발에 대한 광고문을 보거나 권유하는 말조차 귓등으로 들었다. 또 신발 전문가로부터 "신발은 신발일 뿐 의료기기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기능성 신발에 별 관심 없이 지냈던 내가 다리가 아프다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앉았다 일어설 때 다리가 찌릿찌릿할 뿐만 아니라 걸음을 걸을 때마다 발목도 시큰거리고 아파 참을 수 없어 주저앉을 정도다. 그때마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지게 되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슬프고 괴로웠다. 오직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을까'하는 생각만 들었다.

그런 나를 본 친구가 "기능성 신발을 신어 보라"는 권유를 재차 해 왔다. '혹시나'하고 고통이 덜 할 것 같은 생각에 기능성 신발을 주저하지 않고 구입했다. 그 신발을 며칠 동안 신어보니 발이 편하고 걸음도 사뿐사뿐 더 잘 걷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았다. '계속 신으면 좋아지겠지'하는 믿음을 갖고 열심히 신고 다니다 보니 고통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느끼게 되니 다리가 아프면서 농사일에 시달리는 친구가 생각났다. 내 신발과 같은 상표에 색상과 크기만 다른 기능성 신발을 어제 사다 주었다. 신발을 신어 본 친구도 발이 편하고 색상도 마음에 쏙 든다고 좋아하는 친구를 보니 내 마음도 흡족했다. "이것이 행복이지 별거 있냐?"며 우리는 마주보며 웃음꽃을 피웠다.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그 신발을 거실에서 신고 걸어 다니다 아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모양이다. 아무쪼록 열심히 신고 친구의 아픈 허리와 무릎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70~80년대만 해도 새 신을 신고 다니다 보면 발뒤꿈치에 피가 나고 진물이 나서 반창고를 붙이고 절뚝거리며 걷는 일이 다반사였다. 앞볼이 좁은 구두라서 발가락이 아픈 것도 참고 발뒤꿈치가 아픈 것도 무조건 참는 것이 상책인 것처럼 지냈다. 온갖 불편함을 감수하며 내 발을 잔인하게도 혹사시켰던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한두 켤레의 구두로 몇 년씩 신었고 구두에 발을 맞춰 신어야 했다. 그렇게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었기에 오늘날 나의 발이 무지외반증이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발이 아프면 몸도 마음도 아팠다. 생각해 보면 참 미련하기 그지없는 세월이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은 신발을 준비해 두고 산다. 용도에 따라서 때와 장소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디자인이나 색상등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점잖은 자리에 갈 때는 구두, 운동 할 때는 운동화, 산에 갈 때는 등산화, 집 근처에 볼 일이 있을 때는 운동화나 슬리퍼, 운전을 할 때는 밑창이 얇은 운동화, 계절에 따른 신발이며 각양각색의 기능성 신발까지 등장했다. 그러다보니 신발장이 비좁을 정도로 가득 차 있다.

요즈음 들어 많은 사람들은 걷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추세다. 간혹 걸음걸이의 잘못된 습관과 발에 맞지 않는 신은 몸의 균형을 잃는다고 한다. 올바른 걸음이 자세도 교정시켜 준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또 관절 보호뿐만 아니라 피로회복과 다이어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패션을 위한 모양이나 디자인이 예쁜 신발도 좋지만 그 무엇보다 내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이 좋다. 이제는 내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신어 건강을 유지하는데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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