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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섣달 초순에 축협에 갔더니 새 달력을 주었다. 벌써 새해 달력이 나온 것을 보니 또 한 해가 화살같이 지나갔음을 실감했다. 세월의 빠름은 나이에 비례한다는 말은 헛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 해를 보낸다는 것은 나이를 한 살 더 보탠다는 뜻일 게다. 해가 지나 갈수록 왠지 모르게 허무함을 느끼고 마음이 착잡해진다. 새해라는 단어에 민감해지는 것은 보면 나이 탓인가 보다. 철없던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세월 가기를 고대했었다. 나이를 먹고 보니 가정 생활과 직장 생활을 하느라 책임감을 떨쳐내지 못해 힘들고 고달프게 살았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이 좋았다고 스스로 위로를 해 본다. 점점 나이 들어가면서 세월이 멈췄으면 하고 바라지만 그것은 인간이 바라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중국의 진시왕도 영원히 살기 위해 불로초를 구해 먹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나이는 먹어도 늙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정부에서 6월부터 만 나이로 통일한다는 반가운 뉴스다. 출생일 기준 0살부터 시작해서 1년이 지날 때마다 1살씩 증가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한 살 아니면 두 살이 줄어든다고 한다. 계묘년은 세월이 멈춘 해로 나이 먹지 않는 해라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환호성이다. 그동안 세는 나이, 만 나이, 연 나이를 멋대로 사용 해 왔다. 그와 같이 복잡한 나이 계산에 누가 나이를 물으면 어떻게 답할까 하고 혼선이 되어 많이 망설였던 때가 있었다.

음력 섣달 열아흐레가 생일인 지인은 어쩌다 나이 이야기가 나오면 그는 억울하다고 푸념을 했다. 태어나 한 살 먹고, 설을 지나 또 한 살을 먹었다며 며칠 사이에 두 살을 먹었으니 얼마나 억울한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섣달에 태어나 며칠상관에 두 살이나 먹었으니 억울하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하고도 거의 1년 차이가 난다. 이제 제 나이 찾았다는 지인은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고 좋아했다. 그는 얼굴 가득 웃음꽃을 환하게 피운다. 나이 드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6월이 지나면 두 살이 줄어드는 지인을 비롯해 국민 모두가 젊어진다는 기분으로 살지 않을까 한다.

남자들은 나이 먹은 것을 자랑으로 여기며 뽐낼 때가 있다. 낯모르는 사람과 통성명을 할 때 보면 나이를 부풀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과 어울릴 때 내 나이가 더 많다며 시비를 걸 뿐만 아니라 다투는 일도 있다. 아마도 윗사람으로 대접받고 싶은 마음에 억지를 쓰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나이에 따라 사회적 지위에 따라 상대해야하는 서열문화를 중시해 온 우리나라다. 예로부터 유교문화권에서 예의를 중요시하다보니 일어난 일로 생각된다. 나이 자랑을 하려면 나잇값을 해야 어른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물불을 가릴 줄 알고, 이해와 관용의 폭이 넓어져야 하고, 배려와 사랑을 진정 나눌 줄 알아야 제대로 나이를 먹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누구든 세월 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아무튼 만 나이 사용으로 계묘년은 행복한 해임에 틀림없다. 초고령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 아파트 내에 유아원으로 등원하는 차량은 줄고 주간보호차량이 자주 드나드는 것을 보면 심각한 문제다. 머지않아 나도 그 대열에 낄 세대다 보니 마음이 편하지 않다.

미국에 사는 딸네 손녀들을 자주 만나지 못해 자라나는 모습을 세세히 모른다는 것이 늘 안타깝다. 지난 여름방학 때 왔을 때 보니 3년 전에 왔을 때 보다 몸도 마음도 몰라볼 정도로 자라서 깜짝 놀랐다. 세 명의 손녀들은 초등학교 1·3·5학년으로 귀엽게 커가는 새싹들이다. 어린 새싹처럼 푸르고 해맑은 손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냥 기쁘고 즐겁기만 하다. 꾸밈없이 예쁘고 티 없이 행동하는 손녀들 모습에 나 자신을 비춰본다. 난 이미 나이가 들어 퇴화되어 가는 몸과 정신을 생각하면 서글프고 우울해진다. 삶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이제 나이 타령만 하지 말고 우선 나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하며 멋지게 늙어가고 싶다. 밝은 태양처럼 저녁 하늘을 붉고 아름답게 물들이는 노을빛처럼 말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글 한편을 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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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KLJC 대선 주자 공동인터뷰③김동연 경기도지사

[충북일보] 김동연 경기지사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울어진 경선 룰을 확정했지만 국민과 당원만 바라보고 당당히 경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아닌 '어대국'(어차피 대통령은 국민)을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회·입법·사법부를 세종·충청으로 이전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의 지방분권형 개헌과 50조 슈퍼 추경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다. ◇6·3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경제'와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민생경제의 위기에 더해 정치권에서 촉발된 분열과 적대의 골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내란과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정책과 확고한 비전, 실행력으로 경제위기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재도약을 이룰 리더십이 절실하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수다. 다음 대통령은 임기 단축이라는 희생을 결단하고, 동시에 일관된 비전과 정책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국민통합의 마중물이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열어야 한다." ◇김동연 후보의 강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