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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차는 인간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래서 누구나 친분이 있는 사람이나 누군가와 차 한 잔을 나누자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온다. 때로는 불편하고 어색한 상대라 할지라도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 보자. 그러다보면 어느 사이 친근감이 생겨 대화가 잘 이루어질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까. 오랜 옛날부터 차를 즐겨 마시던 우리 민족이다.

커피가 들어 온 시기는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관에 머물 때라고 한다. 당시 고종황제는 커피를 즐겨 마셨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대중적인 보급은 한국 전쟁 이후에 미군들의 식량에 포함돼 들어 온 인스턴트커피가 판매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 후 서구 문물과 외제상품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커피도 시판되었다. 1960년대에는 외화를 낭비하는 수입품으로 비난 받기도 했다. 19세기 유럽과 20세기 서구사회를 거쳐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지구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로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커피는 다방문화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다방에 들어서면 자욱한 담배 연기속에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뿐만 아니라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마담이 간드러지게 콧소리를 내며 "어서 오세요"라고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해 주곤 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듣고 싶은 곡을 메모지에 적어 DJ에게 주면 DJ의 멋들어진 해설과 함께 LP판을 찾아 틀어주는 낭만이 있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음악 감상에 젖어들며 예술 혼을 불태우기도 했던 다방이었다.

요즈음은 한두 집 건너 깔끔하게 꾸며진 세련된 인테리어의 카페가 다방대신 자리하고 있다. 가끔 세련미 넘치는 카페의 커피 맛을 보지만 옛날 다방에서 마시던 커피 맛이 아니다. 이로보아 내 입맛이 변했나 보다. 커피는 대중화 되었다. 심지어 농촌의 농부들도 논두렁 밭두렁에 앉아 마시는 음료가 된지 오래다. 이처럼 커피는 우리네 삶에 깊숙이 들어 온 기호품으로 사랑받는 음료임에 틀림없다.

친구들을 만나 토종음식인 청국장이 주 메뉴인 식당을 찾아갔다. 정서적으로 꾸며진 실내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식당이었다.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 앞에 우리는 정답게 앉아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텁텁한 청국장을 먹고 나서인지 입가심으로 커피 맛에 젖어보리라 마음먹었다. 손쉽게 뽑아 먹는 자판기커피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카페로 들어서며 우리는 모두 커피를 주문했다. 친구가 들고 온 커피 잔 위로 올라 온 흰 거품으로 수놓아진 하-트모양의 커피를 보니 갑자기 마시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망설임 없이 커피잔을 들어 맛을 보니 달달하고 부드러운 우유 맛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참으로 오랜만에 먹어보는 구수한 맛에 나도 모르게 매료되었다. 친구가 "커피를 마셔도 괜찮겠느냐·"고 내게 물었다.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던 내가 걱정이 된 모양이다. 그의 말에 나는 "맑은 정신을 갖게 하고 생각을 더욱 또렷하게 하는 커피를 하루에 한두 잔 정도는 치매 예방에 좋다니 건강에 좋은 약이 아닌가." 하고 마치 커피 예찬가라도 된 듯 힘주어 말했다. 쌉싸름한 커피 맛과 향 그리고 적당한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는 도파민을 자극한다고 하니 참으로 신묘한 음료라는 생각이 든다.

낮에 달게 마신 커피 한 잔이 밤새도록 나를 괴롭혔다. 밤새 시달려서 눈이 피로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만큼 머릿속이 띵했다. 커피로 인하여 불면증에 시달리고 나니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맞을 성 싶다.

오죽하면 프랑스의 탈레랑은 커피를 "악마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같이 순수하고 사탕처럼 달콤하다"라고 일렀을까. 그 당시 유럽은 가톨릭 사제들에 의해 이교도의 음료라 해서 한때 커피를 금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교황 클레멘스 8세가 커피의 맛에 매료되어 카톨릭에서 세례를 받을 때 커피를 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종교사회에서 각광받았다는 음료다.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안자고 범죄와 음탕한 생활을 한다고 믿었다. 그랬던 그들은 커피에 '악마의 음료'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밤잠을 설친 나 또한 커피를 마시게 될 분위기가 되면'악마의 음료'인 커피의 마력魔力에 빠져들까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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