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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3·1절 아침이다. 푸른 하늘빛이 너무 곱고 아름다운 3월 첫날 유관순 언니가 생각나는 뜻 깊은 날이다. 어제 오후에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104회째 맞는 3·1절 국경일이니 잊지 말고 태극기를 게양하라'는 방송을 했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이른 아침 태극기를 꺼내 활짝 펴들고 좌우로 흔들면서 3·1절 노래를 흥얼거렸다. 지난번까지 사용했던 태극기는 몇 십 년을 사용한 탓에 색이 누렇게 바래져서 그냥 게양하기가 민망스러웠다. 그래서 새 태극기를 장만하려고 마음먹고 있을 때다. 고향집에 갔더니 마침 지자체에서 무료로 나누워 주었다는 태극기가 있었다. 내게 딱 맞는 선물이었다. 가정용으로 크기도 적당하고 색깔도 선명한 새 태극기라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새 태극기를 게양 한 후에 습관처럼 고개를 쑥 내밀어 아파트 창가에 태극기가 얼마나 달렸나 살펴보았다. 내 집 좌우로 보이는 동의 세대수가 약 90여 세대 중에 15여 세대 정도만 태극기가 펄럭일 뿐이다. 이번만이 아니고 늘 그렇다. 아파트 남쪽 창가에 국기를 게양할 수 있도록 시설이 잘 되어있는데 왜 태극기를 달지 않는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때부터 국경일 아침만 되면 장롱 속에 고이 보관 해 두었던 태극기를 꺼내 달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제대로 된 국기함도, 국기봉도, 국기대도 없었다. 그래도 태극기 다는 날이면 기다란 막대기 끝에 태극기를 매달아 삽짝 기둥에 새끼줄로 꽁꽁 묶어 세워 놓았다가 해가 질 무렵 걷어 들였다. 천으로 된 태극기가 없으면 도화지에 그려서라도 게양했다. 그렇게 볼품없는 허술한 태극기일망정 국경일이나 기념일에는 어김없이 태극기를 게양했다. 태극기를 소중히 여기고 태극기를 게양하다 보면 자연히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얼마 전에 나랏일을 본다는 사람이 소중한 태극기를 길바닥에 깔아놓고, 태극기를 밟고 서서 사진 촬영에 열중하는 모습을 몇 해 전 방송을 통해 본 기억이 난다. 그자들은 도대체 태극기를 아니 대한민국을 모독하는 무지막지한 행위임을 왜 모를까. 지금도 가끔 극악무도한 자들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고 가슴이 서늘해진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날이 어떤 날인지 이미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어야겠다. 나라를 상징하는 태극기를 마구 다루고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정통성과 한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욕보이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대한민국의 5대 국경일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은 태극기를 다는 날로 법률적으로 정해진 날이다. 그 외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각종 기념일이 있고 현충일과 나라에 슬픈 일이 있을 때도 국기를 게양하고 애도(哀悼)하는 정신을 갖는다는 것을 배웠고 또 교단에서 열심히 가르쳐 왔다. 한편 전국적으로 학교나 관공서에서는 시간만 되면 확성기를 통해 애국가에 맞추어 국기 게양식과 하강 식을 했던 시대도 있었다. 그때는 길을 가던 사람들도 일제히 차렷 자세로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식에 참여했다. 그런 의식 때문에 나라사랑하는 정신이 길러졌지 싶다.

이제야 알게 된 일이지만 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태극기 게양 교육은 의무가 아니라 권고사항으로 바뀐 지 오래되었단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지어진 신축 아파트 상당수가 태극기 게양대를 아예 설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경일에 국기 게양이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라니 태극기를 대하는 인식의 차이인지 모르겠다. 지난 3·1절에 일장기를 게양을 했다는 보도를 보고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그런 행위가 선택사항이라면 큰 오산이다.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은 기본이라 생각하는 나로서는 태극기 게양 문화가 사라지지게 되어 참으로 슬픈 일이다.

특히 3·1절은 일제 치하에서 귀중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날이다. 그분들은 나라 없는 설움에 피눈물을 흘리며 온갖 고통과 고난을 겪으셨다. 그 모습을 생각하면 태극기를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 나라 위해 독립운동에 몸 바친 숭고한 정신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나라가 건재하고 평안을 누리고 있는 것은 그분들의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힘이 큰 태극기가 아닌가. 나라 상징의 태극기를 소중히 다루고 게양하자는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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