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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어느 날, 밤늦은 시각, 경찰이 음주 운전자를 잡기 위해 술집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문 닫을 시각이 되자 사내 여럿이 나오네요. 그중 유난히 취해 보이는 하나가 보도의 경계석을 헛디뎠는지 고꾸라지더니 한참 후에야 어렵게 몸을 일으킵니다. 그리고는 주차되어 있는 다섯 대의 승용차에 차례로 열쇠를 꽂아 보더니 겨우 자신의 차를 찾습니다.

사내는 운전석에 앉은 뒤에도 몇 분 동안 열쇠 구멍을 못 찾으며 더듬거립니다. 동안 경찰관의 시선은 사내에게서 잠시도 떨어지질 않습니다. 그 사이, 함께 나온 일행의 차량은 모두 그곳을 떠나는군요.

사내가 드디어 시동을 겁니다. 움칠하며 차량이 출발할 낌새를 보이네요. 기다리던 경찰관이 서둘러 달려가 사내의 차를 세우고는 음주측정기를 들이댑니다. 하지만 음주측정기의 수치는 놀랍게도 정상입니다. 기가 막힌 경찰관은 사내에게 연유를 묻습니다. 사내는 태연하게 대답합니다.

"사실…오늘 저는 경찰관님의 바람잡이 당번입니다. 한 잔도 마시지 않았거든요."

현명한(?) 취객들의 농간에 경찰관은 여지없이 오발탄을 쏩니다.

어느 의과대학의 강의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한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은 매독에 걸려 있고, 아내는 중증 폐결핵에 걸려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가정의 아이들은 넷이었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중 한 명이 병으로 죽었지요. 남은 아이들 셋도 지금 모두 결핵으로 누워있어 살아날 가능성이 적습니다. 아내는 현재 임신 중이지만 낳는다고 해도 돌볼 만한 상황이 되질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러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안타깝지만 낙태수술을 해야 합니다."

그러자 교수는 힐난하듯 말합니다.

"자네는 방금 베토벤을 죽였네."

학생도 여지없이 오발탄의 주인공이 되는군요.

동물들 세계에 전쟁이 일어납니다. 사자가 총지휘관이 되고 동물들이 사방에서 몰려듭니다. 동물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한심하다는 듯 수군거립니다.

"당나귀는 멍텅구리라서 전쟁에 방해만 될 테니 돌아가는 게 낫지."

"토끼 같은 겁쟁이가 어떻게 싸움을 한다고 온 거야. 한심하군."

"개미는 힘이 약해 쓸 곳이 있겠어·"

"코끼리는 덩치가 커서 적에게 금방 들통이 나고 말 걸."

이때 총지휘관인 사자가 호통을 칩니다.

"시끄럽다. 모두 조용히 해라. 당나귀는 입이 길어서 나팔수로 쓸 것이다.그리고 토끼는 걸음이 빠르니 전령으로 쓸 것이며, 개미는 작아서 눈에 안 띄니 적진에 게릴라로 파견할 것이고, 코끼리는 힘이 세니 전쟁 물자를 운반하는 일을 할 것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라는 용혜원 시인의 글입니다.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습니다.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축복 속에 닻을 올렸습니다. 시작은 좋아 보입니다.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그렇고 가능하면 국민과 함께 호흡하려는 것이 그렇습니다. 최순실이라는 암초 탓에 촛불이라는 집단의 힘에 밀려 사라진 전 정부는 집권기간 동안 꽤나 많은 오발탄을 쏘았습니다.

바라건대 문재인 정부는 용혜원 시인이 일러주는 지혜처럼 자신들에게 거부감을 지닌 세력도 포용하며 단점을 모두 장점으로 승화시켜, 오발탄이 아닌 명중탄만을 쏘았으면 좋겠습니다. 해서 국민의 칭송을 받는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나라가 이념상 반쪽으로 갈라져 있기에 지속적인 신임을 얻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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