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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례

옥천소방서 청산119안전센터 소방장

앙증맞은 작은 손모양의 파란 새싹들이 대지를 밀쳐내고 돋아나는 모습에서 다시한번 자연의 위대한 섭리와 함께 봄날의 싱그러움을 만끽해 보는 4월이다. 봄이 오면 우리들은 저마다 가슴이라는 텃밭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다. 분명 지난해보다는 나은 내일을 꿈꾸며 봄이라는 자양분을 핑계 삼아 대지를 일구듯 주어진 우리들의 시간에 파종하는 것이리라.

흔히들 요즘 사회를 옆집은 있어도 이웃이 없는 시대라 말한다. 한때 유행했던 7080 가요 중에서 "이웃사촌"이라는 노래 가사를 보면 '멀리 있는 친척은 이웃사촌보다 못하다'라는 노랫말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하여 의미심장하게 전달되고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 주거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오늘날의 주거형태에서 이웃에 대한 무관심으로 하여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철제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생면부지인 옆집 사람과 느닷없이 마주쳤을 때 그 어색함과 일말의 두려움은 모두가 우리들이 자초한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어렴풋이 생각나는 어릴적 이사하던 날의 추억이 떠오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을 접시에 담아 돌리던 그 시기에는 지금처럼 먹거리가 흔하지 않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그리했던 것은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에서 나온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생각되며, 더불어 살고자 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된다. 시루떡을 돌리면 받은 집에서는 답례로 그냥 빈 접시를 보내지 않고 또 다른 무엇인가를 보내던 그 시절을 우리는 정이라고 말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청산119안전센터는 지역 특성상 농축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다. 출산율의 감소와 노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사회 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이런 지역의 특수한 환경에 발맞춰 우리 119안전센터에서는 2016년도 특수시책으로 "더불어 사는 텃밭 가꾸기"를 추진하고 있다. 여느 관공서와 달리 청사 부지 내에 1,000여㎡ 공터가 있어 이곳을 텃밭으로 가꿔 농작물을 재배하여 관내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에게 기증하려는 계획이다. 텃밭 가꾸기는 청산여성의용소방대원과 안전센터 직원들이 비번 날 짬을 내 함께 하는 시책으로 모두가 자발적인 동참이다.

지난 4월초 씨감자를 파종했는데 어느새 파란 새싹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봄바람에 나풀거리고 있다. 농사일이 서툰 동료 직원들과 함께 고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워 씨감자를 묻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나름 새로운 체험이었다. 6월 중순이면 수확할 예정으로 땅 속에서 알알이 영그는 감자를 생각하면 괜스레 미소가 번지는 것은 문턱이 높은 관공서가 아닌 친근한 이웃으로 다가서려는 우리 소방인들의 의지가 스스로 대견하기 때문이리라.

감자를 수확하고 나면 김장용 채소를 재배할 예정이다. 가을이 되면 이 채소들로 김장을 담가 관내 독거노인 등 불우한 이웃들에게 골고루 나눠줄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선정된 수혜자들이 나이가 많은 분들이라 정기적으로 건강 체크를 실시함과 동시에 집 안팎 화재예방을 위한 소방안전점검 활동을 통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어떤 대상에 관하여 궁금하다는 것은 관심의 시작이다. 세상살이가 다들 힘들고 어렵다지만 한번쯤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서먹한 많은 옆집에 둘러싸여 살기보다는 작은 일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그런 세상이 새삼 그립다. 아낌없이 주는 땅의 그 마음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광주리 가득 감자를 채워 보낼 수확할 그날을 기다려 본다. 해종일 쬐는 햇볕이 그 어느때보다 눈부신 4월의 끄트머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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