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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 변천사… "그땐 그랬지"

계란꾸러미 부터 와인까지… '감사하는 마음' 담겼네

  • 웹출고시간2010.02.11 18:41: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0일 설을 앞두고 청주지역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선물세트가 가득 쌓인 진열대에서 설 선물을 고르고 있다.

ⓒ 김태훈 기자
경인년 설을 앞두고 있다.

이 맘 때면 친지나 지인에게 줄 설 선물을 고르느라 고민하기 마련이다.

시대에 따라 설 선물 풍속도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명절에 주고받는 선물은 그 시대적 환경과 소득수준, 생활양식 등을 반영한다.

밥 먹기를 굶듯이 했던 조선시대에도 설 선물이 있었다. 농산물이 주류를 이뤘던 그 시절에는 선물이라기보다는 정을 보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설 선물은 농산물에 그쳤으나 60년대 들어 산업화에 발을 디디면서 공산품이 등장했다.

생필품 위주이던 설 선물은 80년대 들어 갈비 등이 등장하면서 고급스러워졌으며 90년대 등장한 상품권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선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0년대에는 웰빙 선물이 대세다.

◇1950년대-명절 선물은 '정(情)'

전후 복구에 여념이 없던 1950년대. 그 시절에는 설 선물은 선물이라기보다 '정(情)' 측면이 더 강했다.

전쟁 이후 복구에 심혈을 기울이느라 경제적인 여유는 없었지만 가족 또는 친지, 지인 간에 정을 나누려는 마음은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당시 정으로 전해졌던 것들은 계란과 찹쌀, 고추 등 본인이 수확한 농산물이 대부분이었다. 여유가 조금 더 있었다면 밀가루와 쌀, 토종닭, 돼지고기 등을 선물로 주고받았다.

돈이 없어 물건을 살 여력은 안 됐지만 정은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선물을 한 것이다.

◇1960년대- 라면·세탁비누 등 생필품 위주

소비재상품이 하나 둘 등장하며 가장 인기있는 설 선물은 설탕과 비누, 조미료 등 생필품이었다. 이들 생필품으로 구성된 설 선물의 가격은 2~3천원대로 선물구매의 장소로 백화점이 등한 한 것도 이 때부터다.

설 선물이라는 단어가 나타난 것은 1965년 정도로 보면 된다.

이때부터 백화점들이 설 선물에 대한 신문광고를 집행하고 카탈로그를 제작 배포하는 등 명절을 판촉행사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백화점들이 설 선물로 소개한 상품은 라면 50개입 한상자, 맥주 한상자, 설탕 6㎏, 코오피(지금의 커피), 세탁비누 30개 세트, 전기 냄비, 석유 곤로, 통조림 6개들이 세트, 계란세트 등이 주류를 이뤘다.

당시 상류층 사람들만 애용할 수 있었던 설탕의 대표 브랜드는 '그래-뉴설탕'으로 6㎏에 780원, 30㎏에 3천900원에 판매됐다. 1960년대 선물로 꼽히던 상품 종류는 100가지가 채 안됐다.

◇1970년대-커피선물세트 빅히트 공산품 등장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970년대에는 각종 공산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설 선물도 피혁제품과 와이셔츠, 주류 등 생필품에서 기호식품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당시 커피문화가 확산되며 선보이기 시작한 커피선물세트는 당시 빅히트를 기록했다.

선물세트 종류도 크게 늘어 1천여종의 상품군이 소개됐다.

이 때 큰 인기를 끈 선물세트는 미풍과 식용유 등 음식에 맛을 더해주는 조미료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60년대 상류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설탕은 1970년대 대중화되면서 보편적인 선물로 인기를 지속했다.

세탁비누가 선물대상에서 사라졌고 다이알 세수비누와 화장품 세트, 반달표 스타킹 등 여성 속옷 세트, 합성수지 그릇세트, 커피세트 등이 등장해 여성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라디오와 흑백 TV는 물론 음료수인 콜라와 과자도 설 선물로 등장했다.

흑백 TV의 경우 '선물의 새 아이디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1976년에 선물세트로 첫 등장해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여로'를 등에 업고 12인치 TV를 6만5천700원, 14인치 TV를 7만8천200원에 판매됐다.

◇1980년대- 선물 패키지 고급화 현상

1980년대는 대중소비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설 선물의 패키지화를 통한 고급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단순히 상품을 싸는데 그치던 포장이 선물세트 가치를 올리는 데 활용되기 시작했다.

설 선물도 다양해졌다. 설 선물이 3천여가지로 급증했다.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넥타이와 지갑벨트세트, 와이셔츠, 스카프 등 신변잡화용품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배달서비스가 진행되면서 정육세트와 고급과일 등이 주요 선물세트로 등장하게 됐다.

설 선물 종류가 급격히 확산된 것은 신규 백화점 출현과 다점포화, 배달 서비스, 소비자의 소득향상 영향이다.

◇1990년대-수입양주·상품권 선물로 등장

1990년대에는 다양성과 개성이 중요시되면서 선물을 받는 쪽이 자신의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상품권이 등장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다른 한편으로는 할인점을 중심으로 참치와 햄 등으로 규격화된 저가형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등장하며 획일화된 소비문화시대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1990년대초 나타난 선물 양극화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져 지난 1996년과 1997년에는 수입양주가 선물 베스트셀러 상품에 오르기도 했다.

130만원을 넘는 레미마틴 루이 14세 양주와 함께 100만원을 웃도는 영광굴비 등도 인기를 끌었다.

반면 1990년대 초 대형마트들이 문을 열면서 실속 있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가인 선물세트도 인기를 끌었다. 외환위기 영향으로 저가 실속형 상품도 인기를 끌었던 때다.

◇2000년대-와인, 건강보조식품 등 웰빙선물

2000년대 들어서는 선물이 다양화되고 있다.

개성이 강해지는 사회현상을 반영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선물세트를 선보인 영향으로 고를 수 있는 상품이 많아진 것이다.

상품 중에서는 와인이 새로운 선물로 부상했다. 와인은 지난 2005년 이전까지 주류 가운데 명절 선물 1위 자리를 지키던 위스키 세트를 물리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저가형 가공식품과 과일세트 등 대중소비의 트렌드를 따르는 선물들이 일반화됨과 동시에 새롭게 등장한 웰빙트렌드에 맞춰 와인과 올리브유, 건강보조식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상품권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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