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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산맥의 아래에 살던 청춘남녀가 사랑에 빠졌다. 산을 오르기를 좋아했던 남자는 최고봉인 몽블랑을 정복하고 나면 결혼하자고 청혼했고 여자는 그 뜻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손을 흔들며 정상 정복을 위해 떠난 남자는 실종됐고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말았다.

여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죽지 않았다며 결혼하지 않은 채 수십년을 보냈고 흰머리와 주름이 생긴 할머니가 됐다.

그러던 어느 따스한 봄볕이 내리는 날, 알프스 산맥의 눈이 녹으면서 수십년 동안 눈 속에 갇혀있던 남자의 시신이 산아래에 있는 마을까지 떠 내려왔다.

산을 정복하고 돌아오면 결혼하자며 떠날 때의 모습 그대로 늙지도 않고 상하지도 않은 남자의 시신을 안고 여자는 한없이 울었다.

25년전 쯤 어느 잡지에서 읽었던 스토리의 일부이다.

영원한 사랑을 간직하며 자신의 인생을 건 여자의 진실도 감동이었거니와 수십년이 지나도록 썩지도 않고 늙지도 않은 모습 그대로 죽어서라도 여자에게 돌아온 남자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오늘(11일) 우리는 산이 좋아 산으로 갔고, 산에서 영원히 살게 된 민준영 대장과 박종성 대원, 두 산 사나이를 눈물로 보냈다.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움과 그리움에 눈물 흘렸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마음이 아픈 사람은 가족들일 것이다.

지난 5일 고(故) 박종성 대원의 어머니를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애끓는 마음을 가슴으로 느꼈다.

"직지루트 등정은 어디로 가고 설산에 몸을 놔두었느냐. 동물도 죽을 때가 되면 고향을 찾아온다는데 내 아들 종성이를 설산에 묻고 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느냐"며 통곡하는 어머니의 절규는 우리 모두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지난 7월20일 전국대학생 오지탐험 행사에 팀장으로 참가해 네팔을 방문하고 8월10일 입국한 종성 씨는 세계 최고(最古)의 활자인쇄물인 직지(直指)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다시 직지원정대에 합류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고 박종성 씨는 비록 큰 뜻을 비록 이루지는 못했지만 직지를 알리기 위한 시도 자체만으로도 후세들에게 큰 의미를 남겨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박 대원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단순히 등산을 하러 간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세계적 자랑거리인 직지를 알리기 위해 떠난 것"이라며 "이를 정확하게 충북도민들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큰일을 행하려던 박 대원의 뒤에는 이러한 어머니가 계셨기에 박 대원이 더욱 큰 뜻을 품을 수 있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제 두 산 사나이를 보냈지만 우리들의 마음 속에는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영원히 늙지 않고 상하지도 않은 채로 말이다.

민준영 대장과 박종성 대원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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