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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우리 사서에는 가요의 효시를 고조선시대 공후인으로 기록한다. 뱃사공 곽리자고가 강가에서 한 노인이 물에 빠져 죽는 참상을 목격했다. 노인의 아내가 슬피 우는 것을 보고 집에 돌아와 아내 여옥에게 얘길 했다. 그녀가 공후를 타고 처연하게 노래를 불렀다.

공후는 고대 악기의 하나로 지금의 하프를 닮고 있다. 2천년이 훨씬 넘는 고조선시대 공후인이란 악기가 있었고 여인들이 작사하여 애가를 지어 불렀다는 기록은 무엇을 의미할까. 옛 부터 음악을 사랑한 민족이라는 점이다.

고구려인들의 음악사랑은 고분벽화에도 나오지만 신라인들은 특별히 향가를 앞 다투어 지어 불렀다. 향가를 잘 부른 당대의 음악인들이 많이 기록되지만 늠름한 화랑 가운데도 절창(絶唱)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향가를 잘 부르는 꽃미남 화랑들은 서라벌 귀녀들에게 선망의 아이돌이 아니었을까.

이런 음악사랑은 천 수 백년 연면히 내려온다. 현군 세종대왕도 음악 마니아 였다. 특히 음률을 알고 피리를 사랑했다. 세종임금이 피리를 잘 불렀던 영동출신 난계 박연을 총애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박연을 궁중에 자주 불러 음악을 정리 하도록 했다. 없어진 편종(編鐘)등 악기도 만들고 가요는 채보(採譜)하여 후학들이 배우도록 했다.

세종의 가장 큰 업적 가운데 또 하나를 든다면 아악을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 세종은 악보를 왕조실록에 넣으라고 명령한다. 실록에 넣지 않으면 없어지기 십상이다. 악보를 만세에 전하기 위한 특별한 아이디어 였다.

세종의 지혜로 이 시기 만들어진 악보는 왕조실록에 고스란히 기록되었다. 5백여년 간 궁중 악사들은 이 악보로 음악을 연주했으며 지금도 장엄한 아악을 연주 할 때는 이 악보를 사용한다. 이는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한국의 자랑이다.

박연은 세계에서 최초로 아악 오케스트라를 창설했다. 이는 서양보다 수 백년 앞선다고 한다. 약 400여명으로 구성된 이 오케스트라는 궁중의 대소 행사 연회에서 연주했다. 장중한 음악으로 임금의 덕업은 빛났으며 행사는 더욱 빛이 났다.

국립국악원 연주단은 우리음악으로 예술의 도시 파리를 감동시킨 적도 있다. 지난 2015년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국악 오케스트라가 아악을 공연한 것이다. 당시 프랑스인들은 동양의 신비스런 음악에 깊이 빠지기도 했다.

중국은 우리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었으면서도 악보를 기록하지 않았다. 지난 70년대 중국과 수교이후 한국에 온 고전 음악인들은 종묘제례악을 보고 그만 놀라고 말았다. 자신들의 나라에서 이미 사라진 당, 송대의 음악이 고스란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둘러 아악을 배워갔다.

요즈음 종편 방송의 미스터 트롯 열풍이 대단하다. 시청률 27.5%를 상회했다고 한다. 그런데 미스터 트롯에서 주목을 끄는 가수들이 바로 전통음악을 기초로 다진 가수들이란 이라는 점이다.

미스트롯에서도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수도 국악인 출신이다. 우리를 감동 시키는 음악의 내면에는 바로 전통적인 한의 선율이 존재 했던 것이다. 한국인 특유의 음악 사랑의 저력에는 민족음악이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영화 기생충이 2020년 헐리웃 오스카상을 휩쓸어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증폭 되고 있다. 우리 전통음악도 세계에 기상을 펼칠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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