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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0.11 18:03:57
  • 최종수정2018.10.11 18:03:57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서원은 조선 유교사회 지방 학교였다. 청주의 대표적인 서원은 용정동에 있는 신항서원(莘巷書院)이다. 신항서원은 임진전쟁 직후 세워져 4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왜 신항서원이라고 불렸을까.

 본래 이 서원의 명칭은 유정서원(有定書院)이었다. 그런데 현종 때 사액(賜額. 임금이 서원 등에 이름을 지어서 새긴 편액을 내리던 일)하면서 신항서원이라고 했다.

 내력을 상고해보니 중국의 선현인 이윤과 안자의 출생지인 '신야'와 '항루'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신항'이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이윤은 고대 중국 상 왕조 때 명망있던 인물이며 안자는 공자의 수제자 아닌가. 이들의 학문과 생애를 흠모하여 현종이 선현의 고향이름을 따 사액한 것으로 역사적 의의가 깊다.

 서원에는 반드시 훌륭한 인물들을 배향하는 사당을 세웠다. 이 서원에는 모두 아홉 분의 인물을 모셨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목은 이색(牧隱 李穡)과 율곡 이이(栗谷 李珥)다. 그리고 효자 경연과 기묘명현 박훈, 김정과 송인수, 한충, 송상현, 이득윤이 모셔져 있다.

 고려 충신 목은은 가장 늦은 현종 때 배향됐으며 청주의 대성인 수름재 한산 이씨들의 건의로 이뤄진 것이다. 목은은 고려 말 청주감영에 갇힌 적이 있는데 출옥하여 우암산에 은거한 사실이 있다. 속전에 우암산을 목우산(牧牛山)이라고 부른 것은 목은의 은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아홉 분은 모두 유림들에게 존경을 받았던 분들이다. 이 중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있다. 바로 인조 때 인물인 이득윤(西溪 李得胤)이다. 그는 고려 재상이며 힉자였던 익재 이제현의 후손으로 신항서원을 중흥시킨 장본인이었다. 괴산군수를 끝으로 벼슬은 높지 않았으나 미원 옥화대에 은거해 백성들에게 농업을 장려하고 후진을 양성했다. 음악에도 뛰어나 거문고 곡 악보를 남기기도 했다.

 신항서원 묘정비는 거유 우암 송시열이 지었다. 우암은 이득윤과 함께 논산의 김장생(金長生)에게 동문수학을 했던 사이로 14년 연하다. 우암이 정읍에서 사약을 밭고 운명하기 5년 전에 신항서원 묘정비문 지었다. 비문을 부탁 받은 것은 아마 우암이 화양동에 은거했을 즈음 인 것 같다.

 우암은 묘정비문에서 아홉 분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행적을 높이 평가했다. 이득윤을 가리켜서는 '깨끗하고 정결하며 아름다운 가르침(而西溪闡潔淨精美之敎)'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신항서원은 사액서원이면서 대원군 서원철폐령 때 수난을 당했다. 지금의 건물은 8·15 광복 후 청주 유림들의 발의로 다시 세워진 것이다.

 서원에는 '배롱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붉은 꽃이 백일 동안 핀다고 하여 '목(木)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 껍질이 얇아 마치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옛 선비들은 이 나무의 모습처럼 '사무사(思無邪)'한 투명한 삶을 살 것을 다짐했다. 다시 세워진 신항서원 정원에는 배롱나무가 아직 살아있을까.

 며칠 전 서원대 미래창조관에서는 신항서원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신항서원의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선비들의 삶과 스토리를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홀로그램, 드론 등과 결합한 융복합 콘텐츠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4차산업 혁명 시대 소외 된 역사 공간을 새로운 AI세계로 접목시키는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계제에 그동안 옛 건물로만 인식되었던 유교사회 학교인 서원들이 인륜 도덕을 체험하고 함양하는 젊은이들의 정신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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