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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청주시 청원구청 민원지적과 주무관

대학을 다니며 '청렴도 바닥, 공직기강 해이' 등과 같은 제목의 글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포털 사이트에 게재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됐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나 또한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게 다가왔었다. 이런 인식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바뀌게 되었다. 업무처리시 공무원들과 자주 마주치며 얘기 할 기회가 많아졌는데, 매체에서 나쁘게 보도됐던 공무원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조차 마다하며 자신의 돈으로 사 먹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들을 가슴에 새기고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부패한 관리로 인해 강성하던 나라들이 무너진 것을 알게 되었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지만 '과거 우리나라의 모든 관리들이 청렴했으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얼마나 강대해졌을까?'란 생각을 하였고, 그때마다 다시금 펜을 세게 움켜쥐며 '나는 누구보다 청렴한 공무원이 되겠어'라는 다짐했다.

첫 출근을 한 며칠 후 구청 팀장 회의에 참관하게 됐다. 구청의 전반적인 일에 대해 알길 바라는 취지였다. 회의가 진행될수록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잡초제거·복지·도로 개설 등 작은 부분부터 생활에 직간접적 연관된 일들을 구청에서 처리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 모든 일들에 대해 신경이 안 쓰였던 것은 모두 구청에서 세심하게 처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구청장님께서는 "우리의 일들이 눈에 띄지 않는 일이 많지만, 시민의 생활과 편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란 말씀을 하셨고, 안 보이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알게 되면서 다시 한 번 공직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업무를 배우면서 또다시 놀라게 되었다. 개인정보나 비공개 문서를 제외하고는 이면지를 사용하고, 잃어버린 몽당연필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이면지를 버리고, 잃어버린 펜을 찾지 않았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회사에서의 버릇이 아직 남아있었는지 선배 공무원은 내게도 이면지를 주며 짧은 미소를 지었다. 그 안에는 여러 의미가 포함돼 있었다. 검소한 공무원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던 모습이 생각이 나면서 지금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관외 출장 중에 공무원의 횡령 사건이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공무원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더 열심히 하고 청렴한 생활을 하여 내 주변 사람부터라도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줘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패한 공무원은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어탁수(一魚濁水)란 말의 뜻은 한 마리의 물고기가 물을 흐린다는 뜻으로, 한 사람의 잘못으로 여러 사람이 피해를 입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일부 잘못된 인식과 생활을 하는 공무원 때문에 대부분의 열심히 일을 하고 청렴한 공무원들까지 피해를 본 다는 것이 안타깝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유일한 길은 모든 공무원이 청렴을 생활화하는 것밖에 없다. 모두가 청렴한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고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공직자의 청렴은 일반적인 청렴보다 더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필요시 되는 요소이다. 이전에 내가 역사를 배우면서 가정한 것처럼 우리의 후손들이 우리 세대를 떠올리며 '그 시절에 청렴하였으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더 부강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우리의 모든 노력들은 인정받지 못한 것이 된다. 미래세대의 원망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가 청렴하며 나 하나가 미래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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