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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어느 날 늑대가 나타나 동물들을 모두 불러 잔치를 열었다. 동물들은 늑대가 준 먹이를 먹고 고마워했다. 얼마 후 동물들마다 돌아가며 도둑을 맞았다. 그 중에 늑대가 훔쳐가는 것을 본 동물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데도 마치 모두가 바보가 된 것처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며칠 후 궁궐에서도 아주 귀한 물건을 도둑맞았다. 왕은 화가 났다. "어느 놈인지 당장 잡아 오너라"

그 날도 늑대가 궁궐에서 물건을 훔쳐 가지고 나오는 것을 본 동물들이 있었다. 하지만 동물들은 바보처럼 멍하니 말을 못했다. 숲속에 파수꾼인 개는 도둑을 잡으려고 뒤를 쫓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늑대와 멀리서 눈이 마주쳤다. 개가 중얼거렸다. "처음 보는 녀석인데? 누구지·"

늑대도 중얼거렸다. "저 놈은 안 먹은 놈인데?"

개가 동물들에게 물었다. "늑대를 아니?"

동물들은 멍하니 아무 대답 없었다. 개는 늑대가 수상하게 여겨졌다. 그때 꼬마 여우를 우연히 만났다. "꼬마야, 늑대가 어디에 사는지 아니?"

여우가 대답했다. "그건 몰라, 가끔 보기만 해"

개가 말했다. "동물들이 왜 말이 없는 거니?"

여우가 대답했다. "글쎄, 동물들이 늑대가 차려 놓은 잔치에 갔다 오면 이상하게 말이 없어"

개가 말했다. "잔치? 잔치가 왜?"

여우가 대답했다. "그건 나도 몰라"

얼마 후 늑대가 여는 잔치에 개도 참석했다. 하지만 늑대에게 수상한 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개가 중얼거렸다. "괜히 헛 다리만 짚었잖아"

그때 늑대가 동물들에게 사과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동물들은 바보처럼 웃었다. 그리고 늑대가 동물들에게 덜 익은 파란 사과를 보여주었다.

"이 사과가 무슨 색입니까?"

동물들이 대답했다. "빨간색입니다"

늑대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빨갛게 잘 익은 맛있는 사과입니다. 모두 맛있게 드십시오"

동물들은 맛있게 사과를 먹었다. 개도 사과를 먹어보려고 한 입을 물자마자 바로 뱉어버렸다. 그때 늑대가 다가왔다. "모두 맛있다고 먹는데 너만 뱉어 내다니, 정말 수상하군, 넌 누구냐?"

개가 대답했다. "수상한 건 너야! 거짓말쟁이"

늑대가 동물들에게 말했다. "요즘 이 숲에 도둑이 들었다는데, 여기 이 개가 정말 수상합니다"

동물들이 개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마침 꼬마여우의 도움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꼬마여우가 숲에서 울고 있었다. "왜, 우니?"

여우가 대답했다. "늑대가 몽땅 다 가져 갔어"

개가 말했다. "수상하지만 무조건 늑대를 도둑으로 볼 수는 없잖니?… 어떡해야 도둑을 잡지?"

여우가 대답했다. "늑대가 나타나고부터 누구든 물건이 있는 걸 알면 모두 다 도둑 맞았어"

다음 날 개는 황금덩이를 갖고 여우를 찾아갔다. "동물들에게 이 황금을 보여주면서 우리 집에 황금이 있다고 자랑해, 알았지·"

여우가 말했다. "왜? 도둑맞으면 어쩌려고?"

개가 귓속말로 대답했다. "이건 가짜야"

여우는 동물들에게 황금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저만치서 늑대가 황금을 노려보고 있었다. 여우가 늑대를 보자 얼른 집으로 돌아갔다. 늑대는 곧장 여우의 집으로 황금을 훔치러 달려갔다. 이 순간을 기다렸던 개는 덫을 놓아 늑대를 잡았다.

그동안 동물들은 잔치에 참석하여 먹어서는 안될 먹이를 먹고 넋을 빼앗겼었다. 이제 모든 것을 깨닫게 된 동물들은 그 후로 아무에게나 이유 없이 얻어먹거나 잔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것은 자칫 넋을 파는 일일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늑대는 영영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진심으로 호의를 베풀고 받았다면 어긋난 대가를 바라거나 치루려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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