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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 '光내기' 40여년

구두수선 달인 임근태 씨, "대통령들 구두도 내손에서 광택찾아"

  • 웹출고시간2014.08.27 14:52:28
  • 최종수정2014.08.27 14:52:28

임근태 씨에게 정성스레 닦여 다시 태어난 듯한 구두에 유명인들이 화답한 친필사인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낮은 곳'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가장 낮은 곳의 '광(光)내기'에 평생을 바쳐온 이가 있어 주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충주시 문화동에서 20여년째 구두수선을 하고 있는 임근태(59) 씨는 "10대 후반 우연한 기회에 인연을 맺은 직업이 천직이 됐다"며 지난 40여년의 굴곡 많았던 행적을 주마등처럼 떠올린다.

임씨는 경북 상주가 고향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14살 어린 나이에 당숙의 손에 이끌려 서울땅을 밟으면서 자동차 정비공장, 카바이트 공장 등에서 3년을 일해 모은 돈으로 고향 부친에게 황소 한마리를 선물했던 기억을 지금도 눈물 젖게 한다.

10대 후반 목포출신 동갑내기와 의기가 투합해 뛰어든 이 길이 평생의 업이 될 줄은 당시에는 꿈에서 상상조차 못했다.

한때 말쑥하게 차려입은 유흥주점 친구들이 부러워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실패를 거듭하고 결국은 '구두'라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일할 때는 당시 현대건설 이명박 부장의 구두와 청와대 경호실에서 가져온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구두도 임씨의 손에서 다시 태어났다.

이때의 사연을 보내 박근혜 대통령의 충주 차 없는 거리 유세(2012년 12월14일) 때 직접 사인을 받는 영광을 맛보기도 했다.

80년대 초 고향 인근 점촌에 자리 잡으려고 지나가는 길에 수안보에 들렀다가 매료돼 주저 앉은 게 충주에서 살게 된 동기다.

와이키키 개장으로 최고 전성기였던 80년대에는 1켤레 기본이 500원임에도 1만원을 선뜻 내는 고객도 비일비재했다.

어느 정치인은 정성껏 닦여진 구두의 광택을 보고 10만원권 수표를 쾌척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시절 생각나는 고객(사인장 전달)만 해도 유세차 들렀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민주당 시절의 노무현 전 대통령, 이기택 총재, 작가이자 국회의원이었던 김홍신, 귀순 공군 이웅평 중령, 복싱선수 박종팔, 유명우, 탤런트 최주봉, 윤미라, 김갑수 씨 등 이루 헤아릴수가 없다.

이후 수안보 경기가 침체되자 충주시내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른다.

임씨는 "발은 사람이 태어나서 제일 처음 기(氣)가 모이는 곳이고, 발로 걷지 못하면 죽음을 맞듯이 발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같이 일했던 후배들이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임씨는 부인과 함께 특유의 친화력으로 각 기관, 단체 등을 오랜 기간 단골로 확보하고 있다. 구두수선이 천직임을 가슴 깊이 새긴 임씨는 오늘도 부인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낮은 곳을 광(光)내기 위해 충주시내를 누비고 있다.

/이주홍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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