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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둘레길 도보여행 - 산덕리~문덕리

경찰 훈련장 입구~산덕리 상산마을~왜마루~묘암·마동리 입구~산불감시초소~진주강씨문중묘소~문덕리~대청호 (11.7km 5시간 15분소요)

  • 웹출고시간2014.06.19 16:29:27
  • 최종수정2014.06.19 19:18:21
문의에서 청남대 방향으로 가다보면 노현리생태습지공원이 있는 상장리, 좌골 삼거리, 그다음이 피미마을 갈림길이다. 우측으로는 피미마을 좌측으로는 경찰훈련장 팻말이 서있다. 노현리생태습지공원과 피미마을을 거친 뒤 산덕리로 넘어가는 둘레길은 그곳에서 시작된다. 경찰훈련장 키다리 팻말을 길잡이 삼아 포도 과수단지, 자두 과수단지, 복숭아 과수단지가 늘어놓은 전원 풍경을 가로질러 길은 우측으로 휘어 도는 산길로 접어든다.

차단막에 가려진 경찰훈련장 앞을 지나 나지막한 산등성을 넘어서면 전원주택이 나타난다. 전원주택 앞으로 형성된 복분자 재배단지를 가로질러 둘레길 은 또다시 숲으로 접어든다. 호젓함이 숨겨진 숲길이다. 하늘을 겨냥한 듯 뻗어 오른 두충나무 숲그늘에 잠시 땀식힌 후 산마루 넘어서니 산덕리 상산마을이다.

2년 전 기억으로 남아있는 산덕리 상산마을에 대한 첫인상은 무장해제에 가까운 평화로움이었다. 낮은 담장 너머 걸린 감나무골의 넉넉함은 눈감으면 떠오르는 유년의 고향풍경이었다. 동구 밖 아름드리 느티나무도 곰실봉 오름길에 서있던 은행나무도 5~6명 정도의 넉넉한 팔아름으로도 모자랄 정도의 우람함은 둘째치고라도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신령스러움이 더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2년여 만에 찾아온 감나무골은 많은 변화가 느껴졌다. 번듯한 전원주택이 군림하듯 들어서고 있었고 우락부락한 농기계들이 동네 마당을 점령한 채 농번기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마을길을 따라 둘레길 은 509번 도로로 닿기전 우측으로 이어진 들길로 이어진다. 아카시아 향기 코끝을 스치는 들길을 따라 왜마루를 지나자 상수원 보호구역 차단막이 길을 막는다. 차단막을 넘어 길은 작은 계류를 따라 이어진다. 이런 으슥한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은밀함 속에 속살되는 개울의 맑은 투정이 귓가를 간지럽힌다. 졸졸 물 흐름 따라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귀 기울여 보기도 하고 송사리, 다슬기 찾아 물속 세상 들여다 보기도 하고 수줍게 피어있는 으아리의 우아함도 훔쳐보며 가다보니 걸음이 더딜 수밖에 없다. 놀매놀매 해찰 속에 상수원 보호구역 차단막을 넘어 도로로 올라서면 염치재로 넘어가는 509번 도로와 만난다. 그곳에서 묘암리와 마동리로 길은 나뉜다.

둘레길 은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염티재 방향으로 잠시 걷는다. 한 굽이돌았을까 우측으로 남평문씨 가족묘역 돌비가 서있는 진입로가 나타난다. 진입로를 따라 남평문씨 가족묘역을 지나 오름길은 KTF통신 탑을 지나 산불감시초소로 이어진다. 때마침 산불감시초소에서 지키고 계시던 산불감시원 아저씨 반갑게 맞아주신다. 사방팔방으로 뚫린 조망이 가슴 가득 시원스러움을 선물한다. 물오른 신록이 눈부시게 찬란하다. 이후 능선 길은 순하다. 잔잔한 오르나림은 236봉을 지나자 툭툭 던져놓은 듯 두서없는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안마당에 평상으로도 좋겠다!' '사랑방 구들장으로도 좋겠다!' 거드는 한마디 한마디가 무색하리만큼 크고 너른 바위들이 능선을 이루고 있다. 대청호를 마주한 능선의 끝엔 진주강씨 묘역이 자리하고 있다.


발밑까지 넘실대는 대청호 물가에 서니 잔잔한 물 파도 밀려왔다 밀려가며 발밑을 간지럽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물가로 내려간 일행들 '통통통' 경쾌한 물수제비 뜨기와 함께 '내가 잘했니' '네가 잘했니' 동심에 젖어본다. 물가를 따라 난 숲길을 따라 걷는다. 나뭇가지 끝에 걸린 시그널이 발길을 잡는다. 외진 곳에서 만나게 되는 언제적 우리들의 흔적은 또다른 즐거운 발견이다. 하얗게 퇴색되고 나달거리는 세월의 흔적조차 먹먹한 감동이 된다.

문덕리 마을로 들어서니 온 마을이 떠나갈듯 울려대는 라디오 소리가 먼저 반긴다. 들 한가운데 서있는 전봇대 기둥에 매달려 매미가 앵앵거리는 라디오가 왕왕거리고 있다. 음악 감상하는 배라니…….음악과 함께 자라는 배의 맛은 어떨까· 급격히 줄어든 농촌 인구로 인하여 적적함을 달래기 위한 궁색한 방법이지만 이또한 어쩔수 없는 선택. 요즘 시골에 가면 마을이든 들녘이든 과수원이든 심지어 축사 까지 라디오 소리 왕왕거림은 신풍속도 중 하나이다.

문덕리 마을 앞을 지나 대청호가로 나서니 뜻밖의 풍경이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갈수기로 드러난 속살위로 피어난 저 푸른 초원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폴짝폴짝 뛰어놀 것만 같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름 없는 풀꽃들도 풍경이 되는 곳. 하얗게 꽃을 피운 토끼풀의 하늘거림이 장관을 이룬다. 그뿐이던가 꽃인지 풀인지 눈높이를 같이해야만 알 수 있는 작은 꽃, 들판 가득 넝쿨 뻗어 터를 잡아가는 흔한 꽃, 물바람에 하늘하늘 춤을 추는 이름 모를 꽃들 까지 저푸른 초원의 하늘거림이 넘실대고 천방지축 고라니들의 운동회가 열리는 오픈된 자연학습장의 일상이 잔잔한 감동으로 남는다.

글-김정자 사진-김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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