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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참사 책임 공방…이범석 "청주시에 법적 책임은 없다"

한재학·박승찬·김영근 청주시의원 집중공세
이 시장, "법적책임에 대해선 인정 못 해"
부상자 수 묻는 질문에 시 국장들'묵묵부답'
일부 의원들 눈물 흘리며 시정질의 하기도

  • 웹출고시간2023.09.07 18:00:16
  • 최종수정2023.09.07 18:00:15

7일 열린 청주시의회 임시회 2차본회의에서 이범석 시장이 오송참사와 관련된 시의원들의 시정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청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오송참사의 책임을 물었지만 이 시장은 "청주시에 법적 책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한재학 의원은 7일 열린 81회 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 나서 이 시장에게 "이번 오송참사에 대해 법적,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느끼느냐"고 묻자 이 시장은 "시장으로서 관할 구역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무한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구체적인 법적책임이나 실질적인 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한 의원이 "시의 책임을 묻는 국무조정실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냐"고 묻자 이 시장은 "그렇다"고 답변한 뒤 "시 소속 공무원들이 수사대상에 오른 것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재학 청주시의원이 7일 열린 81회 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범석 청주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재난 상황 시 소관 시설에 대한 대응과 조치를 해야하는 것은 관리청이고 긴박한 상황에 총력을 기울인 직원들이 억울한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의 앞서 시정질의에 나선 민주당 박승찬 의원도 이 시장에게 오송참사의 책임을 캐물었다.

박승찬 청주시의원이 7일 열린 81회 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범석 청주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재난안전대책 지시사항 문서를 보면 이 시장 본인이 컨트롤타워의 책임자이지만 비상대책회의에서 컨트롤 타워 구축을 두 번이나 주문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다"며 "게다가 오송참사가 일어난지 54일만에 공식석상에서 유가족과 시민들 앞에 나선 것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대해 이 시장은 "지난달 유가족과 면담도 진행했고 장례식장도 제일 먼저 방문해 조문도 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오송참사에 대해 우리 지역에 많은 수해에 대해서 시민여러분들에게도 사과드렸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의 질문에 시 소속 국장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오송참사로 인해 발생한 부상자 수를 묻자 이 시장은 답변하지 못했고, "시장이 부상자 수를 모를 수도 있으니 시청 직원들이 대답해도 된다"고 박 의원은 이야기 했지만 시청 국장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답변을 하지 못했다.

7일 열린 청주시의회 임시회 2차본회의에서 이범석 시장이 오송참사와 관련된 시의원들의 시정질의에 답변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이후 이 시장이 "추후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후 "충북도에서 집계하고 있는 부상자 수와 시에서 집계한 부상자 수가 왜 차이가 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 시장과 국장들은 답변하지 못하면서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이날 시정질의에서 또 하나 논쟁이 됐던 것은 오송참사 시민분향소 논란이었다.

의원들은 "유가족들에게 '분향소를 철거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뒤로는 분향소를 철거한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집중공세를 이어갔고 이 시장은 "'분향소를 철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지만 분향소를 철거한 것은 도였다"고 해명했다.

의원들은 또 "분향소 철거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시청사를 찾아 충돌이 벌어졌지만 시장은 유가족들을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질책하자 이 시장은 "유가족들로만 구성돼 대표자 형식으로 면담을 요청하는 것이 정식절차"라며 "당시엔 유가족 아닌 많은 분들이 함께하셔서 그런 분위기와 상황이 연출됐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시정질의에서 나선 박 의원과 정연숙 의원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영근 청주시의원이 7일 열린 81회 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범석 청주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김영근 의원도 "시의 재난관리 시스템 개선을 촉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청주에서는 지난 7월 15일 오전 8시 40분께 흥덕구 오송읍 미호천교 임시제방이 폭우로 붕괴하면서 인근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오송참사 시민분향소는 당초 도청사에 조성됐지만 이후 청주도시재생허브센터로 이전됐고 지난 4일 철거됐다.

이에대해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시청사를 항의방문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시민분향소는 시청 별관 1층에 마련돼 운영되고 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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