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김동민 편집국장-"'항일(抗日)'이라는 단어는 우리 역사에서 한민족의 혼이 서려 있는 아주 장엄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다. 임시정부수립도 100주년이 됐다. 충북인의 신문 충북일보가 21일 창간 16주년을 맞는다. 창간 기념일을 앞두고 어떤 아이템으로 특집호를 만들까 많이 고민했다. 결론은 항일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충북 전역을 취재 권역으로 하고 있는 충북일보 입장에서 볼 때 충북 민중들의 고난 했던 항일투쟁은 아주 소중한 역사다. 우리 곁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항일 유적지, 그리고 항일 의병장의 생애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소명감을 갖고 본보 기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발로 뛰고 있다. 각계각층의 의견도 궁금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과거의 아픔을 딛고 새롭게 도약하는 충북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의견을 듣고 싶다. 먼저 우리 민족의 항일투쟁의 역사와 관련해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말씀해 달라."
◇이상식 충북도의원-"항일투쟁의 역사가 매우 길어 곱씹지 않으면 잊혀 지기 쉽다.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되새겨야 한다. 민족주의는 바람직하지만 위험한 측면이 있다. 민족주의가 아닌 민족정신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수세적인 자세를 주로 취했다. 다른 나라를 침탈하기보다 방어하고 지키는 역사가 많았다. 우리 민족이 갖는 순수성, 다른 것에 대한 배려심이 기본적으로 강했다고 본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임진왜란을 거쳐 구한말까지 오면서 개화시기를 놓쳤다. 그래서 일본의 침탈을 받은 것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의 야욕이 있었기에 개화가 이뤄졌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민족정신을 바탕에 두고 저항하고 지켜냈다. 단일대오로 우리 것을 지켰다는 것에 큰 의의를 갖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장기영 광복회 충북지부 사무국장-"학교에서 40여 년 근무하고, 일본에서 3개월가량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겠다. 우리 민족은 외세침략을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서민들이 나섰다. 국가가 어려울 때 정치인들은 도망갈 수 있다. 끝까지 싸울 사람들은 서민들이다. 국가에 위기가 닥치면 여자와 아이, 농민 등 약자들이 가장 고생한다. 일제강점기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현 정세를 보면 그 당시와 비슷한 모습인 것 같다. 현재 일본이 그렇다. 아베가 역사를 왜곡시키며 생떼를 부리고 있다. 독도에서 일본 정치인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에게 '독도가 일본 것이냐'고 물어보니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이 알려지면 정치생명이 끝난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일본인들이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참배를 하지만 공식적으로 그들의 생각을 밝힐 수 없는 분위기다. 충북의 도세가 약하다는 말이 있다. 옛날부터 충북 인구는 적었지만 수많은 애국지사들을 배출했다. 이들을 적극 알리는데 힘써야 한다."
◇임창동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청년리더-"반크는 동해·독도에 대한 오기 표기를 시정하기 위해 18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 속에서 세계를 알리고 세계에서 바라본 한국을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3·1운동이 갖고 있는 대내외적 의미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김구 선생은 '눈 덮은 길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그 길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라는 말을 하며 독립을 염원했다. 그 말을 새기며 우리의 역사를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어떻게 인식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지나치게 역사 감정이나 국수주의에 빠져 세계인으로 부터 배척당하는 시각을 갖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과 똑같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최근 돌아가셨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우리의 슬픈 역사라고 인식하는 것을 넘어 세계 여성인권 문제로 확산,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려야 한다. 당시 조선 인구의 10%에 달하는 200만 명 이상이 국민들이 3·1운동에 참여했다. 그들이 우리에게 독립이라는 선물을 줬다. 어르신들의 관록과 지혜를 젊은이들의 행동력과 합쳐야 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삶의 영역에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성홍규 충북일보 경제팀장-"우리 민족이 일본의 지배를 받은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젊은 세대들에게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청소년·청년들의 경우 활동 중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라 개인의 의식이 크게 다르다. 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일본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일본이 근대화 시켜준 건 맞지 않는가'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그것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항일 정신을 계속 고취시켜야 한다. 일본인들은 속마음과 얼굴이 다르다. 우리나라에도 '구밀복검'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을 무시하고만 살 수 없다. 입으로 나쁜 말을 꺼낼 필요가 없다. 다만 언제라도 우리에게 위해를 가한다면 우리도 맞서겠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윤이나 충북대학교 신문 편집장-"학생의 입장에서 3·1운동에 대해 생각해봤다. 3·1운동에 영향을 끼친 사건들 가운데 2.8독립선언이 있다. 일본 동경에서 유학생 600여 명이 독립 선언을 한 사건이다. 학생들의 역할이 컸다. 3·1운동 당시 민족대표들은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뒤 자수했다. 그 뒤 학생들이 시위를 이어가며 3·1운동의 열기가 고조됐다. 자신의 의견을 표출한다는 것이 당시에는 힘들었을 텐데, 위험을 무릅쓰고 항일과 대한독립에 대한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오늘날 대학생들도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길 바란다."
◇최선만 충북농협 홍보실장-"농업인이 출자한 민족자본을 통해 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현재 농협이라는 큰 조직으로 성장했다. 동학운동과 3·1운동 등 항일투쟁에 있어 농업인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참석하기 전 3·1운동 및 항일투쟁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사람들이 유관순 열사 서훈 등급 상향에 관심이 많았다. 유관순 열사에게는 서훈 3등급인 건국훈장 독립장이 수여됐다. 항일역사, 애국, 3·1운동을 바라보는 우리의 수준도 3등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운동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새겨볼 시기라고 생각한다. 충북의 도세가 약하지만 항일투쟁 역사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충북도민으로서 자부심을 갖는다. 최근 태극기의 이미지가 애매하게 됐다. 태극기를 이야기하면 태극기 부대로 오도하는 분위기가 아쉽다. 3·1운동을 계기로 태극기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길 바란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 해석을 두고 논쟁이 일고 있다. 하지만 3.1운동만큼은 정치·이념을 떠나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3·1운동을 통해 국론을 통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병수 청주시의원-"의리와 희생·봉사정신을 갖춘 청렴한 사람들이 의병활동에 나서고 독립운동을 했다. 개인의 욕심을 조금이라도 내세웠다면 항일투쟁의 지도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운동도 학생들의 사심 없는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은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항일투쟁을 이끌었던 분들을 자기 것을 희생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받고 있다. 우리도 선조들의 좋은 생각을 따라야 한다.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저와 한봉수 의병장은 인접한 마을에 살았다. 한봉수 의병장이 제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글을 배우기도 했다. 그 분이 직접 사냥한 꿩을 갖다 주신 기억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께서 남에게 나눠주는 아량을 베풀었기 때문에 선봉에 서서 의병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자기 것만을 취하지 않고 함께 나눌 때 리더가 될 수 있다."
◇김동민-"고려 말 400여 차례에 가까운 왜구의 침탈, 1592년 임진왜란, 1905년 을사늑약, 1910년 경술국치 등 일본의 한반도 침략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때마다 민중들은 떨쳐 일어났다. 다만 당쟁과 당파, 왕권과 신권 등으로 나눠진 내부 분열은 민중의 삶을 보듬어주지 못했다. 항일운동과 반복된 내부 분열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상식-"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지난 10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을 그려야 한다. 분당과 내부갈등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이뤘는지에 집중하고 싶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학생이 우리 사회의 변혁의 존재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충북의 경우 독립유공자 512명 가운데 12명이 학생운동가다. 당시 변혁의 주 세력으로 등장한 학생세력은 이후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 냈다. 학생운동이라는 영역이 자리를 잡고 학생이 갖는 시대적 위상이 중요해졌다. 우리나라의 서훈등급은 7개로 나뉜다. 서훈등급의 높고 낮음은 중요하지 않지만, 예우를 따지기 위해 순서를 정했다. 충북도내에는 독립운동을 한 사실이 자료로 남아있는 분들이 많지만 유공자로 발굴되지 못한 사례가 많다. 현재 200~300명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다. 독립유공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예우해야 한다. 서훈등급 변경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유공자 발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5·18망언이나 일본의 역사왜곡 발언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사적이익을 취하려는 정치인들이 있다. 아베는 지지율 회복을 위해 역사왜곡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5.18망언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의 사적·정치적 이익을 위한 이 같은 행동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장기영-"통상적으로 행사 시작에 앞서 묵념을 먼저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차이점을 정확히 모른다. 비슷한 뜻이지만 순국선열은 자발적으로 국가를 위해 나선 사람들이고, 호국영령은 국가의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다. 조상들은 태극기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지난해 청주 상당공원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태극기를 깔고 앉은 사람도 볼 수 있었다. 태극기를 소중히 다뤄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어느 민족도 이뤄내기 어려운 일을 우리 민족이 했다. 3.1운동이다. 3.1운동은 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 옆집에 살던 한봉수 의병장께서는 저에게 "나중에 커도 일본 사람들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 대신 잊지는 말라"고 말씀하셨다."
◇김동민-"우리 민족에게 뿌리 깊은 반일과 함께 일본인들의 반한 감정에 대한 생각은."
◇임창동-"반한·반일감정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양 국가에 득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반크도 청소년·청년들에게 일본을 미워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역사적 사실을 알고 '어떻게 일본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우리가 갖고 있는 상처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저는 독일 문화를 전공한 만큼, 독일이 어떻게 역사문제를 극복했는지 주목하고 있다. 독일과 폴란드 관계는 한일관계와 비슷하다. 적대적, 극단적, 혐오적인 교육은 하면 안 된다.
◇성홍규-"친일인명사전은 있지만 항일인명사전이 없다. 그것을 만들어야 한다. 민족의 자존감을 세워야 한다. 나쁜 사람들 이름만 배우고 기억하기 보다는 우리가 정말 기억해야 할 분들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 독립운동에 참여한 수많은 민중들의 이름을 일일이 알 수 없다. 항일인명사전이 만들어진다면 그 자손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기 위해 항일인명사전이 필요하다. 온라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한다."
◇윤이나-"대학교에서는 한국사가 필수과목이 아닌 교양과목으로 편성돼 있다. 대학생 대부분은 한국사를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로만 접했을 것이다. 하지만 교과서마다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르고 선생님들도 각자 갖고 있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관점이 다른 경우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이 반일감정을 더 갖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동아시아사나 세계사를 보면 객관적인 사실을 더 담고 있기도 하다. 객관적인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후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반한·반일감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문화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잘못된 점도 서로 알려줄 수도 있다. 최근 북한과 문화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일본과의 문화교류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
◇이상식-"우리와 일본은 이웃으로서 공생해야 한다. 그러나 솔직히 옛 감정도 남아 있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할 수는 없다. 진정성 있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냥 지나치면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 매듭지어져야 한다. 문화도 실제적인 교류가 돼야 한다. 일본 문화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시기가 있었다.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받아들이며,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김동민-"일본 문화의 범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선만-"제가 대학교에 다니던 김대중 정부 당시, 일본 문화가 빠르게 유입되자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다. 특히 일본 음악이 들어오면 우리 가요계가 일본에게 침략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컸다. 이후 20여 년이 지났다. 현재도 일본 문화가 널리 자리 잡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 문화가 식민지화 되지는 않았다. 우리의 역량이 일본에게 종속될 만큼 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문화에 대한 걱정도 이해가 되지만, 우리 스스로의 자강으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정치에는 당연히 분당과 여야갈등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본 역시 내부 갈등이 있지만 궁극적인 공통의 주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우리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애국애족, 평화통일 등을 이슈화 시켜 국론을 집결 시킨다면 일본에 대한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병수-"일본과의 적대관계가 어느 정도 매듭지어질 필요가 있다. 일본 사람들은 상대방에서 친절하게 대하면서도 실속은 다 차린다.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적대감은 옳지 않다."
◇김동민-"항일의 역사와 함께 남북의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얼마 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벌써부터 기대와 우려의 여론이 상존한다. 이번 회담 어떻게 기대하고 있나."
◇이상식-"북미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소외된다는 걱정은 기우다. 가교의 역할을 우리가 했기 때문에 우리 중심적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회담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 민족의 범위를 남한과 북한, 조선족 자치구를 합친 1억 명으로 봐야 한다. 이념적 통일은 아직 어려울 수 있지만 경제공동체는 충분히 가능하다. 경제적인 울타리 안에서 서로가 왕래하고 규합 했을 때 미래지향적으로 갈 수 있다. 민족공동체의 재건이 민족의 희망이다."
◇장기영-"광복회에서는 남북공동 3·1운동 행사 개최를 정부에 건의했지만 시행되진 않을 것 같다. 대구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로부터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북지원이 필요하다. 북한도 우리 민족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이 잊혀 지지 않는다. 전쟁은 반드시 일어나선 안 된다. 평화통일을 이뤄야 한다."
◇임창동-"역사를 종보다 횡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3.1운동 직후 민족운동 33인이 중국 상해로 가서 임시정부를 설립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윌슨이 민족자결주의를 내세우며 각 나라의 독립 의지를 일깨웠다. 우리나라가 북한과 미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남·북한 뿐 아니라 조선족, 고려인, 한인이주사회 등을 합치면 1억 명이 넘는다. 지나친 민족주의에 빠지지 않는 선에서 한민족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성홍규-"쉬운 것부터 했으면 좋겠다. 하늘길을 뚫는 것은 육로보다 쉽다. 상대적으로 쉬운 하늘길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정부에 기대지 말고 충북도에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청주와 북한을 잇는 하늘길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북미 사이에서 우리가 쉽게 취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야 한다."
◇윤이나-"북미협상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과 미국만의 이야기로 볼 수 없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최선만-"북미정상회담은 평화통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북미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전쟁억지 등을 이끌 수 있고, 북한의 개방도 촉구할 수 있어서다. 평화통일의 문을 계속 두드리는 한편, 위기 대응을 위해 군사력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한병수-"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큰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청주에서도 3·1절 만세 운동을 재현하는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이번 100주년을 기해 앞으로 100년을 기약하고 전 도민이 결집할 수 있길 바란다."
◇김동민-"우리가 3·1운동 등 항일의 역사를 기억하고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미래로 나가야 한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청북도와 대한민국,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철학을 갖고 도민들께 당부의 말씀을 해 달라."
◇장기영-"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이다. 도내에는 3.1공원, 신채호 사당, 손병희 사당 등 항일투쟁 성지가 많다. 오는 8월 15일에는 청남대 내에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광장이 개관한다. 가끔 시간을 내 역사적인 장소를 탐방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임창동-"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각자의 삶을 살던 평범한 사람들이 주도했던 비폭력 저항운동, 3.1운동이 100주년을 맞이했다. 3.1운동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 넘어 쫓아가며 살고 싶다."
◇성홍규-"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 젊은 친구들 가운데 잘못 알거나 제대로 알고 있어도 옳지 못한 소리를 하는 이들이 많다. 교육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다. 독립운동가들을 대우해 주고, 집안을 예우해 그 분들이 옳은 길을 갔다는 것을 청소년·청년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이나-"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많은 행사들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 대학생들에게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청년들이 3·1운동 100주년 기념해 태권도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는 관련 음악을 만들어 큰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대규모 행사 뿐 아니라 학생들과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작지만 가까운 행사들도 많이 열리길 바란다."
◇최선만-"3·1운동 100주년은 큰 의미가 있다. 3·1운동의 항일정신, 애국애족정신을 본받아 국론을 결집하고 국력을 증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또 다시 식민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국민 모두가 응집해야 한다."
◇한병수-"3·1절이 태극기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태극기를 사리사욕이나 일부 집단의 이득을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상식-"문재인 대통령은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라는 말이 사라지고, '나라에 헌신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선조들의 정신을 담아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냉철하게 일본을 대해야 한다.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이 추진된다. 도민의 화합과 민족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도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당부한다."
◇김동민-"충북일보가 오늘 3·1운동 100주년과 본보 창간 16주년을 기념해 특별좌담회를 기획한 것은 결단코 과거에 머물자는 의미가 아니다. 아픔을 딛고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작지만 강한 충북의 힘으로 새 시대의 주역이 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충북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록하고 전망하며 원대한 꿈을 제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한 길에서 충북일보는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오직 165만 충북도민과 8천만 한겨레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매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결의를 다진 것만으로도 훌륭한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 정리=신민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