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0.1℃
  • 구름많음강릉 4.3℃
  • 박무서울 1.5℃
  • 흐림충주 1.1℃
  • 흐림서산 3.5℃
  • 구름조금청주 4.5℃
  • 대전 6.7℃
  • 구름많음추풍령 4.5℃
  • 구름많음대구 6.9℃
  • 맑음울산 7.5℃
  • 구름조금광주 7.0℃
  • 구름조금부산 7.9℃
  • 흐림고창 6.8℃
  • 홍성(예) 5.8℃
  • 구름조금제주 8.0℃
  • 구름조금고산 12.6℃
  • 구름조금강화 0.9℃
  • 흐림제천 0.6℃
  • 구름많음보은 4.1℃
  • 구름많음천안 2.1℃
  • 구름많음보령 8.2℃
  • 구름많음부여 7.9℃
  • 흐림금산 7.3℃
  • 흐림강진군 5.8℃
  • 맑음경주시 8.0℃
  • 구름많음거제 8.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19세기 말, 프랑스의 여류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은 어린 시절부터 조각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그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아버지가 정식 조각 교육을 받도록 해 주었고 이후 현대 조각의 거장인 로댕의 제자이자 조수로 활약하게 된다. 당시 카미유의 나이는 19세, 로딩은 43세였다. 카미유는 젊고 아름다웠으며 조각 실력이 탁월했다. 단연 돋보였던 카미유는 로댕과 사랑에 빠진다.

로댕의 작품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함께 작업하며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깊어져 갔다. 로댕은 아낌없이 사랑을 표현했고, 카미유 역시 여성으로서 온 마음을 다해 그를 사랑했다. 그러던 1888년 카미유가 살롱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활약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은 물 흐르듯 곡선적이며 유려했다. 모델이 있어야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로댕과는 달리 모델이 없어도 제작이 가능한 카미유가 관념적 표상을 표현하는 점에서 월등했다. 이후, 로댕은 카미유를 견제하기 시작했고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로댕의 작업실에서 나와 작품활동에 몰두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로댕의 작업실에서 그를 사랑한 나머지 무임금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모아둔 돈도 없었다. 힘든 생활이 계속되자 우울증과 정신착란 증세가 시작되었고,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힘겹게 살게 되었다. 이후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요양소에 입원하게 되고 결국,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아름답고 유능했지만, 배신의 늪에 빠져 결국 삶을 망쳐버린 카미유에 내 모습이 오버랩됐다. 인간은 누구나 크고 작은 배신을 겪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믿고 따르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그 아픔과 서글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동안 충격과 고통에 빠져있었기에 카미유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 다행히 나는 가족과 좋은 사람들이 가까이 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다만, 극복이라는 것은 마술이 아니기에 하루아침에 깨끗하게 없어지지 않는다. 아직도 마음 한구석 서글픔이 남아 있다. 평소 마음을 가다듬고 있지만 서글픔이 하염없이 몰려올 때도 있다.

오랜 시간 믿고 응원하는 상대였기에 이 서글픔은 마음의 상처로 남아 믿음에 두려움이 생겼다. 이제 사람을 만나며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습성이 생겼다. 상대가 나와 가까워지려 하면 멀어지게 되는 심리적 거리가 생긴 것이다. 이후 그 누구와도 가까이 지낼 수 없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서로 간의 거리가 생긴 이상 또 배신을 당할 염려는 희박하다.

배신을 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백화점에 기분 전환 겸 간 적이 있다. 구경하는 나에게 직원이 다가와 눈이 슬퍼 보인다는 말을 했다. 눈이 크고 아름답다는 의미로 한 말이었으나 실제 슬픈 일을 겪었기에 속마음을 들킨 듯 뜨끔했다. '내가 많이 슬퍼 보였나?' 하는 생각에 잠겼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배신을 슬픔을 낳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그 슬픔을 가진 사람을 이해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믿고 따랐을 뿐인데 배신이라는 좋지 않은 결과에 모든 것을 잃고 힘들어했을 마음의 서글픔이 나에게도 서려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정대철 헌정회장 "개헌 방향 '정쟁 해소'에 초점"

[충북일보] 대한민국헌정회(회장 정대철)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 대강당에서 '정치선진화를 위한 헌법 개정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헌정회는 지난해 11월부터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해 개헌의 방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가 100년 대계 차원의 조문을 만들었다. 이 연구에 이시종 전 충북지사도 참여했다. 정대철 회장은 "정쟁을 해소하는데 개헌의 방향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헌정회가 개헌안 마련에 나서게 된 배경은. "헌정회는 오늘날 국민적 소망인 정치권의 소모적 정쟁 해소와 지방소멸·저출생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적극 대처하는 것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헌법에는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구 유럽처럼 정쟁을 중단시키는 장치인 내각불신임·의회 해산제도 없고, 미국처럼, 정쟁을 중재·조정하는 장치인 국회 상원제도 없다보니, 대통령 임기 5년·국회의원 임기 4년 내내 헌법이 정쟁을 방치 내지 보장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헌법개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서 헌정회가 헌법개정안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동안 헌법개정은 여러 차례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