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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숙

동광초등학교 교장

금일 신규확진자 0명, 보건 선생님이 보내주신 코로나 상황 보고표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매일 몇 명씩 때론 수십 명씩 나오던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고 신이 났다. 2명이 PCR 검사를 하러 갔으니 내일이면 깨질 기록일 것 같지만 그래도 오늘은 0명이니 기뻐하련다. 보건 선생님께 답글을 보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축하해요."

새 학기가 시작되고 오늘까지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상황에 대처해주시는 보건 선생님이시다. 수업이 마비될 것같이 긴박했던 나날이 이어질 땐 작은 일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나도 마음이 무겁고 당황스러웠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교장, 교감이나 보건 선생님이 흔들리면 따라오는 모든 교직원과 아이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담담하고 담대하게 일 처리하시는 보건 선생님의 상황정리 및 대처 능력 덕분에 어려움을 잘 헤쳐나올 수 있었다. 긴 어둠의 터널의 끝에서 빛을 바라보고 서 있는 기분이다.

전국 상황도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오늘은 월요일이라는 특수도 있지만 4만7천 명대였다. 근래에 보기 드문 숫자다. 언제 다시 감염률이 올라갈지 또 다른 변이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본다.

교직원들도 너도나도 격리되었다 돌아왔다. 그동안 좋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또 늘어나곤 해서 종잡을 수 없었었다. 너무 많은 확진자가 나온 날은 교육청에서 지원해주시고 한 학년 담임교사가 모두 확진되어 제대로 보결 수업을 돌리기도 어려운 날은 교장도 수업을 들어가야 했지만, 끝이 보이는 것 같다.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 괜히 마음이 뿌듯하고 잘 견뎌준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고맙고 대견했다.

다들 돌아오니까 이제 내가 걱정이다. 살아남은 자, 아니 미확진자의 고뇌라고 해야겠다. 격리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선생님들은 이젠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45일간 신속항원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대화를 할 때도 부담이 없다고 말한다.

나도 남편도 아직은 미확진자다. 주말마다 신속항원검사를 하며 이번 주는 절대 안 돼~ 하며 안도했었고, 어떤 땐 차라리 이번에는 걸려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아직 안 걸렸어요? 혹시 대인관계가 나쁜 것 아닌가요?"라는 농담을 듣기도 하고 "슈퍼 항체가 있는 것 아닌가요? 면역력 갑!"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한다. 어느 것이든 확실하지 않은 추측일 뿐이다.

혹시나 확진자가 되어 학교나 선생님들,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조심했던 나날이 이제는 불편함이 되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에도 잠시 얼굴을 볼 때도 확진자들은 마스크를 벗고 편하게 말할 때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학교에서는 외부 교육활동도 시동을 거는 중이다. 학년별 현장 체험 학습을 시작했고 외부 초청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도 4~6학년이 함께 신나게 관람했다. 5월 초에 1박 2일 해양수련원 체험을 준비하며 또 문제에 부딪혔다. 학부모님의 수요조사 결과 대부분 찬성하셨고 간절히 원하던 일이지만 여기서도 미확진자가 걱정이다. 그동안 누구보다도 방역 수칙도 잘 지키고 열심히 관리해온 아이들일 텐데 걱정의 대상이 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혹시나 체험활동 과정 중에 확진이 되면 부모님이 데리러 오는 것으로 하고 추진하기로 했다.

좋은 것이 다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이 다 나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체감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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