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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모든 사람이 아쉬워 할 때 퇴임식을 하고 떠나는 모습은 아름답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말도 있고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둔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동안 여러 계층의 퇴임식을 보아왔지만 식장을 빌려서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퇴임식을 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눈발이 날리는 일요일 제 2금융권의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퇴임식에 회원자격으로 참석하였다. 식장에는 많은 축하객이 모여들었다. 축하무대에 이어 화기(和氣)가 넘치는 가운데 주인공인 강 칠원 이사장 내외분이 입장한 다음 31년간의 걸어온 길이 영상으로 소개되었다. 내빈소개도 참석한 단체소개로 지루하지 않았다. 대학교수인 큰아들 의사부부와 둘째아들은 약사부부로 키워 부러움의 박수를 받았다. 형식에 억매이지 않고 임직원과 가족을 소개하면서 사진촬영도 겸해 화목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퇴임사도 재임기간 겪었던 애환을 토로하는 격의 없는 말씀에 축하객에게 감동으로 전달되었다. 제천시 금성면 양화리가 고향인 강 이사장은 스승의 날이 되면 어린 시절 은사님을 찾아뵙고 식사대접과 함께 선물을 드리는 일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해왔고 고향 발전을 위해 발전기금을 지원해준 공로로 고향대표가 감사패를 전하는 모습도 훈훈하였다. 지난 12일 42년차 총회에서 장학금과 좀 도리 운동 후원 2천100만원, 복지사업비 1천500만 원 등 총 1억900만 원 상당이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일을 22년째 통 큰 나눔을 이어왔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각 급 학교에 장학금 7천300만원을 전달하였다. 문화새마을금고는 1998년부터 시작한 장학금 지원사업으로 그동안 10억3천여 만 원을 지원하는 등 끊임없이 지역 인재 양성에 기여해왔다. 충북도내 북부 최대금고로 성장시킨 강칠원 이사장은 재임기간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현재 자산 3천51억 원, 공제 3천562억 원, 자기자본 375억 원의 2만여 회원을 보유한 금고로 성장시켰다. 2019년도엔 충북경영평가대회 최우수상 수상금고가 되었으며, 사랑의 좀 도리 운동 전국최우수상, 행정자치부장관상, 대통령 표창도 수상하였다. 본점과 문화지점, 서 충주신도시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본점 2층엔 스포츠댄스교실, 3층엔 서예교실, 노래교실, 한시교실, 시조문학회, 소회의실, 대회의실 등을 두고 시민과 함께 운영하면서 공동체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엔 점원생활로 시작하여 미곡상(米穀商)을 바탕으로 자수성가(自手成家)를 한 입지전(立志傳)적 인물로 알려졌다.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천자문, 동몽선습, 명심보감, 소학, 대학 논어까지 독학으로 공부하여 배움의 열정을 불태워 국립충주대학교에서 경영학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등 유림으로서 본보기를 보이는 분이다. 사회봉사활동으로는 내외분이 호암지 공원에 나무를 심고, 쓰레기 수거활동을 벌이며 자연환경보호에 앞장서 왔다고 한다. 30여년 금고를 이끌어 오면서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직원이 12억을 비롯하여 세 번의 금고사고를 맞아 심적 고통을 받아 건강이 악화되어 고생하였다고 한다. 금고사고를 수습하며 부족분은 사비(私費)로 해결하는 어려운 고비도 넘겼다는 이야기는 회원들의 신뢰를 얻는 바탕이 되었다. 공적직책을 맡아 자리에 한번 오르면 내려 올 줄을 모르고 오래도록 누리려는 사람들의 끝이 좋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때를 알고 후진에게 넘기고 물러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식장을 나서니 하늘도 감동하였는지 함박눈이 날려서 아름다운 퇴임을 축하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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