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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올해 설 명절은 토요일이 설날이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나흘 연휴를 보내게 되었다. 우리민족의 전통명절은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시기로 오랜 세월 전통 민속명절이라 자발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추석과 설은 귀성전쟁이라 할 정도로 사람을 짐짝처럼 취급하던 50 ~ 60년대에 비하면 교통기관과 도로가 많이 좋아져서 자가용을 타고 고향을 찾아가는 행렬을 보면 전통문화가 대하(大河)처럼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 종가의 종손들은 귀성행렬에 함께 할 수 없다. 지금은 중년이 된 딸이 어린 시절에"아빠 우리는 언제 명절 쇠러가요·"하는 것이었다. 어린 마음에 때때옷을 입고 선물을 들고 귀성나들이 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필자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이중과세를 막으려고 정부에서 신정을 쇠도록 강제했었다. 차례를 지내고 학교에 등교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민속명절인 추석과 설날은 3일간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휴일과 겹치면 대체공휴일까지 만들어 쉬게 하는 좋은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가정마다 가족제도는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또 다른 변화는 가족제도가 허물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독주택에 대가족이 모여 살다가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늘어나면서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부터 부모와 함께 사는 가정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3대가 함께 살던 시절에는 밥상머리교육을 하며 가문의 전통과 가풍이 이어져 왔는데, 오늘날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하여 따뜻한 가족의 정을 느끼지 못하며 고독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집안에서도 각자의 방에 들어가면 가족과의 대화가 사라지고 만다.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핸드폰이 사람과 사람의 정을 이어주는 대화를 단절시키는 도구가 되어버렸다. 심지어(甚至於) 젊은 세대들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면서도 대화를 말이 아닌 문자로 한다고 하니 인간이 기계문명의 지배를 받으며 인간의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씁쓸하기 짝이 없다. 농경사회에서는 설 명절에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하면서 화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척사대회를 하며 이웃의 정을 느꼈고 농악놀이를 하며 흥겹게 명절을 즐기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우리 집은 설날 저녁이 되면 집안이 떠들썩하다. 그 이유는 아내의 생일이 설 다음날이기 때문이다. 신혼 초에는 아내 생일을 맞아 외식이라도 할라치면 식당이 대부분 영업을 하지 않아서 그냥 집으로 돌아와서 명절음식으로 대신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이 결혼하여 손자를 데리고 사위까지 찾아오면 완전 잔치분위기로 보낸다. 지난 해 혼인한 며느리가 들어와서 맞는 첫 생일이라서 더욱 좋아하였다. 식당도 명절대목을 보려는 집이 많아서 생일이 너무 좋은 날이라며 좋아한다. 평일이 생일이면 미리 주말에 앞당겨서 생일을 해먹는데 아내 생일은 매년 휴일인데다가 명절음식도 풍성하고 형제 조카들까지 참석하여 매년 환갑잔치를 하는 기분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중화요리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몰려와 뒤풀이 까지 하며 매년 온 가족의 축하를 받으니 좋은 날에 태어났다고 말해주면 이제는 좋아한다. 설 명절은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오면서 조상에 대한 감사를 느끼며 가족의 소중함을 온정으로 느끼는 시기이다. 설 명절에는 온 가족이 한복을 입고 모여앉아 가족 간의 호칭이나 훌륭한 조상의 얼을 본받고 조상님의 업적을 전해주며 가풍을 이어가는 화목한자리를 마련하는 가정의 모습이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설 명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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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