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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노자 도덕경 2장에 유무상생(有無相生)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풀이하면'있고 없음이 서로 낳는다.'는 말입니다. 아주 쉬운 말 같은데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이어지는 말은 어렵고 쉬움이 서로 서로 만들고(難易相成), 길고 짧음이 서로 꼴을 이루고(長短相形), 높고 낮음이 서로 기울고(高下相傾), 가락과 소리가 서로 어울리고(音聲相和), 앞과 뒤가 서로 따른다.(前後相隨)까지 읽으면 어렴풋이 닥아 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有無相生은 있음은 없는데서 나오고 없음은 있는데서 나온다는 말입니다. 즉 모든 것이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오늘 있는 것이 내일은 없을 수 있고, 오늘 없었던 것이 내일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難易相成은 어려움은 쉬운데서 만들어지고, 쉬움은 어려운데서 만들어 집니다. 즉 이것이 어려운 것은 쉬운 것보다 어려운 것이며, 이것이 쉬운 것은 어려운 것보다 쉽기 때문입니다. 長短相形은 긴 것은 짧은 것과 견주어 긴 것이고, 짧은 것은 긴 것과 견주어 짧은 것입니다. 즉 한 팔은 한 뼘보다 길지만 한 팔은 한길 보다는 짧은 것입니다. 高下相傾은 높음은 낮은 데로 기울고, 낮음은 높은 데로 기웁니다. 즉 높은 것은 낮은 것보다 높은 것이고, 낮은 것은 높은 것보다 낮은 것입니다. 키다리는 난쟁이 보다 키다리이지만 난쟁이는 키다리에 비해 난쟁이인 것입니다. 音聲相和는 가락은 소리를 타고 소리는 가락을 타기 때문에 가락과 소리는 어우러지는 것입니다. 가락 없는 노래도 없고 소리 없는 노래도 없습니다. 前後相隨는 앞의 것은 뒤의 것에 쫒기며 뒤의 것은 앞의 것을 따릅니다. 앞은 뒤보다 앞서고, 뒤는 앞보다 뒤처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은 함이 없는 일에 머물고, 말하지 않는 가르침을 행한다고 합니다. 만물을 만들었으나 말이 없고(萬物作焉而不辭), 낳으면서도 갖지 않고(生而不有), 하면서도 자랑하지 않고(爲而不恃), 공이 이루어지면 머물지 않고(功成而弗居)고 떠난다고 하였습니다. 11장에도 유무상생을 배울 수 있습니다. 수레바퀴의 바큇살이 한 곳으로 모여 가운데가 비어 있기 때문에 돌아가는 것입니다. 즉 없음을 만나야 수레가 쓸모 있게 됩니다. (三十輻, 共一轂, 當其無,有車之用), 흙을 이겨 차지게 하여 그릇을 만드는 까닭은 빈 곳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그릇의 빈 공간(無)을 만나야 그릇이 쓸모가 있게 됩니다.(埏埴以爲器, 當其無,有器之用), 문이나 창을 뚫어 방을 만드는 까닭은 방의 빈 공간을 쓰려는 것이므로 없음(無)을 만나야 방이 쓸모 있게 됩니다.(鑿戶牖(爽)以爲室,當其無,有室之用), 따라서 있음(有)의 유익함은 없음(無)의 쓰임(用)에 있는 것입니다.(故有之以爲利,無之以爲用) 즉 유무(有無)가 별개가 아니고 서로 상생(相生)하는 것입니다. 바퀴도 가운데가 비어있기 때문에 원운동을 가능하게 하고, 구기 종목의 모든 공(球)도 둥근 모양의 속은 공기로 채워져 비어있기 때문에 굴러가고 튀어 오르고 변화무쌍한 묘기가 연출되는 것입니다, 그릇도 눈에 보이는 것은 그릇의 모양이지만 그 쓰임은 그릇의 빈 공간입니다. 집도 비바람을 막아주고 더위와 추위로부터 사람을 보호 해주지만 빈 공간이 있기 때문에 삶의 보금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집의 쓰임은 겉모습이 아니라 생활하는 빈 공간입니다. 즉 겉으로 보이는 것이 쓸모 있는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빈곳이 쓸모가 있고 필요한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이익이 되려면 보이지 않는 것을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없음은 있음을 쓸모 있게 해줍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노자 철학에서 유무상생(有無相生)을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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