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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11.20 14:10:32
  • 최종수정2023.11.20 14:10:32

이찬재

충주향교 전교·시조시인

노란 은행잎이 가로수 밑에 융단처럼 펼쳐진 만추의 계절에 충주시조문학회회원 십여 명이 남구만의 약천집(藥泉集)기록을 보고 수소문 끝에 태어난 옛 집터를 답사하였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 지리 우지진다."시조는 중년세대 이상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시조이다. 남구만(1629~1711)선생은 인조 7년 1629년 12월 3일에 외가 루암(樓巖)리(지금은 대소원면 검단리)에서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외가는 안동 권 씨이고 외조부는 권엽으로 묘소와 비석이 옛집 뒷산에 있으며 12대 종손이 집을 지키고 있다. 남구만 선생은 루암리에서 다섯 살까지 자랐다고 하며 올해가 탄생 395년이 되는 해이다. 약천은 어려서 외증조모인 이 씨 부인에게 글을 배우다가 고향인 홍성에서 부친에게 가학(家學)을 전수받고 향선생(鄕先生)에게 글을 배우기도 했다. 14세부터 다시 외가에 와서 4년 정도 살았다는 기록도 있다. 18세 때 부친을 따라 서울로 올라가 내외종으로 근친이었던 김익희(金益熙)에게 의탁했는데 김장생의 손자이다. 당시 유림의 종장(宗長)이었던 송준길(宋浚吉)문하에서 수학을 했다. 대표 관직은 교리(校理), 대사성(大司成), 안변부사, 함경도관찰사, 형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지내 효종·현종·숙종 때 3대 정승을 지낸 뛰어난 인물이다. 남구만 선생은 당시 정치 운영의 중심인물로 정치, 경제, 행정, 군정, 인재등용, 의례 등 국정전반에 걸쳐 경륜을 폈을 뿐 아니라 문장에 뛰어나 책문(冊文) 반교문(頒敎文) 묘지명(墓誌銘)등을 많이 썼다. 약천(藥泉) 남구만선생이 태어난 옛집은 한국전쟁에 전소되어 바로 옆에 세 채의 한옥이 남아있다. 남구만 선생이 충주외가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충주시민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는데 충주출신 전 대진대학교 명예교수 서범석(시인, 국문학박사)교수가 강의 자료를 찾다가 약천집에서 충주 루암리 외가에서 출생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이 사실을 충주지역에 알리려고 충주신문에 두 차례 글을 기고한바 있다. 충주시조문학회에서 이런 사실을 근거로 현지답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유물이나 유적지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종손 권용갑(權容甲)의 선친이신 권순철(權純徹)전직 교장님의 구전(口傳)을 아들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었다. 남구만 선생의 고향은 충남 홍성이다. 필자가 다녀온 홍성구항면 거북이마을에 초당(草堂)이 있고, 관직에서 물러나 살다가 묘소가 있는 용인에서도 문화제를 한다. 잠시 유배생활을 했던 동해시에는 약천사라는 사당을 지어 지역문화행사를 하고 있는데 외가이지만 실제로 태어난 충주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 사료는 너무 빈약하지만 학술연구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널리 알려진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 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이렀느냐· /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하나니』를 읊으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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