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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중앙정부 경험 살려 충북 위해 일할 것"

  • 웹출고시간2018.02.11 19:30:00
  • 최종수정2018.02.11 18:09:26
[충북일보] 그는 젠틀맨이다. 먼저 화를 내는 법이 없다. 늘 상대방을 얘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인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실세 중 한 명인 노영민 주중대사의 복심(腹心)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취임 100일을 앞두고 충북일보를 방문해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 내내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터뷰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이 부지사는 문재인 국정과 이시종 도정의 연결고리가 분명했다.
 
◇정무부지사 취임 100일이 됐다. 어떻게 지냈나.

"날짜를 의식하지 못했는데 벌써 100일이 됐다. 도정의 넓은 범위와 세밀한 정책들을 100일에 파악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지난 100일은 도의 행정과 정책을 파악하고, 도와 도민 간 소통의 흐름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100일 동안 특별히 집중한 정책은.

"도의 정책 시행에 있어 도민과의 소통과 도민 참여 및 조직 내 각 부서 간 협업과 융·복합이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느꼈다. 새로 온 부지사가 특정 분야와 사업들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해 왔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모든 분야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예산문제와 중앙부처와 현안 관련 사항, 기존 야당소속 충북지사가 할 수 없었던 청와대와의 소통에 많은 공을 들였다. 도의 중요한 정책들을 청와대가 이해하고, 현안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취임 당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많은 분들이 도와줬으며 후하게 평가해줬다. 정파적 이해관계 때문에 취임한 것이 아니다. 또한 오랜 국회 경험을 바탕으로 야당 등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문제가 활동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자연스럽게 보여준 모습들 때문에 초반의 우려가 단지 우려일 뿐이었다고 인식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10년 이상 국회 보좌관 경험이 있고,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일하면서 지역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사를 돕기 위해 본인 정치를 마다하고 또 다시 참모를 맡은 이유는 무엇인가.

"'임기 말'에 대한 정치적 의미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충북 도정과 연결과정 속에서 제가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지방선거와 관련된 의미 부여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5~6개월간 청와대 생활을 한 사이에 새 정부의 큰 밑그림이 그려졌다. 새 정부의 향후 5년간 계획이 충북과 같은 흐름으로 가는 것이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새 정부에 맞춰 발전전략을 짜는 충북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취임 후 집중했던 청주공항 모기지 항공사 유치가 무산됐다. 원인과 앞으로 복안은.

"LCC 문제에 깊이 관여했던 입장에서 보면, 실패라고 규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아직 진행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청주공항과 국내 항공 전체의 여러 가지 문제 등 우려했던 주도적 조건들을 봤을 때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었다. 에어로케이도 이 점을 이해하고, 포기하지 않고 이후 계획들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도 충북에 조언하고 있다. (모기지 항공사 유치는)국내 항공 교통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수급 조건에 맞춰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항공업계뿐 아니라 항공서비스를 받는 국민들에게 불안정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

◇지근거리에서 본 이시종 지사의 업무 스타일은.

"정말 많이 놀랐다. 이 지사가 전체의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들을 볼 수 있었다. 밖에서 볼 때는 '왜 저런 일을 할까'라는 의구심도 있었고 '이걸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누구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촘촘하게 하나하나의 일을 해나가며, 그것이 모여 하나의 충북도정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제가 모든 직원을 상대해 볼 수는 없었지만 국·과장 등 업무과정에서 만난 분들은 지사와 호흡이 잘 맞았다. 구성원 간 일체감이 잘 형성되어 있다고 느낀다."

◇이 지사의 철학이 담겨있는 '영충호', '강호축'에 대해 어떤 개념을 갖고 있나.

"이시종 지사의 '영충호·강호축' 철학은 충북이 국토의 공간적 중심뿐 아니라 정책에 있어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중심지향론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충북이 변두리에서 보조자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충북을 중심에 놓겠다는 기본철학이 깔려있다. 굉장히 올바르고 중요한 지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중앙정부 및 전국적인 공감 여부가 현재 남아있는 숙제다.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함께 지향하는 정책이 된다면, '영충호·강호축'은 큰 효과를 낼 것이다. 적절한 문제 제기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충북 도정의 선택과 집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막대한 국가 예산의 투입이 지역발전에 효율적인가'는 각자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다만 양적인 투여뿐 아니라 효율적인 측면을 봐야 한다.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이 추진해 온 바이오산업과 신 재생에너지사업은 어느 특정 부분에 예산을 집중 투입할 일이 아니다. 작은 부분들이 모여 큰 결과를 만드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충북은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지향이 집중화돼 있다고 생각한다."
◇노영민 주중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 어떻게 보나.

"현재 많이 떨어져 있어 최근 노 대사의 상황과 생각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본다면 여러 가지 정치적 고려를 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주중대사로 출발했고, 한중관계에서 여러 가지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기보다는 중국대사로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술을 전혀 못하는데도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술을 못 마셔서 제가 불편한 점은 없지만 저를 만나는 분들 가운데 가끔 불편해하는 분들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갖고 있다면 그것이 일상이 돼 상황에 적응을 하듯 저에게는 술이 그렇다. 술이 통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저에게는 처음부터 (술이) 없는 기능 이였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 상대의 생각을 헤아리고, 상대방과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공통점을 찾아 함께 가려는 노력들이 술을 마시는 신체적 기능을 대신해 몸에 배어 있다고 생각한다."

◇50대의 젊은 리더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다. 이 부지사도 자주 거론되는데.

"(권유가)많이 있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출마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정무부지사로 오니 더 구체적인 질문들을 받는다. 늘 이야기하듯 어떤 것을 정해놓고 가지는 않는다. 그냥 꾸준히 가다 보면 현재를 살았던 결과물로 새로운 미래가 온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상황을 본다면 변화가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연륜·경험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요구가 적절히 조화를 이뤘을 때, 사회발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변화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열망이 더 필요하다. 변화와 연륜·경험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차후에 출마한다면, 어떤 선출직에 관심이 있나.

"저를 보고 사람들이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한다.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도민들과 호흡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게 어떤 자리라도 상관없다. 도민들과 충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영역에 있다면 어떤 자리도 관계없다."

◇본보가 창간 15주년을 맞는다. 본보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충북의 발전을 위해 도민과 도정, 모든 행정단위와 시·도민 간 소통은 굉장히 중요하며, 이를 위한 언론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충북일보가 지역에 필요한 부분을 한발 먼저 얘기하고, 방향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제시한 미호천 시대와 같이 중요한 주제를 먼저 제시한 것도 고맙고, 이런 언론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도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주제들을 잘 발굴하면서 여론을 잘 형성해 충북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 주기길 바란다. 창간 1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163만 충북도민들께 당부의 말씀은.

"여기까지 온 과정에서 정말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국회와 청와대를 거쳐 충북에 왔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지금은 정말 잘 왔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중앙·지역 인맥을 잘 버무려 조화롭게 일 할 수 있는 것에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또한 따뜻하게 대해주신 도민들께 고맙다. 취임 100일이 되니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더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지금은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열심히 하겠다."

/ 대담=김동민 편집국장·정리=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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