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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

지방분권 개헌 운동 선구자

  • 웹출고시간2018.01.15 21:09:11
  • 최종수정2018.01.15 21:09:11

편집자

새 헌법이 국민의 곁으로 한발 다가오고 있다. 헌법은 1948년 7월 17일 공포된 후 1987년 10월 29일까지 총 9차례 개정됐으며 31년 만인 올해 열 번째 개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르면 6·13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개헌은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분산하는 권력구조 개편과 지방분권 실현이 핵심이다. 충북 NGO 활동가 1세대로, 지방분권개헌충북본부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지방분권 개헌 운동의 선봉에 서 있는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을 만나 지방분권 개헌의 주요 쟁점과 지역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김동민 편집국장
[충북일보] ◇개헌 절차가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6월 개헌투표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헌안은 국회나 대통령이 발의할 수 있다. 국회 발의는 여야 합의가 필요한 만큼 2월 말 3월 초까지 국회 단일안이 나와야 한다. 6월 13일 개헌 투표를 하려면 개헌안 공고(20일 이상), 국회의결(60일 이내), 국민투표(의결 30일 이내) 등 관련 절차가 필요한 만큼 늦어도 3월 초 까지는 국회에서 개헌안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해도 국회의 2/3 이상 동의가 필요한 만큼 한국당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6월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를 동시에 하는 것을 반대하고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한국당이 계속 반대를 하면 국회 발의, 근본적으로 국민투표로 가기가 어렵다."

◇여아가 대립하는 것은 권력구조 때문인가.

 "그게 유감이다. 권력구조 개편은 여야가 빨리 타협을 봐야 한다. 국회 개헌 특위가 1년 넘게 활동했지만 지금까지 허송세월 보내고 이제 와서 논의하자는 것은 잘못됐다. 역대 국회의장 모두 개헌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었다. 국회가 연구용역을 주고 개헌안을 여러번 만들었다. 이미 상당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정리가 돼 있다. 핵심내용인 정부형태, 즉 권력구조 개편문제는 합의가 필요하다. 정치권이 개헌을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문제다. 헌법 개정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닌데 여야가 모두 속으로는 그렇게 접근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당은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없는가.

 "야당이 반대한다 하더라도 여당은 국회 안에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끊임없이 설득하고 타협해야 한다. 국회에서 결의하는 건 협상, 타협의 결과이기 때문에 여당이 주장하는 야당의 목소리만 관철하지 말고 야당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청와대와 송재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 나소열 대통령비서실 자치분권비서관을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나 대통령이 나서면 야당이 반발해 어렵다고 말하지만, 그럴수록 정부가 더 개헌안을 만들어 야당과 국회에 제안, 빨리 타협을 보도록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 개헌을 원하는데 정치권과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반영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국민발의 형태로 국회와 청와대에 요구할 수 없나.

"지방분권개헌 운동 진영의 최대 조직에서 지방분권 국민회의차원에서 개헌안을 만들었다. 핵심내용은 첫 번째는 지방분권 국가선언을 해야 한다. 국가의 원리 자체가 지방분권 국가라는 것을 프랑스처럼 헌법에 명시하고 주민자치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을 하자는 게 근간을 이룬다. 자치입법권, 자치 조직권, 자치 재정권을 기본적으로 보장하자고 하는 거고 덧붙여 문재인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처럼 지역 복지권도 얘기가 되고 있다. 또 하나는 국민의 직접민주제다. 국민발안·국민소환·국민투표·헌법 개정 발안권까지, 지역으로 내려와서는 주민발안, 주민소환, 주민투표 보장을 통해 지방자치권이 주민자치로 이뤄지도록 하자는 거다. 정부형태를 명시하고 중앙정부, 광역정부, 기초정부에 대한 각각의 고유 사무를 배분(보충성의 원칙)하고 기초가 못하는 것은 광역, 광역이 못하는 국방외교 통일은 중앙정부가 맡자는 식이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조합장 선거 등을 원샷으로 바꿀 필요는 없나.

"선거가 많다는 것에 공감한다. 바꿔야 하는 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선거가 많아 한 번에 하는 것은 문제고 한꺼번에 다 바꾸는 것도 문제가 있다. 1/3이나 절반씩 선거를 해서 연속성 가질 필요가 있다. 지방의회의 경우 한꺼번에 다 바꿔서 초선의원들이 많아 질 경우 의회 운영에 전체적으로 미숙해서 의회가 다시 새롭게 시작해 여러 가지를 답습하는 문제가 있다. 헌법을 바꿀 때 선거 제도도 같이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비례대표 강화다. 소선거구제의 경우 전체 득표를 볼 때 득표율 따라 의석 배분해야 하는 데 승자 독식이기 때문에 1등을 많이 한 곳이 쓸고 간다."
◇IT강국인 우리나라에서 광역단체가 꼭 필요하나.

"지방분권 차원에서 (행정단계 간소화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2000년대 초반 주장한 게 행정단계를 한 단계를 줄이자는 것이었다. 옥상옥으로 행정의 비효율만 가져오는 행안부를 없애자는 주장도 나왔었다. 현재는 시도를 통합해야 한다.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해 한 단계 광역단위를 없앨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기초 행정단위는 크다. 최근 증평군에 대해 연구 중이다. 증평이 좋은 성과 시사점을 많이 내고 있다. 자치단체가 작은 것이 효율적이고 급변하는 현대시대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광역을 없앤다면 서로 기초 간, 권역 간에 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행정적으로 국가 차원 제도로 보면 인접 지자체간에 공동으로 책임지고 해결하는 부분은 인센티브를 주거나 그런 걸 의무화 시킬 필요가 있다. 환경기초시설인 매립장, 소각장은 모든 지자체에 다 있을 필요가 없다. 진천·음성의 경우 쓰레기매립장을 같이 사용한 적이 있다. 이런 것을 중앙정부차원에서 제도화하고 권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경제는 많은 학자들이 광역경제권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고 저도 공감한다."

◇문재인 정부의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어떻게 보나.

"원칙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대한다. 현재 지역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송재호 위원장에게 의견을 냈다. 수도권을 지속관리발전 차원에서 어떻게 발전시킬 건지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 비수도권은 비수도권대로 규정과 전략들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마련이 되면 비수도권에서 무조건 수도권 규제완화를 반대하지 않을 수 있다. 범국민적 논의를 통해 수도권 비수도권의 구분없이 사회적 합의 필요하다. 옥신각신 하는 게 아니고 서로 양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해찬 의원의 돌출행동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KTX 세종역 설치문제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으로 (이해찬 의원은) 저와 대립하고 충돌하는 상황이다. 이해찬 의원과 이춘희 세종시장이 충청권 주체들과 논의가 부족한 것이 문제다. 법안 발의도 충청권이 아닌 타 지역구 의원과 발의했다. 이 부분을 가장 비판하고 실망할 수밖에 없다. 세종시 건설을 위해 노력한 충청권과 최소한의 소통도 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세종역, 행복도시특별법 개정안이다 이 부분이 가장 걱정이다. 2030년까지 세종시가 완성돼야 하는데 세종시 건설 목적에 가장 저해되는 요인이다.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 전문가 그룹들이 세종시가 충청권과 상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고 중앙정부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청주공항 모기지가 무산됐다. 반면 무안공항 KTX 경유가 확정됐다. 무엇이 문제였나.

"호남은 정파를 초월해 민관이 똘똘 뭉쳤다. 반면 청주공항 모기지 항공사를 돌아보면 우리는 정치권이 따로 놀고 충청권 전체도 이것을 위해 힘을 모으지 않았다. 정부나 누굴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에어로케이도 너무 낙관하고 경솔했다는 생각이 든다. 국토부의 면허 자문회의 위원이 무구인지 다 알고 있어야 했고 내부 논의된 게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 대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간과된 게 있다."

◇대선에서 충북은 문 대통령을 전폭 지지했다. 그런데 인사홀대론이 있다.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청와대에 가장 힘을 발휘하는 것은 비서관인데 비서관급이 없다. 비서관급 정도가 돼야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 충북의 정치권과 문재인 정부는 이 부분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또 하나 문제는 충북이 40~50대가 가장 에너지가 많고 활발하고 네트워크가 확장된 그룹인데 이 그룹들이 못 크고 있다.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격차가 매우 벌어져 있다. 40~50대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커야 하는 것도 있겠지만 지역의 정치권이 노력을 해야 한다."

◇본보가 신년화두로 미호천시대를 천명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충북일보가 미호천 시대를 제시한 건 매우 잘했다. 청원과 청주가 행정구역을 통합하면서 미호천 시대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하천 주변에 제방과 도로를 만들어 하천 주변에 수변구역이 만들어지는 것을 저해하거나 차단하고 있다. 외국은 하천과 도로 사이에 수변공간이 조성돼 문화가 생긴다. 이제부터라도 미호천 양옆에 큰 숲을 조성해서 시민들이 와서 휴식하고, 스포츠를 하고, 레크레이션, 문화향유 등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호천이 중심이 될 것이다. 미호천 양 옆을 시민들이 머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조언은.

"지방분권 개헌, 국가균형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사명이고 과제다. 정치권도 정략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해야 한다. 지방분권 개헌을 하지 않는 것은 국가적인 불행이 될 것이다. 국가와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지역입장에서는 미래가 암울해 진다. 정부와 대통령, 국회 비롯한 정치권이 지방분권개헌을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 지난해 대선 공약대로 지켜야 한다. 도민들도 정파, 이념, 지역을 떠나 한 목소리를 내서 힘을 모아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충북일보가 적극적으로 이런 노력을 해줘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지역 언론으로서 든든한 역할 다 해주시길 바란다."

/ 정리=안순자·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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