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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

  • 웹출고시간2018.10.21 20:03:41
  • 최종수정2018.12.16 18:28:50
[충북일보]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50~60대인 사람들은 모두 다 공감하는 말이다. 절실 할수록 더 노력하고, 어려 울수록 뼈를 깎는 인고(忍苦)의 세월을 견딘 CEO들이 적지 않다.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 그의 이력과 언변을 보면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의 표상(表象)이라는 사실을 금세 확인할 수 있다. 김 회장을 만나 고향을 향한 큰 그림이 무엇인지를 들어봤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주요 업무는

"국민 재산권 보호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1989년 설립됐고, 2016년 법정단체가 됐다. 주요 업무로는 감정평가제도 개선, 감정평가사 지도·관리 및 연수, 국토교통부장관 위탁업무 등이 있다. 그리고 올바른 부동산 문화 정착을 위해 부동산 감동교실을 운영하고, 국민에 봉사하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자 사회공헌사업도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

◇충북 출신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나

"저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을 늘 생각하면서 자랐다. 아주 어릴 적 아버님께서 작고하셔서 홀어머님이 저를 어렵게 키웠다. 초등학교 시절 함께 자란 친구들이 아버지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거리를 다니는 것이 참 부러웠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아버님이 계신 친구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면서도 약자들과 바른 세상에 관심을 더 갖게 되어 노동조합 활동, 참여연대 활동 등을 하게 됐는데, 아마도 장준하 선생의 돌베개 책이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올해 협회장에 당선됐다. 어떤 공약을 제시했나

"크게 시장 확대, 업계통합, 자격보호, 협회개혁을 공약사항으로 제시했다. 공약사항을 반드시 이루기 위해 올해 초 직제를 모두 개편했다. 그리고 국민에 봉사하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신념으로 일했다. 임직원의 노력과 회원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다소 미흡한 점이 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고, 공약이행 상황은 협회 회원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공개하고 있다."

◇최근 정부·여당에서 거론하고 있는 토지공개념에 대한 생각은

"토지공개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국토가 협소하고 밀도 있는 개발이 이뤄지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토지공개념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토지공개념은 토지에 대한 사유재산권은 인정하되, 국민의 공공복리를 위해서는 토지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토지를 투기의 대상이 아닌 이용과 공유의 개념으로 인식해야 올바른 부동산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토지공개념을 사회주의적 발상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토지공개념이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것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복리를 위해 제약을 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들이 토지를 수용당하는 제약을 받더라도, 그러한 특별한 희생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사회주의 헌법은 사유재산권을 완전 무시하고 소유 자체를 국가만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혹시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과 우리가 통일을 했을 때 토지소유 개념을 어떻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나

"북한의 토지는 북한정부 또는 협동단체가 소유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따라서 통일 후 북한의 토지소유 개념은 공공임대의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토지를 실제 사용하는 이용자에게 임대해 주는 방식이다. 통일 초기 토지를 전면적으로 사유화하는 것은 통일정부에 많은 부담을 줄 수 있고, 토지공공임대는 북한 토지의 사유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투기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토지에 대한 소유개념이 강하다. 이런 상태에서 공개념 도입이 가능하다고 보나

"토지공개념은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았을 뿐, 현재 토지공개념은 일정부분 반영돼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토지공개념은 개인적 소유권은 인정하되 이용은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공공복리로 인해 국민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헌법에 명시돼 있다. 감정평가사는 국민의 정당한 보상을 위해 공정하게 평가를 해야 하며, 국민 재산권 보호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감정평가와 관련된 국민들의 평가는 많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실거래가'와 '공시지가'는 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나

"공시지가와 실거래가가 차이 나는 이유는 지역별 적정 가격 설정 기준점이 부실하고, 결정된 가격의 검증 과정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공시지가와 실거래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감정평가사가 평가한 가격을 지역별 시세위원회에서 검토·검증할 수 있는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감정평가사에게 정보 접근 허용, 실질 조사권 등 행정적인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보다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고, 공시지가 현실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감정원 출신으로 알고 있다. 감정원과 감정평가사협회 업역은 어떻게 구분되나

"지난 2016년 감정평가 3법이 제·개정되면서 감정평가업계와 감정원의 업무영역은 어느 정도 구분됐다. 감정평가 3법에 따라 감정원은 감정평가를 할 수 없다. 다만, 감정원은 공동주택가격 및 표준주택가격 조사·산정업무를 하고 있고, 그 밖에 지가변동률,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등을 조사·산정이라는 명분하에 업무를 하고 있다. 저는 감정원이 설립목적에 맞게 부동산 통계 생산 및 부동산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기반으로 협회와 감정원은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정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또한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서로 협력해 각자의 부동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조직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다."

◇어릴 적 고향에서 어떤 유년기를 보냈나

"우리 세대가 대부분 그랬듯이 생활이 어려웠다. 저는 충북 괴산군 사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음성으로 전학을 하게 됐는데, 이것이 제게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지금처럼 활동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된 것이 음성 전학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자랑 같아 수줍지만 작은 분교 규모인 백마초등학교에서 4배 이상 학생 수가 많은 음성 수봉초등학교로 전학을 와서 첫 번째 월례고사에서 1등을 하는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웅변대회, 자유교양대회, 과학 실기대회, 학교 축구선수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금의 적극적인 성격이 형성된 것 같아 음성에서의 성장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프로필을 보니 충북참여연대에서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와 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기본적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2010년부터 청주에서 감정평가사로 활동을 하게 됐는데 그때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방언론 육성정책을 폈다. 저도 지방언론 육성정책에 동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청주에 있는 작은 언론사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충북참여연대 공동상임위원장을 만나게 됐고,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참여연대 활동가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것이 세상을 좀 더 바르게 보게 만드는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

◇국회의원들의 정책특보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주로 부동산 정책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책적으로 가장 쟁점이 되는 사례는 무엇인가

"제가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고 있으니 이런 내용을 포함해 국회의원들이 관심이 있는 지역균형발전 문제, 지방분권 문제, 노동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가장 쟁점이 되는 사례는 올바른 감정평가제도와 공시제도 정착을 통해 국민재산권을 보호하고, 과세의 형평성을 바로잡음으로써 궁극적으로 부동산 소비자 보호운동에 나서는 것이었다."

◇충북도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우리 충북도는 GDP 규모가 3%에 불과하고 국가 기간 철도 축에서 벗어나 있다. 또한, 바다에 접하고 있지 않아 발전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음성도 또한 마찬가지다. 발전하려면 사람들이 많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일자리도 생기고 돈도 흐른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 기업 뿐 아니라 전국의 기업들이 이전해 오도록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전과 함께 직원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학교를 육성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음성과 충북에 정주인구가 늘어나면 경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

◇50대 후반으로 고향과 국가를 위해 더 큰 일을 하실 생각은 없나

"지금도 노력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좀 더 노력해서 고향과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있으면 하고자 한다."

◇끝으로 163만 도민들께 당부의 말씀은

"우리 감정평가사는 국민 재산권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만큼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도민 여러분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주어진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대담=김동민 편집국장·정리=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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