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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남택화 충북지방경찰청장

선거사범에 무관용 원칙 적용 수사
"사회적 약자에겐 민중의 '지팡이'"
충북 출신 충북청장 "부담감 커"
"노인·아동·여성·다문화가정 등
약자 보호하는 경찰로 거듭날 것"

  • 웹출고시간2018.04.15 16:10:00
  • 최종수정2018.04.15 16:10:00
[충북일보] 초면의 남택화 청장은 기개(氣槪)가 출중한 장수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눌 수록 부드러운 미소는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했다. 6·13 지방선거를 60일 앞두고 충북지방경창청의 선거사범 대응전략이 궁금했다. 남 청장은 단호했다. 무관용 원칙 아래 오랫동안 선거사범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향 충북에서 3천500여 경찰가족의 수장(首長)을 맡고 있는 남 청장의 철학과 역점 시책 등을 들었다.
 
◇6·13 지방선거가 60일 앞으로 다가왔다. 향후 선거사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난 13일 도내 13개 경찰서에 선거사범 수사상황실 현판식을 진행한 뒤 본격적으로 상황실을 개소·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회 동시지방선거 당시 충북경찰은 85건, 130명의 선거사범을 수사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9건, 13명을 수사해 1명에 대한 수사는 종료한 상태다. 지방선거 특성상 선출 인원과 후보자가 많아 허위사실공표, 금품·향응제공 등 각종 불법선거사범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충북경찰은 상황실 개소 이전인 지난 2월 12일부터 충북청과 도내 12개 경찰서에 수사전담반 87명을 편성해 운영 중이다. 금품선거·흑색선전·여론조작·선거폭력·불법단체동원을 선거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5대 선거범죄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수사하겠다. 최근 선거운동의 추세는 사이버선거운동에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불법 사이버선거운동 사례가 어떤 것이 유행할지 촉각을 세우고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최근 미투(#Me Too)가 이슈다. 경찰 입장에서 어떻게 보고 있나.
 
"매우 조심스럽다. 개인적인 아픔도 아픔이지만, 제2의 목적을 갖고 폭로할 수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미투 관련 수사는 본청에서부터 지침과 매뉴얼이 정해져 있다. 담당 부서에도 이 같은 매뉴얼이 내려온 상태다. 법과 원칙에 맞게 피해가 확산되거나 실체가 없는 사실이 보도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수사에 임하고 있다."
 
◇충북 출신 청장이다. 고향으로 돌아온 감회가 남다를 텐데.
 
"음성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음성에서 보냈다. 이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 진학하며 고향을 떠났다. ROTC를 거쳐 강원도 양구군에서 헌병 장교로 복무했다. 지난 1987년 경찰간부생으로 경찰 입문한 뒤에도 청와대 101단에서 근무하며 항상 고향을 떠나 있었다. 1998년 경정으로 승진하면서 충북청 교통안전계장으로 1년 간 짧게 근무했다. 다시 서울 종로경찰서 교통과장, 청와대, 강원양구경찰서장, 서울청 보안1과장과 홍보담당관 등 타지 생활을 이어갔다. 경무관으로 승진하면서 2014년 충북청 차장으로 복귀했다. 당시에는 '높은 계급으로 승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성취감과 보람이 있었다. 하지만, 충북청장으로 부임했을 때 굉장한 부담감과 압박감이 있었다. 고향 출신으로서 충북경찰의 발전과 도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거웠다."
 
◇취임 직후 제천 참사가 발생했다. 사건 수습을 위해 어떻게 노력했나.

"부임 8일 만에 화재가 발생했다. 최초 보고를 받고 형사과장·정보과장 등 각 과장을 즉각 소집해 바로 제천으로 달려갔다. 현장에서 광역수사대·제천경찰서 직원 등 70여명이 넘는 경력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충북청 2부장의 지휘 아래 소방본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여러 기관과 유족들까지 포함한 수사본부였다. 가장 우선적으로 충북경찰이 해야 할 일은 사건의 정확한 실체규명과 유가족이 안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정보관이나 제천서 지구대장·파출소장 등 가용 경력을 모두 동원해 각 병원에 배치, 유가족들의 불편 사항 등을 최대한 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정확한 실체 규명을 위한 수사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경찰 내 인사적체가 심각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총경 승진자 2명 배출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총경 승진은 정책적 결단·정치적 고려 등의 요소가 가장 핵심일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이 직접 관여할 수는 없다. 총경 승진자 2명 배출을 위해서는 성과지표를 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지방청은 성과평가를 받는다. 성과평가야말로 그 지역 경찰들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평가를 잘 받는다면 정당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되는 셈이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취임 당시 '사회적 약자 보호'를 강조했다. 대표적 성과는.

"취임하면서 두 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현장지원. 둘째, 사회적 약자 보호다. 당시 충주 여경 사건으로 지휘부와 현장 간 불신감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장근무 경찰들이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는 분위기,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빠르게 개선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자는 의미였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다. 지팡이는 몸이 약하거나 불편한, 사회적 약자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다. 그동안 경찰은 정상적인 사람의 눈높이에서 업무를 해왔다. 충북도의 경우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5.9%. 25만3천여 명이다. 고령 사회인만큼 노인 안전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노인을 비롯한 아동·여성·다문화가정·북한이탈주민 등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약자들과 눈높이를 맞춰 치안업무를 펼치는 것이 경찰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사회적 약자 보호를 강조하게 됐다. 그 결과 현장에서는 '불필요한 일 줄이기 및 불합리한 업무 행태 개선'·'두드림 소통 게시판 운영', 사회적 약자 보호 부문에서는 불법 촬영 예방을 위한 안심스크린 설치·피해 여성 지원을 위한 나누미 약국 설치·여성 긴급 대피 지원을 위한 반딧불 편의점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 "
 
◇'셉테드(CPTED)'가 치안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셉테드 개념이 생겨난 지 20여년 정도 됐다. 셉테드는 범죄예방 환경설계다. 쉽게 말해 환경 개선을 통해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을 줄이는 것이다. 경찰은 항상 치안 현장에 셉테드를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내의 경우 청주중앙공원 등에서 셉테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울창한 나무로 내부가 보이지 않아 우범지대로 전락한 공원을 가지치기 등을 통해 환하게 만들어 가는 작업이다. 앞으로도 일상 생활공간에 셉테드를 적용해 범죄가 근접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당부의 말씀은.

"충북경찰은 3천500여명이다. 이외 일반직·의경 등까지 포함하면 4천300여명 정도다. 경찰가족이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163만여 명의 도민들이다. 충북경찰은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잊지 않고, 사명과 역할을 늘 일깨우며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경찰이 항상 곁에 있다는 생각으로 격려해주시면 신이 나서 더욱 열심히 치안활동에 임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부분에서 치안 요구를 발굴해 개선해 나가겠다. 경찰뿐 아니라 공공기관·자치단체·민간시민단체 등 도민 안전을 위해 모두 합심해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경찰업무에 대해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길 부탁드린다."

/ 대담=김동민 편집국장·정리=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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