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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나은숙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본부장

"직원들이 자부할 수 있는 직장, 도민과 발맞춰 가는 건협 만들 것"
봉명동 신사옥 건립 당시 사업부장 역임
충북 제2의 고향… 다시 돌아와 반가워
건협 전신 기생충박멸협회 당시 입사해
베테랑 중 베테랑… "노하우 결집해 발전"

  • 웹출고시간2017.07.25 21:13:59
  • 최종수정2017.07.25 21:13:59
[충북일보]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이하 건협 충·세지부)가 현재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자리를 잡은 지 2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도민의 건강을 공공(公共)의 이름 아래 책임지던 건협이 나은숙(여·57·사진) 신임 본부장 체제로 바뀌면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나 본부장은 지난 1일자로 건협 충·세지부 신임 본부장으로 부임했다.

전북 전주 출신인 나 본부장은 1978년 건협의 전신인 한국기생충박멸협회 시절 입사한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건협의 역사를 모두 겪은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협은 1964년 한국기생충박멸협회로 창립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기생충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던 가난한 나라였다. 기생충박멸협회의 창립 이유는 기생충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때만 해도 의료 선진국이었던 일본에서 기술 지원 등을 받아 왔다. 나 본부장이 건협에 처음 입사한 것도 이때다.

기생충박멸협회의 노력 덕분일까. 1980년대에 들어서자 우리나라 기생충감염률은 '0(제로)'에 가까워졌다. 상급기관이었던 보건복지부는 1982년 임무를 완수한 기생충박멸협회의 이름을 한국건강관리협회로 개칭하고, 본격적인 건강검진 업무로 전환했다.

나 본부장은 "그때만 해도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서 기생충을 박멸하고 그랬다"며 "한국인 특유의 근성이랄까. 빠르게 기술을 배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최단기간 기생충 극복 모범사례로 인정받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건협의 이름으로 건강검진 업무를 주로 보고 있지만, 전신이 기생충박멸협회다 보니 당시 노하우들이 축적돼 있다"며 "현재는 이를 바탕으로 기생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이나 어려운 나라에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건강검진 시스템을 도입한 기관이다.

정부 주도하에 이뤄졌지만, 정부와는 다른 독자적 기관으로 봐도 무관하다. 오롯이 공공의 이름으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의료기관인 셈이다.

나 본부장은 "건강검진 분야에 있어 건협이 독보적인 기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왕성하게 발전한 시기는 10년 전부터"라며 "MDCT, 내시경기 등 최첨단 장비를 도입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 인증, 포브스 대상을 받는 등 최우수 검진센터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했다.

나은숙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본부장이 직원들과 화이팅을 하고 있다.

나 본부장과 충북의 인연은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구청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봉명동 신사옥 건립 당시 전임 본부장이었던 김태훈(59·퇴임) 본부장과 합을 맞추며 건협 충·세지부 사업부장으로 역임했다. 그만큼 나 본부장에게 충북은 제2의 고향과 같다.

나 본부장은 "1년 6개월 전까지 충북에서 3년여간 근무했다. 다시 돌아오니 대부분 아는 직원들이 많아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며 "봉명동 신청사 건립을 제가 담당해서 그런지 애정이 각별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2015년 5월 26일 준공된 건협 충·세지부 신청사는 연면적 1만여㎡(3천여평)의 지하 2층, 지상 6층의 규모다. 중부권에서 가장 큰 단일검진센터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신청사 건립으로 건협 충·세지부는 하루에 300여명의 도민들이 건강검진 등 본인의 건강을 믿고 맡기는 기관으로 도약했다.

직원들이 평가하는 나 본부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였다.

부임하자마자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눠가며 편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나 본부장은 "처음 본부장으로 부임한 만큼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소통·화합을 원칙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건협은 의료취약계층에 없어서는 안 될 기관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소득 하위 10%로 등 국가 건강검진 대상에 속한 사람들의 무료 건강검진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소득층 아동들의 무료 건강검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건강검진도 펼쳤다.

지역 내 복지관 등과 연계한 소외이웃 건강검진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나은숙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본부장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 본부장은 "건협은 보건복지부 비영리기관으로서 이익사업보다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사업을 주로 펼치고 있다"며 "소외이웃들이 최대한 저렴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봉명동으로 온 뒤로는 인근에 거주하는 홀몸노인 등에 다양한 검진 혜택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들의 경우 성인보다 건강관리에 취약한데 각 사회복지시설이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을 통해 결핵·B형 간염·혈액질환 등 어린이 맞춤 건강검진도 하고 있다"며 "산간마을이나 오지에 사는 어르신을 위해 '찾아가는 건강검진'도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나 본부장의 목표는 뚜렷하다. 도민들의 건강을 위해 최고의 검진센터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녀는 "본부장으로서 선결과제는 직원들이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최고의 직장'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시·도민들과 상생하는 최고의 검진센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나 본부장은 이와 함께 도민들에게 건협을 알리기 위한 홍보도 진행할 예정이다.

나 본부장은 "아직도 많은 도민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건협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시는 분들도 많다"고 전제한 뒤 "도민들에게 의료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인근 버스정류장의 이름도 최근 건강관리협회로 바꿨다. 앞으로도 버스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건협을 알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나 본부장은 "충북에서 마지막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도민과 함께 발맞춰 가겠다"며 "사회공헌사업 확대는 물론, 도민 건강증진을 위한 장기적인 건강관리시스템을 지원해 검진 전문기관의 역할과 기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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