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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백용기 거붕그룹 회장

"세계적 자연경관·의료 인프라… 충북은 흑진주 같은 곳"
거제 백병원 등 전국 10여개 기업 운영
보은 출신 장인 유지 받들어 충북에 관심
의료·화장품·교육 등 행복한 투자 고민

  • 웹출고시간2017.04.26 22:07:34
  • 최종수정2017.04.27 07:21:17

백용기 거붕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015년 9월 타이완 입법원으로부터 외교최고영예훈장을 받고 있다.

[충북일보] 사람은 누구나 문화예술을 한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날 때부터 소리 지르고 몸짓하는 자체가 문화예술이다. 살아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하고, 웃고, 울고 하는 모든 행위가 문화예술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행복을 찾는다. 흥과 신명이 있는 삶, 그로 인한 소중한 인연. 백용기 거붕그룹 회장이 여기는 으뜸의 가치다.

백 회장은 매사에 흥이 넘친다.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과 웃고 나누는 걸 즐긴다. 기업가로서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길 따름이다. 그가 '함께하는 충북, 행복한 도민'이란 충북도의 캐치프레이즈를 자신의 신념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남 순천이 고향이자 서울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백 회장은 결혼을 통해서 충북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장인이 보은군 마로면 출신이었다. 보은에서 꽤 저명인사였고, 누구보다 보은을 사랑했다고 한다. 백 회장이 속리산을 비롯한 충북의 아름다운 산수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도 그 영향이다.
"충북은 흑진주 같은 곳입니다. 생명이 있고, 그 안에 문화예술이 있죠. 아직은 미완의 땅이긴 하나 언젠가는 세계가 그 가치를 알아줄 겁니다. 정말 아름다운 보석은 흙 속에 숨어 있는 법이거든요. 저 또한 충북의 보석을 어떻게 하면 잘 알릴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백 회장이 하는 사업은 충북과 닮은 점이 많다. 의료·교육 등 대부분이 충북의 핵심 정책과 맞닿아있다. 충북도가 지속적으로 거붕그룹에 투자 유치를 부탁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 25일에도 이시종 지사가 백 회장을 만나 삼고초려를 했다고 한다.

거붕그룹은 현재 의료 소프트웨어를 주축으로 하는 ㈜토보콤을 모기업으로 천연식물 세포추출 기능성 화장품업체 ㈜GD, 무역회사 ㈜GIG, 친환경업체 ㈜GB&D 등 1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건실한 중견그룹이다.

의료·교육사업에도 관심이 많은 백 회장은 경남 거제에 거붕백병원과 경기도 화성에 화도중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 화장품, 교육을 미래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충북도가 거붕그룹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지사와의 만남에 앞서 본보 인터뷰에 응한 백 회장은 구체적 투자 방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충북의 가치를 높게 내다봤다. 백 회장은 "충북의 인프라가 우리 그룹 사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며 "특히, 국가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춘 오송과 세계적 자연환경을 지닌 보은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또 "병원을 운영하다보니 간호대학 같은 의료교육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아직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충북에도 이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지사가 백 회장을 찾은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중화권 국가와의 관계에 앞장서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중화권은 충북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가인데, 바로 백 회장이 이곳에서 국빈 대접을 받는 민간 교류대사인 까닭이다.

그는 지난 2009년 타이완 정부로부터 경제훈장을, 2013년 타이완 입법원으로부터 외국 정부 수반급에게나 주는 외교영예훈장과 타이완 정부의 외교훈장 등 모두 4개의 훈장을 받았다. 타이완 훈장을 민간인이 4개나 받은 것은 세계에서 백 회장이 유일하다.

백 회장은 지난 1980년대부터 타이완과 민간 교류를 시작, 현재는 서울·타이베이클럽 회장을 맡아 1992년부터 수교가 단절된 타이완과의 민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타이완도 한국처럼 하나의 중국에서 분리 되는 아픔을 겪었다"며 "그들이 아플 때 곁을 지켜주던 인연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백 회장은 그렇다고 타이완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한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지하고, 수교 단절 때까지 우리나라에 많은 도움을 준 그들을 벗이자 삶의 동반자로 여기는 게 전부다. 타이완 측에서 현지 기업 활동을 먼저 요청해도 백 회장은 한사코 손을 젓는다. 기업 이윤 보다 신의(信義)와 예(禮), 정(情)을 더 중시하는 신념 때문이다.

백용기 거붕그룹 회장(왼쪽 첫번째)이 지난해 5월 중국 다렌시 당군서기를 예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백 회장의 중화권 교류 행보는 최근 중국 본토를 향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다롄시가 그를 한국인 최초 관광홍보대사로 임명했을 정도로 더 적극적이다. 한중 관계가 경색관계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사드보복으로 중국과의 교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북도가 필요로 하는 것도 백 회장의 넓은 인맥이다. 충북, 나아가 국익을 위해 경색된 분위기를 타파하고 경제 가교를 돈독히 놔달라는 거다.

백 회장도 충북도의 구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충북의 특화산업을 중국과 타이완에 적극 홍보하겠다"며 "현지 기업인들이 한국의 좋은 투자처를 물을 때에도 오송 등 충북의 훌륭한 인프라를 추천하겠다"고 했다.

백 회장은 사명(社名)인 '거붕(鉅鵬)'을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크고, 높고, 존귀한 '거(鉅)' 자에 한 번에 구만리를 난다는 전설의 새 '붕(鵬).' 그의 아호이기도 한 거붕은 크고 높은 날갯짓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로 향한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이름이 너무 크죠? 혹여나 속은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웃음). 하지만 항상 섬기고, 나누는 자세로 살다보면 그 뜻을 알아주는 날이 오겠죠. 충북도 마찬가지예요. 지리적으로나 산업·자연 인프라 측면에서나 충분히 크게 빛날 수 있습니다. 충북을 유달리 사랑했던 장인의 유지를 받들어 160만 행복한 도민들과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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