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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오송역세권 애물단지 전락 - 투자자 왜 나서지 않나

'키 테넌트' 없이 중앙정부 지원만 요구
중심부 상업용지 35% 배치 희소성 결여
공공청사 배치로 돌파구 마련 서둘러야

  • 웹출고시간2013.04.01 20:37: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오송 바이오밸리 전체 조감도, 빨간줄은 1단계 개발이 추진중인 KTX 오송분기역 역세권 중심부.

조성원가를 잘못 계산한 충북도는 오송역세권 개발책임자를 3년도 안돼 4번이나 교체했다. 민선 5기 출범 후 단지개발과를 맡은 책임자는 신만인~정시영~김용태~윤신부 서기관 등 모두 4명이다.

2010년 7월 출범 후 3월 말 현재까지 33개월 간 평균 8.3개월씩 근무한 셈이다. 10년 가량 허송세월로 일관한 오송역세권의 정상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1~2개월 간 업무를 파악하고, 개발계획을 숙지한 뒤, 투자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보면 자리를 옮겼다.

사업의 연속성, 전문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도의 인사가 오송역세권을 애물단지로 만드는데 일조한 셈이다.

◇인구 3만명에 상업용지 35%

충북도의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자료를 보면 중심부 64만9천㎡ 가운데 주거용지 6만6천㎡(2만 평), 상업용지 19만8천㎡(6만 평), 지원시설용지 3만2천㎡(9천700 평), 공원·철도·도로 등 공공용지 35만3천㎡(10만7천 평) 등이다.

여기서 투자자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용지는 주거용지와 상업용지, 지원시설용지 45%에 불과한 반면, 개발 후 기부채납 형태로 공공기관에 귀속되는 공공용지는 무려 55%에 달하고 있다.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상업용지+지원시설용지'의 비율이 무려 35%에 달하고 있는 것도 개발 및 분양의 원리를 알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를 드러낸 구상이다.

오창 제1산단 495만㎡(150만 평) 중 상업용지는 9만9천㎡(3만 평), 전체 대비 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상가 곳곳에서 중·장기 미분양이 쌓여 있는 상황을 충북도는 원인조차 모르고 있다.

LH 충북본부의 한 관계자는 "보통 산업단지 또는 택지개발을 시행하면서 상업용지 비율을 대폭 낮춰 희소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래야 상업용지를 높은 가격에 분양하고, 이를 통해 선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촉진 시설 절대 부족

'키 테넌트(Key Tenant)'는 쇼핑 센터에 비해 중심적 존재인 핵심 점포다. 이를 도시개발 사업에 적용하면 투자효과를 촉진시킬 수 있는 메리트(Merit)를 갖춘 핵심시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오송의 '키 테넌트'는 무엇인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첨복단지는 이미 오송1단지 '키 테넌트'로 반영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첨복단지 내 임상시험센터에 서울대병원 또는 외국 유수의 종합병원이 참여해 영리병원 형태로 개발된다면 시너지가 오송 바이오밸리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키 테넌트'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여기에 국립암센터 오송분원 역시 경부·호남 KTX 오송분기역을 활용한 '키 테넌트'로 충분하다.

이 같은 '키 테넌트'가 없는데도 인구 3만 명에 불과한 오송읍을 보고 투자자들이 수천억 원을 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은 가뜩이나 국내·외 민간 기업체 상당수가 '긴축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에게 단기투자가 아닌 중·장기 투자는 독배(毒杯)에 가깝다.

이에 대해 상당수 청주권 공무원들은 "오송은 이미 자족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전제한 뒤 "오송에만 투자하면 다른 지역의 반발을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불편한 입장을 피력해 왔다.

◇말로만 충북의 관문역

대전시청은 대전·충남권 전체를 놓고 볼때 동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대전시청이 동남쪽 끝자락에 들어선 것은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대덕연구단지 등을 끼고 있다는 장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은 오는 2014년 7월 출범 예정인 통합시청사를 오송역세권에 배치하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 오송역세권에 통합시청사가 들어서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논리만 앞세우고 있다.

이는 지자체는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중앙정부에 오송역 활성화를 위해 국책기관을 배치해야 한다고 심통을 부리고 있는 꼴이다. 세종시 원안 추진을 주장할 때와 180도 달라진 행태에 오송 국책기관 종사자들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충북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오송역세권 투자자를 물색하기 위해 국내·외 대기업을 만날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우리가 투자하면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은 오송에 무엇을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며 "오송역을 충북의 관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 역세권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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