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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충북여자중학교 교감

선생님들은 교육 전문가로서 자기 교과의 교수학습 및 학생 교육에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학교는 '이완결합조직'으로 일컬어지는 대로 동일 교과를 담당하는 선생님 간에도 교육방법과 자료 활용에서 다양성을 보인다. 교육과정, 담당 교과, 담당 업무나 수업 시간표 등의 기본적인 포맷을 유지하되, 그 안에서는 개별적인 재량의 여지가 비교적 넉넉한 것이다.

이와 같은 학교 조직의 특성에 반응하는 모습은 각자의 지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신의 교육적 신념에 따라 자발적 교육활동과 프로그램 운영으로 교직의 보람을 넓혀가는 많은 선생님들이 학교 교육을 더 빛나게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해 더 좋은 교육을 추구하는 의지로서의 '내적 동기'를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은 학교 조직의 이완결합적 특성을 활용해 자신의 교육활동 범위를 확장하는 자유와 즐거움을 누린다. 교육청 등에서 시행하는 공모 프로그램 공문을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검색해 참여하고자 하고, 자신에게 배당된 업무가 아님에도 자원해 실행하며, 학생들과 토론그룹을 조직해 그 활동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얻는다. 그들은 학교 교육활동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학생들이 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소중한 존재들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러한 선생님들의 영향력이 더 확장돼야 함은 물론이다. 필요한 지원도 넉넉하게 제공돼야 한다.

우리나라 일반계 고등학교의 현실을 살펴볼 때, 널리 알려진 대로 한계이자 과제인 대학 입시에 무게중심을 두다 보니 수능고사 이후의 3학년 교실은 정상적인 교과수업을 진행하기 어렵다. 수시전형 합격과 불합격 소식이 학생들을 흔들어놓는 와중에, 남아있는 면접 일정 등으로 학생들의 관심은 이미 교과수업으로부터 떠나 있다. 3학년 교과를 담당하는 선생님들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수업을 진행하고자 해도 외면하거나 수업의 필요성에 의문을 던지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내신 성적은 결정되었고 수능도 끝났으므로 수업이 자신들의 진학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 결과적으로 선생님들의 시간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다. 내적 동기를 가진 선생님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영역을 찾아낸다. 자신의 담임반 학생들 또는 교과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함께 면접고사 연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신청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선생님들이 먼저 학생을 불러 상담하고 계획을 세운다. 면접연습 일정이 퇴근 시간 이후까지 빡빡하게 짜여진 선생님도 여럿이다. 내적 동기에 의한 활동이고 재량을 활용한 활동이다. 학교의 공식 교육계획에 포함돼있는 활동은 아니지만, 학생들을 위해 열정을 쏟는 것이다. 이러한 선생님들에게 수업시간 준수와 교육과정 진행이라는 기준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상담진행에 필요한 각종 지원과 격려이다.

그러나 내적 동기를 가지고 학교를 아름답게 만드는 선생님들이 눈에 띄는 빈도는 그리 많지 않다. 활동의 목적이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그러한 선생님들이 많아질수록 그들의 교육활동은 익숙해지고 당연한 모습으로 여겨져, 마치 학교의 평범한 일상인 양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마땅히 확인하고 지원해야 할 상황을 소홀히 하거나 놓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눈에 띄는 빈도가 낮을지라도 학교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내적 동기를 가진 선생님들의 일상에 더 주목하는 것이 그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주기 위한 시작이기도 하다. 시야를 확대해 보면 사실 그러한 선생님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선생님들과 교육활동은 물론 업무에 충실하고 책임감을 보여주는 선생님들이 지금도 학교를 살찌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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