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일보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 22일 '2017년 3월 정례회의'를 열고 본보의 지면 개선과 지역 언론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는 박종복(한국부인회 충북지부장) 위원장을 비롯해 김준환(충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신순애(TMI 대표), 양승직(충북문화재단 사무처장), 이경미(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이민통합지원센터 실장), 정상완(강동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박종복 위원장
"올해 충북일보의 편집 구성은 신선함이 느껴진다. 긴급진단 등 팩트를 중심으로 심층기사를 간단명료하게 보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3월12일부터 3차례에 걸쳐 편집국장이 보도한 '朴 전 대통령 몰락 왜?' 제하 시리즈 기사는 도민들에게 사고력과 판단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매우 시의적절한 보도였다. 3월13일자 1면에 과감히 사설을 실은 적이 있었다. '2017년 3월10일 의미 기억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이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최근 오피니언면을 즐겨 읽고 있다.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이 쓴 '홀대받는 위안부소녀상', '홍상수에겐 너무 높은 조강지처의 벽' 등은 여성의 입장에서 공감가는 내용의 칼럼이었다. 김동민 편집국장이 쓴 ''한한령(韓限令)'은 중국의 자충수'라는 제목의 칼럼은 읽는 내내 공감이 가 고개가 끄덕여졌다. 3월21일자 충북논단에 함우석 주필이 쓴 칼럼 '가짜뉴스의 슬픈 역설'은 맛깔스럽게 잘 썼다고 평하고 싶다. 특히 '기자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리포터다. 가짜뉴스는 그저 쓰레기일 뿐이다'라는 문구는 눈길을 끌었다. 장미대선이 머지 않았다. 가짜뉴스 또한 판치고 있다. 충북일보가 앞장 서서 정확하고 형평성 있는 보도를 해주길 바란다. 최근 연속 보도되고 있는 긴급진단에 대해선 높이 평가하고 싶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심층적인 내용을 다뤄 독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줬으면 한다."
◇김준환 위원
"3월15일자 '현판만 내건 금연아파트 서비스는 제자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청주시가 율량동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총 7곳을 지정했는데, 실질적인 지원은 없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금연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들이 원하는 필요로하는 정보를 다뤄 유익했다. '미친사람들' 기획면은 그동안 몰랐던 음식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소신과 철학을 알 수 있어 참 좋다. 생활과 밀접한 소재여서다. 다만, 객관성이 담보돼야 할 것 같다. 충북일보의 문화·출판 면은 타 신문사와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실리는 면이라 부족한 문화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 김동민 편집국장이 쓴 '떳떳하면 결백을 입증하라'라는 제목의 칼럼은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한 때에 적절한 지적을 해줘 독자들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게 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월요일자에 긴급진단이 3개나 실린 적이 있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긴급진단의 가치가 되려 훼손될까 우려됐다. 지나치게 많으면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다만, 각각의 주제와 내용은 신선하고 좋았다. 최근 청주테크노폴리스 지구에 대규모 이마트타운이 들어선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에 지역 소상공인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하는 내용의 기사가 연이어 보도됐다. 그러나 인구 80만 도시에 적어도 창고형 마트 하나는 있어야 된다는 시각도 많다. 이에 대한 입장도 다뤄줬으면 한다. 지역 현안은 상생의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건 사고가 많은 혼란한 때다. 늘 지역민과 밀접한 내용을 보도하기 위해 노력해주셔서 감사하다."
◇신순애 위원
"1월4일자 '보호장비 없는 산업현장 근로자 안전 위태위태'라는 제목의 기사는 긴급진단 '산업재해의 어두운 그림자'의 첫번째 보도였다. 기존 건설현장의 안전장비에 대한 진단은 감독관들이 어느정도 관리·감독하고 있으나 지면의 사진처럼 크레인이나 이동이 가능한 장비를 이용하는 근로자들은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비슷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저로서도 큰 공감이 됐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는 기사였다. 2월14일자 '끝나지 않은 지진 공포, 충북이 위험하다' 기사와 '복과 장수의 상징 복수초 활짝'이라는 제목의 사진의 대조된 편집이 눈길을 끌었다. 30~40년 된 노후 건축물의 내진보강이 어려운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는 기사와 눈과 얼음을 뚫고 자라 꽃을 피운 복수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어렵게만 볼 수 있는 현실도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했다. 1월20일자 1면에 '안개정국'이라는 제목으로 우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뿌연 청주의 모습과 여야 대선주자 4명의 모습을 사진으로 각각 배치해 현재 우리나라의 생태환경과 정치상황을 잘 빗댔다. 2월21일자 창간특집에는 '취재현장을 누비는 편집국기자들 한걸음 더 현장 속으로 오늘도 달린다'라는 제목의 기획면이 실렸다. 이는 독자들에게는 신뢰를 주고, 기자들에게는 본연의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다. 창간특집호는 전부 컬러면으로 제작됐는데, 이에 대한 특별함을 알리는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1월23일자 '공무원 잡는 AI 언제 끝나나'라는 제목의 기사는 방역활동을 하느라 피로가 누적된 공무원들의 현실과 고충을 다뤘는데, 매우 공감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양승직 위원
"충북일보는 신년호를 통해 새해 보도 방향을 수요자 입장의 생활 밀착형 보도로 전환하고, 2017년 핵심 키워드를 'Change'로 택했다. 대선, 개헌, KTX세종역 문제 등을 제시해 지역신문으로서 독자들의 알 권리를 열어갈 방향에 대해 명확히 제시했다. '오송-일송=사송 왜?' 제하 기사는 오송역의 소나무 한 그루가 고사된 내용인데, 과연 헤드라인 기사로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설 특집 기획 12면 모두 매우 알차고 유익했다. 설을 맞아 설 대비 체불임금, 설 성수품 총구입비, 전통시장·SSM·대형마트를 비교 분석한 기사는 도민들의 경제활동에 유익함을 준 기사였다. 3·1절을 앞두고 우리 지역의 애국지사인 이상설 선생의 순국100주년 관련 기사는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준 기사였다. 지역에서 존경받아 마땅한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하는 언론의 역할을 잘했다고 본다. 2월1일자 '교육이 살아야 고향이 삽니다' 제하 옥천 청성면 청산고향사랑 향토 장학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2천만 원을 모금해 초·중·고 입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는 어려운 농촌현실에서 고향의 학교를 지키고자하는 지역민들의 노력이 감동을 주는 기사였다. 첫 충북 대통령 탄생의 희망이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대통령 탄핵 정국, 보은 최초 구제역 발생, AI 발생 등 어둡고 불안한 정국을 충북일보에서 정확히 진단하고 독자들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고자 노력하는 기사를 집중보도했다. 특히 긴급진단을 통해 '늙어가는 충북 노인의 눈물'은 충북의 노인학대 자살률 등을 심층보도하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다고 평하고 싶다. 이밖에 목제펠릿의 허와 실, 구제역 막을 방법 없나, 메르스·구제역·AI 등 바이러스 공포, 겨울 가뭄, 구제역 백신의 문제점 등 주요 현안들을 잘 다뤘다. 3월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이 연이어 각 신문사 1면을 장식하는 반면, 충북일보는 경제자유구역과 생활체육인프라 문제, 제천의림지 유네스코 신청 준비, 6차산업 문제, 충북의 핵심산업 등 도민의 생활과 직결된 현안을 심층 보도해 관계 기관으로 하여금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역할을 했다."
◇이경미 위원
"최근 언론에서 앞다퉈 보도하는 뉴스들이 독자들에게는 염증을 느끼게 한다. 워낙 길어진 탄핵 정국 탓이다. 2월 구제역·AI가 기승을 부릴 때도 도민들의 우려와 걱정이 컸는데, 충북일보가 이 부분에 대해 잘 다뤘다. 최근 지방분권이 큰 화두다. 지방분권도 중요하지만 충북의 발전방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소소한 스토리텔링 개발에 노력하는 등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본다. 2월10일자 스님과 부잣집 며느리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단양의 이색 바위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흥미로웠다. 신문은 나중에 지역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소식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인 미래가 그려진다. 충북일보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내용을 꾸준히 소개해주고 있는데, 이에 감사드린다. 좀 더 세부적으로 그들의 삶을 조명할 수 있는 기획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충북의 각 시·군다문화가정지원센터 운영이 결혼이주여성 중심으로 되고 있는데, 최근 외국이 유입이 점차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그램을 운영할 대상자가 없는 실정이다. 실제 다문화지원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막대한 투입 예산 대비 운영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 등 여러 문제점에 대해 한 번 다뤘으면 한다. 2월24일자 출입국관리사무소 음성분소 설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는데 공감이 갔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뉴스가 식상해진 때다. 그러던 중 함우석 주필이 쓴 '가짜뉴스의 슬픈 역설'이라는 칼럼은 떳떳한 기자가 되자는 자성의 메시지를 잘 담았다고 느꼈다. 충북일보 칼럼진들의 글을 읽다 보면 퀄리티가 높아 읽을 맛이 난다. 최근 선관위에서 제공한 선거 관련 정보는 활용가치가 높아 유익했다. 기사 제목에서 간혹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선 불출마 선언 관련 '무너진 충북 첫 대통령'이라는 제목은 너무 앞서나간 듯해 아쉬웠다."
◇정상완 위원
"신문편집은 '포장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시선과 관심을 끌기도 하고, 가독성을 높여 뉴스의 생동감을 촉진하기도 한다. 또한 뉴스의 중요도를 등급화하는 역할을 하는 등 보도기사의 중요성 못지 않게 독자들에게 신문기사 내용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3월17일자 1면 '청주 오창읍 잦은 강력범죄 왜?' 제하 기사는 감각적이고 재치있는 제목과 설명으로 지역 현안에 대한 지역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사례다. 지역의 이슈를 빠르고 신속하게 전달해 주민의 알 권리 충족에 기여하고, 지역 발전을 선도하길 바란다."
◇김동민 편집국장
"앞서 지적해주신 '무너진 충북 첫 대통령'이라는 제목에 대해 먼저 말씀 드리겠다. 충북도민들이 충북 출신 첫 대통령을 기다린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졌다는 데에서 단문의 제목을 고민하던 차에 뽑게 된 제목이다. 사진 편집에 대한 지적도 많은데 대부분 공감한다. 최근 사진 편집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눈속을 뚫고 나온 복수초 등의 사진은 클러스터링을 통한 기획이었다. 고심 끝에 나온 아이디어다. 앞으로도 사진 편집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정치 기사들로 독자뿐 아니라 언론인들도 지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본보의 젊은 기자들은 긴급진단 등 심층적인 보도를 통해 지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현안들을 잘 다루고 있다. 긴급진단이 몰렸던 시기에는 시의성 때문에 어느 기사도 뒤로 미룰 수 없었던 점을 양해해 주셨으면 한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언론사가 어렵다. 본보는 최근 미디어전략팀을 신설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블로거 등과 협약을 통해 뉴스콘텐츠를 생산하는 등 정상적이고 참신한 광고 체계 구축을 위해서도 동분서주 하고 있다. 늘 채찍질과 함께 큰 격려를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정리=유소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