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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수필가

'도대체 이모임에 계속 나와야 할 의미가 있나?' 누구나 이런 고민 한번쯤 해 보았을 거다. 그런데, 구성원이 되어 함께 올 수 있었던 건 그 한사람이 있어서였고, 그 구성원 모두와 헤어지는 걸 감수하면서까지 이탈하는 경우도 어느 한사람 때문인 경우가 허다하다. 한사람의 이미지가 공동체분위기를 좌우하여 전 구성원 격格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한사람 때문에 사람이 들어가기도 하고 나오기도 하니, 누구를 대하든 가장 아끼는 소중한 사람을 대하듯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좋은 감정은 서로 교제하는 과정서 생장하고, 그 감정은 상대방에게 전해질 때 가치가 상승한다. 아무리 좋은 감정도 표현하지 않으면, 그것은 돛대 잃은 배처럼 표랑하며 겉돌다 지쳐 언젠가는 소멸된다. 선한 감정이 표현될 때 행동을 낳고 비로소 행복을 재생산한다. 혼자 간직하면 어찌 사람을 얻겠나. 인간관계에서 있어지는 조화와 질서를 자신의 규범으로 내화하는 수양을 완성했을 때, 얻는 기쁨의 경지를 표현하고 행동하는데 뜻을 두어야 한다.

'국격國格'이란 말을 쓴다. 어떻게 해야 나라의 격이 올라갈까. 올림픽금메달 숫자를 추가시키고 아이돌연예인들처럼 한류열풍을 몰고 다니면 국격이 올라갈까.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피땀 흘린 노력의 결과로 거머쥔 영광은 국가위상에 기여했음에도 눈에 안 보이면 금시 잊게 된다. 그러나 개개인이 외국인들과 교제하면서 진정성 있는 마음을 표현하고 행동하여 감동을 주면 그 울림은 오래간다. 그의 선한행동이 그의 나라 국민 이미지로까지 각인 된다면 국격 상승가치는 금메달감일거다.

유학생들 간에 실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한다. 영국학생과 한국 학생은 성적 라이벌관계였다. 그런데 한국인 학생이 늘 일등을 하고 영국학생은 이등이었다. 한번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우리학생이 교통사고로 입원하자, 이번만큼은 영국학생이 일등할거라고 주변사람들이 예측했단다. 하지만, 결과는 강의를 전혀 듣지 못한 우리나라학생이 또 일등을 했다. 알고 보니, 영국학생이 병원을 찾아가 모든 강의 필기노트를 보여주었단다. 영국신사란 수식어와 함께 그 한사람 인품이 영국국민전체 인품처럼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인격만은 일등인 영국민 격格을 드러낸 미담이다.

어느 지역을 방문을 때 경험한 일이다. 목적지에 다 왔다고 네비게이션은 안내중지 했는데 건물이 없는 들판이다. 마침 지나가는 남성이 있어 길을 물었다. 그는 볼펜과 메모지에 약도를 그려가며 얼마나 친절하게 설명을 하는지 목적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가슴이 훈훈했다. 그 한사람으로 인하여 일을 마치는 내내 그 지역사람들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여행가 '한비야' 씨는 여행 중에 만난 그 한사람 때문에 그 나라가 좋아지기도 하고 싫어지기도 하더라는 말을 했다. 어찌 한사람을 보고 그 나라 전 국민인품을 단정 짓느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지 않느냐 할 수 있지만, 처음 만난 그 한사람이 오래까지 그 나라 사람들의 품격이나 이미지로 남더라는 말에 동의한다. 바람이 깊다. 찬바람이 몸을 파고드는 이 계절에, 공동체 격이나 나라 격을 올리는 따뜻한 그 한사람이 나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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