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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수필가

가정의 다반사를 아내에게 모두 맡기고 밖으로 도는 가장이 주변에 있다. 그의 아내는 남편에게 더 이상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일로 인해 화도 나지 않고 싸울 마음도 없다고 말했다. 애들도 장성하여 제갈 길로 갔고, 열정이 사라진지 오래라 남편을 봐도 무덤덤하다며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자주 푸념했다.

그런 그녀에게 변화가 생겼다. 남편의 핸드폰에 찍힌 '오빠, 어쩌구…' 하는 스팸문자를 보고 질투심이 유발한 것이다. 밤새 술을 먹거나 일을 핑계로 가정을 돌보지 않는 무심한 남편에게 오만 정이 다 떨어진 줄 알았는데 스팸문자를 보니 정신이 번쩍 하더란다. 온갖 상상을 하면서 오해가 풀리는 잠시 동안 눈이 뒤집히더란다.

적당한 질투는 관계를 회복시키기도 한다. 여자들 질투는 약이더라고 그 집 남편이 부부동반 모임에서 거나해지자 말하는 걸 들었다. 단지 그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암튼 그일 후에 다정하니 운동을 같이하는 그들 부부를 종종 본다. 지나치지 않는 질투는 건조해져가는 중년의 부부나 오랜 연인관계에 윤활유이다.

그런가하면 젊은 연인들이나 젊은 부부사이에 생기는 질투는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아직 신혼인 새댁이 고민하는걸 보았다. 자신과 잘 지내던 친구가 냉담해졌다는 거다. 남편들도 친한 관계라 안보고 살순 없는데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거다. 대화해보라 했더니 그마저도 피한단다. 타인에게 그녀를 험담하거나 실수한 적이 없다는 거로 보아 짐작컨대 배우자로 인한 질투가 있나 살펴보라 권한 적이 있다.

그렇게 권한 것은, 그들이 젊은 부부여서다. 이성의 직원과 밥 먹는 것을 보고도 토라졌던 내 젊은 날의 몸짓들이 생각났었다. 어지간한일 정도는 포용이 되는 긴 세월을 함께한 부부보다 열정이 있는 신혼이거나 젊은 연인일수록 질투가 도를 넘는 경우가 많잖은가? 예를 들어, 다른 아내나 남편을 또는 다른 팀의 여자 친구나 남자친구를 객관적 시각에서 칭찬했을 뿐인데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오해했다 치자. 그때부터 칭찬받은 주인공은 이유 없이 눈엣가시가 되고 만다. 이런 경우 둘만의 문제를 넘어 애만 사람까지 오해받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녹색 눈빛을 가진 괴물,' '사람의 마음을 먹이삼아 진탕 즐기는 놈'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에서 질투란 놈을 향하여 강하게 표현한 말이다. 협잡꾼 이야고는 오셀로의 마음에 질투라는 불을 질러 의심 없이 사랑하던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를 비극으로 몰아넣는다. 용감하고 낭만적이며 고결한 품성을 지녔던 왕 '오셀로'가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죽이게 된 것은 녹색 눈빛 괴물, 질투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로 인하여 질투의 감정을 느껴보지 아니한 이가 있을까· 사랑하기에 따라오는 질투는 어느 정도까지는 자연스러움이다. 하지만 도를 넘으면 모두를 파멸로 몰아넣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 녹색 눈빛을 가진 괴물이라는 표현이 과하지만은 않다. 질투에 눈이 멀면 연인의 사소한 몸짓하나와 말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결정적인 증거가 없음에도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가지고 상대를 괴롭힌다.

사랑만큼이나 질투도 인간을 사로잡는 강렬한 감정이다. 하여 질투를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라 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불신이 아니라 질투를 전혀 느끼지 않는 상태라 하지 않던가. 하여 적당한 질투를 사랑이라 한다. 나로 인하여 상대방이 질투를 느낀다· 그야말로 강렬한 애정표현이려니 희열이로고. 하지만 천국과 지옥이 함께 가듯 세상에 좋은 모든 것들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 상대를 향한 질투가 지나치지 않도록 살펴야 함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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