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9. 제천 명동 '대추나무집' [충북일보] 100년이 넘은 고택에서 대를 이어 전하는 손맛이라면 맛을 보기도 전에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 있다. 제천 의병대로에 위치한 '대추나무집'은 그 그림이 그대로 재현된 대물림 업소다. 1979년 문을 연 이 가게는 이신숙 대표가 친정어머니의 뒤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다른 세상에 온 듯 세월이 묻어있다. 흔히 볼 수 없는 고택의 구조만이 아니다. 한편에서 장독들을 지키고 있는 건 '장미나무'다. 그 굵기와 높이가 넝쿨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조금 더 들어서면 수십 년 전 벼락을 맞은 대추나무가 푸른 잎을 뽐내고 있다. 내구성을 위해 하얗게 칠한 기와는 한여름에도 눈이 내린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1979년 문을 연 대추나무집의 주 메뉴는 한우 로스구이다. 제천 한우 중 갈빗살과 업진살만을 사용한다. 흔한 한우 구이를 생각하고 온 이들은 상차림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15가지에서 20가지에 이르는 산나물 무침과 각종 반찬들 때문이다. 40년 전 친정어머니가 담아둔 간장과 무장아찌도 귀한 모습을 드러낸다. 한눈에 봐도 질 좋은 고기는 방앗간에서 직접 짠 참기름을 살짝 얹고 상에 오른다. 무쇠 불판에 구워진 고기를 다 먹고 나면 나오는 오징어 찌개도 별미다. 어머니가 개발했던 특별한 메뉴다. 새뱅이(민물새우)와 오징어가 묵은지와 만난 특별한 조합은 조미료가 필요 없다. 자연적인 감칠맛이 난다. 나물 반찬들과 고기로 가득한 배를 두드리던 이들도 찌개와 함께 찰진 밥 한 그릇을 비운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나물은 제철, 무농약이 기본이다. 직접 농사짓는 지인과 직거래로 재료를 조달한다. 이처럼 건강한 식재료를 고집하는 건 깐깐한 남편 이종교씨 때문이다.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이 인근 한의원과 약국일 만큼 젊은 시절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이 깊었다. 자연의 섭리대로 태양을 직접 보고 자란 식물이 아니면 먹지 않는 남편 덕에 하우스에서 재배한 식물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현미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부터 현미를 구해와 밥을 짓게 했던 그다. 잘 익지 않는 현미를 익혀야하는 덕에 당시 흔치않았던 수입 압력밥솥을 모두 사용해봤다는 신숙씨다. "머리가 다 빠진다"며 현미밥 먹기를 만류하던 장모님도 그의 고집에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당연히 가게의 밥에도 그 고집이 담겼다. 부부는 청주 내수의 작은 논에서 농사진 쌀을 사용한다. 거기에 항상 12가지 잡곡을 섞어 작은 압력밥솥으로 밥을 짓는다. 잡곡에서 돌을 골라내는 게 중노동이지만 그래서 밥맛 좋은 집 가운데도 가장 밥맛이 좋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대추나무집은 이들 부부의 과거이자 현재다. 마당의 대추나무에 사랑이 걸렸다. 과거 하숙집으로 운영하던 신숙씨의 친정집이었다. 제천으로 발령받아 하숙을 들어온 종교씨의 세심함에 빠졌다. 손이 많이 가는 한옥집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늘 주변을 정돈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좋았단다. 유부남인척 '철벽'을 치던 그도 하숙집 막내딸의 밝은 모습에 반했다. 결혼 당시에도 서로의 건강검진 기록표를 교환했다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드러난다. 사람을 두지 않고 부부가 운영하기에 예약을 하고 가면 좋다. 오랜 세월 가게를 운영하다보니 가게 곳곳에 세월이 붙었다. 벽지는 수십 번을 덧붙여 거죽처럼 두꺼워졌다. 방에 설치된 에어컨조차 골동품에 가깝다. 방 안에서 내다보는 마당은 세월을 거스른 듯 고즈넉하다. 처음엔 정말 소질이 없었고 여전히 부족하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신숙씨의 음식솜씨는 적어도 20여 년 전쯤 완성됐을 것이다. 쉽게 생기고 사라지는 가게들이 많다. 몇 년 만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반가운 건 주인의 마음뿐 아닐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간 가게가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손님들 또한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 거기에 메뉴와 맛까지 그대로라면 더할 나위 있을까.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청주의 대표 병원인 '청주병원'이 40여년만에 자리를 옮긴다. 지난 1981년 상당구 상당로 163에 문을 연 청주병원은 현 위치에서 100여m 떨어진 한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전지의 주소는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158-10이다. 8일 현재 이전 병원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 됐고 청주시의 사용승인도 이번 주 완료된다. 남은 것은 충북도의 의료법인 변경허가다. 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청주병원 이전지에 대한 도의 승인도 무난하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의 승인을 득할 경우 환자이송, 장비설치 등의 이전 작업은 3일 정도 소요된다. 청주병원은 이전이 완료되면 건물의 일부 층을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장과 정신병동을 없애는 등 이전의 운영규모보다 다소 축소된 형태로 운영된다. 최종 이전까지 변수가 없다면 이달 중순부터는 이전지에서 병원의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청주병원 이전이 완료되면 시는 곧바로 옛 청주병원 건물 철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초 지난해 시와 청주병원 측은 올해 4월까지 이전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현재는 그 시한을 넘긴 상태다. 하지만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청주의 대표 병원인 '청주병원'이 40여년만에 자리를 옮긴다. 지난 1981년 상당구 상당로 163에 문을 연 청주병원은 현 위치에서 100여m 떨어진 한 건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전지의 주소는 상당구 사직대로 361번길 158-10이다. 8일 현재 이전 병원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 됐고 청주시의 사용승인도 이번 주 완료된다. 남은 것은 충북도의 의료법인 변경허가다. 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청주병원 이전지에 대한 도의 승인도 무난하게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의 승인을 득할 경우 환자이송, 장비설치 등의 이전 작업은 3일 정도 소요된다. 청주병원은 이전이 완료되면 건물의 일부 층을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장과 정신병동을 없애는 등 이전의 운영규모보다 다소 축소된 형태로 운영된다. 최종 이전까지 변수가 없다면 이달 중순부터는 이전지에서 병원의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청주병원 이전이 완료되면 시는 곧바로 옛 청주병원 건물 철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초 지난해 시와 청주병원 측은 올해 4월까지 이전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현재는 그 시한을 넘긴 상태다. 하지만
[충북일보] 5월 국내 배추와 무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한동안 가격 상승이 이어지겠다. 시설 봄배추와 무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본격 노지 봄배추가 출하되면 순별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관측 엽근채소 5월호'에 따르면 이달 시설봄배추 생산량은 3만t으로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29.5% 줄었다. 재배 면적과 단수가 모두 줄어든 것이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시설봄배추 재배 면적은 263㏊로 전년 대비 5.7% 줄어들었다. 단수는 10a당 1만1천425㎏으로 4.4% 감소했다. 추대(식물이 꽃 줄기를 내는 것)로 인해 조기출하 되면서 상품 가치가 하락해 전달 전망치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저장된 지난해 겨울 배추 저장량은 7만9천t으로 지난해와 평년 보다 각각 6.8%·7.1% 줄어든 가운데 현재 재고량은 전년 대비 42.7% 감소한 1만5천t으로 추정되고 있다. 저장배추의 조기 출하와 감모 증가로 재고량이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전·평년 대비 이른 시기 출고량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배추의 5월 출하량은 지난해 보다 8.9% 줄어들며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