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3. 청주 우암동 '신항도복집' [충북일보] 복어는 청산가리보다 13배나 강한 독을 가진 생선이다. 중국의 시인 소동파는 복어를 두고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극찬했다. 자격증이 있어야할만큼 어려운 식재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복어를 사랑하는 이유는 복어만이 가진 매력적인 맛에 있다. 항구 없는 청주의 작은 골목에서 항구 냄새 물씬 풍기는 이름의 '신항도복집'을 10년째 운영하는 부부가 있어 찾아가봤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주방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윤영란 대표는 "냉장보관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하는 수 없다"며 냉장고를 열어보였다. 정돈된 냉장고 속 쌀과 고춧가루가 눈에 띈다. 쌀은 증평에서 농사를 짓는 지인에게서 사온다고 한다. '장뜰쌀'이다. 좋은 품종의 벼라 일반 쌀에 비해 가격도 비싼데다 배달도 안 돼 직접 가지러 간다. 그럼에도 매번 수고를 견디는 건 확실히 밥맛이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연히 지인의 쌀로 밥을 지었을 때 인근의 쌀집에서 사다지은 것과는 다른 밥이 나왔다. 그런 차이를 느끼고도 쌀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특별한 솥이나 장치를 활용하지 않음에도 공깃밥에 담긴 밥맛이 좋은 이유는 이 같은 주인장 내외의 수고로움에서 나온다. 쌀을 구입·도정해오면 냉장고로 들어간다. 한겨울을 제외하고 늘 냉장 보관되는 쌀은 그날그날 예약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밥솥에서 갓 지어져 손님상에 오른다. 고춧가루도 마찬가지다. 가격부담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국산 고춧가루만을 고집하는 윤 대표는 고춧가루를 매일 빻아다 쓸 수 없는 게 아쉽단다. 대신 늘 적당량을 빻아와 냉장보관으로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윤영란 대표 부부가 복집을 열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윤 대표는 '점심에 먹어도 저녁에 또 먹고 싶은 음식'으로 복맑은탕을 꼽았다. 육류, 해산물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식을 통틀어 질리지 않는 음식은 '복' 뿐이었다. 지방이 없어 담백할 뿐 아니라 묘한 감칠맛이 뇌리에 박혀 계속 생각나는 게 복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복집을 운영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먹을 수 있다고 단언하는 그의 복 사랑이 그대로 전해졌다. 10년 전에 비해 많은 복집이 생겨났지만 윤 대표는 '신항도복집'이 음식의 맛과 정성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 매스컴에서 보도됐듯 시중에서 일괄 처리해 취급하는 복껍질을 판매하는 가게도 많다. 육수를 과하게 써 복어 맛을 덮거나, 맹물을 사용해 양념 맛으로 버텨내는 업소도 있다. 손님들이 먹어선 못 느낄만한 식재료의 소소한 차이를 주방에서 눈감는 경우도 있다. '신항도복집'이 다른 점은 그런 부분이라고 했다. 정갈한 음식 솜씨를 기본으로 식재료의 정직함을 무기로 내세운다. 손수 복껍질을 손질하고 데쳐 손님들에게 대접함은 물론, 해동시간을 지키지 않은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2년여의 시도 끝에 만들어진 비법 육수는 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남편은 주방에서, 아내는 홀에서 10년을 하루같이 손님을 맞았다. 주방 밖을 넘어오지 않는 남편의 차분한 요리 솜씨와 얼굴 한번 찡그린 적 없는 아내의 응대는 손님들에게 편안한 집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윤 대표는 "남편이 항상 많이 참아주는 것 같다"며 웃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복 요리를 위해 그 어렵다는 복어조리사자격증도 따낸 남편이다. "한 번도 안 온 손님은 있어도, 한번만 오신 손님은 없다"는 윤 대표의 말이 이렇다할 홍보 한번 없이 복 마니아들을 깊숙한 골목으로 불러들인 '신항도복집'의 저력을 대변하는 듯하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청주시가 민선8기 3대 핵심현안 중에 하나로 꼽고 심혈을 기울였던 '우암산둘레길'이 엉터리 공사로 눈총을 받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시가 지난해 12월 시민들에게 개방한 상당구 수동 우암산둘레길의 나무들이 제대로 수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자리잡은 것이 곳곳에서 확인됐고 심지어 일부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에 잠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본보 취재팀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한 생육환경이 열악한 나무들만 수십그루에 달한다. 이같은 사례 중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나무는 데크길에 위치한 나무들이다. 최대한 나무를 피해 데크길을 설치하려는 시의 계획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나무와 데크 사이 틈이 너무 좁아 과연 나무들이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곳곳에선 데크 구멍에 흙이 쌓여 투수가 불가능해보이는 곳도 보였다. 특히 일부 보행자인도에 위치한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가 덮여있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나무의 뿌리 부분은 시멘트 아래에 묻혀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해당 나무들은 주변의 나무들과 비교해 생육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기둥 부분이 갈라지고 이파리도 적게 달려있는 모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민선8기 3대 핵심현안 중에 하나로 꼽고 심혈을 기울였던 '우암산둘레길'이 엉터리 공사로 눈총을 받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시가 지난해 12월 시민들에게 개방한 상당구 수동 우암산둘레길의 나무들이 제대로 수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자리잡은 것이 곳곳에서 확인됐고 심지어 일부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에 잠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본보 취재팀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한 생육환경이 열악한 나무들만 수십그루에 달한다. 이같은 사례 중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나무는 데크길에 위치한 나무들이다. 최대한 나무를 피해 데크길을 설치하려는 시의 계획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나무와 데크 사이 틈이 너무 좁아 과연 나무들이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게다가 곳곳에선 데크 구멍에 흙이 쌓여 투수가 불가능해보이는 곳도 보였다. 특히 일부 보행자인도에 위치한 나무들은 뿌리까지 시멘트가 덮여있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나무의 뿌리 부분은 시멘트 아래에 묻혀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해당 나무들은 주변의 나무들과 비교해 생육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기둥 부분이 갈라지고 이파리도 적게 달려있는 모
[충북일보] 옥천군은 물가 안정과 지역의 소비 촉진을 위해 착한가격 업소에서 옥천사랑 상품권(향수 OK 카드)을 사용하면 기존 10% 적립금에 5%를 추가해 15%의 적립금을 제공한다고 9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군내 착한가격 업소는 모두 33곳이며, 15% 적립금제공은 9일부터 예산 소진 때까지 한다. 군은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금리·고물가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위해 2024년 옥천사랑 상품권 할인 혜택을 지난해와 같은 월 구매 한도 70만원, 적립금 10%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착한가격 업소에서 결제 때 15% 적립금을 제공함으로써 주민의 착한가격 업소 이용을 촉진하는 한편 지역 상인들의 가격안정화 참여를 유도한다는 게 군의 방침이다. 군은 행정안전부의 착한가격 업소 추가 할인 사업비 1천500만원 등 국비를 포함한 2천50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1회 추경에 확보한 바 있다. 황규철 군수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우수한 착한가격 업소를 주민께서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 달라"며 "소상공인과 주민이 상생하는 지역경제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옥천 / 김기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