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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식

법학박사/충북정론회 고문

예년에 비해 벚꽃 개화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은 허무하게 일그러졌다. 축제를 추진했던 자치단체들은 벚꽃이 없는 나무를 올려다보며 울상을 지었고, 축제가 끝나자 심술 난 놀부처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난 봄날처럼 무심천변은 하얀 벚꽃으로 만발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벚꽃이 요란한 확성기 소리에 함몰되어 눈처럼 쏟아지고 있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혼돈의 시간 속에서 봄날이 가고 있는 것이다.

22대 총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일하게 해달라"고 부르짖는 여당과 '정권 심판'을 내세운 야당 간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의 장'이 되겠지만 결과에 따라서 국가는 극심한 내홍과 야당에서 부르짖고 있는 탄핵정국으로 정부가 식물정부가 될지도 모르는 위태로움에 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과 2년을 지켜보고 정권 퇴진을 외치는 야당이야 정치적 목적이어서 그렇다고 해도, 국민들의 목소리는 참고 기다려줄지 모르는 우리의 조급한 마음이 그대로 표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여 안타깝다.

의료계의 파업도 진퇴양난이다. 2월 20일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는 점점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뇌관이 되었다. 이러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이 의사들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인가? 어느 집단보다 월등한 보수를 챙기며 지금까지 누려왔던 대우를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은 아닌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증원 문제가 의사들이 환자를 내팽개치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정부와 대립해야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의사들이 똘똘 뭉쳐 국가의 의료체계를 마비시키면서까지 대치 국면으로 가져가야 할 만큼 의사들의 생존권이 침해를 받은 것인가? OECD 국가 중 의사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왜 지금까지 의료계는 정부에 의대 정원을 증원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을까? 2020년 문재인 정부시절 의대정원 증원을 추진하다 멈추웠을 때 의료계는 필요한 의대 정원의 숫자를 왜 정부에 건의하지 않았나? 경쟁이 될 만한 부분을 원천 봉쇄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지? 가슴에 손을 얻고 생각해 볼 일이다.

의사의 가족도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보은에서 3세 된 아이가 사고를 당한 후 입원을 거부당해 숨지고, 전봇대에 깔린 70대 환자가 받아주는 병원을 찾아 헤매다 숨지는 등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작금의 사태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아프거나 다친 사람책임인가? 아니면 정부인가? 의사인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겠지만 세상사는 일이 다 자신에게만 이롭게 흘러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문제는 나와 내 가족, 내 부모 형제에게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지금 나는 내 자격증과 실력으로 경쟁을 억제하여 잘 살수 있는 길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내 자식 그리고 자기 후손들에게도 그런 영광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자만이고, 하늘을 모독하는 일이 될 것이다.

목련이 하얀 옷을 툭툭 벗어버리고 서럽게 떨어진다. 떨어질 때의 모습이 황량하다. 아직 영산홍꽃들이 다 피어나지도 않았는데 봄날이 서럽게 지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번영했던 봄날이 지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에 서글픈 사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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