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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2.19 19:12:01
  • 최종수정2024.12.19 18:04:20
[충북일보] 김영환 충북지사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직무수행 평가에서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2024년 11월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긍정평가 결과에 따르면 김 지사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리얼미터는 매달 전국의 도지사와 시장의 직무수행 능력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긍정평가 순위는 1위부터 10위까지만 공개하고 있다.

도지사의 직무수행능력은 실적으로 표시된다. 직무수행평가가 낮다는 건 실적이 별로라는 의미다. 인기도 높지 않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도민들이 김 지사의 직무수행능력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이른 셈이다. 김 지사는 이미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그런데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 정국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 지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려 한 사업 예산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그동안 정부를 상대로 한 대규모 사업 확보에서 번번이 실패했다. 측근들이 비리 등에 연루돼 함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사업 파트너야 할 청주시와 의견차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기소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정치생명에 영향을 줄 사안이다. 김 지사의 대외적 평가는 충북도에 대한 평가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김 지사에 대한 평가는 지난 19개월 동안 나아지지 않았다. 도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정도였다. 자괴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리얼미터 평가뿐만이 아니다. 한국갤럽이 시행한 2023년 하반기 직무수행평가에서도 긍정 평가 33%, 부정평가 48%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런 배경에는 지난해 3월 친일파 발언, 산불 술자리 논란, 7월 오송지하차도 침수 참사, 서울 북촌 소유 부동산 관련 특정인과의 수십억 금전 거래 등이 영향을 미쳤다.

김 지사가 이처럼 인기가 없는 이유는 뭘까. 먼저 김 지사는 취임 초기부터 지나치게 즉흥적이란 지적을 받았다. 대중 정치인 성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행정에선 법 테두리에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신중함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김 지사의 많은 사업들이 구두선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정치가 위기 상황을 돌파하려면 여론을 등에 업어야 한다. 김 지사의 현실은 거꾸로다. 정치적 지형마저 최악이다. 사방이 지뢰밭이다. 여당 도지사라지만 거대 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함께 정국 주도도 마찬가지다. 청주권 국회의원 4석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역전을 위해서는 지식이 아닌 지혜가 필요하다. 김 지사의 공약 중 도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이는 정책이 있다. 충북도의 의료비후불제 사업이 대표적이다. 다른 시도에서도 벤치마킹에 나설 정도로 효과를 보였다. 도민들이 바라는 건 이런 거다. 김 지사가 가야할 길은 이런 민생현안 해결이다. 벌써 차기 충북지사 후보에 대한 설이 난무한다. 김 지사는 먼저 충북의 당면 과제를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현안과제의 조속한 이행과 함께 민생을 살리기를 위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지자체장은 공무원·주민 등 모두와 소통할 때 제 빛을 발할 수 있다. 김 지사가 다시 한 번 도정 운영을 되돌아보고 심기일전하기 바란다. 위기는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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