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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얼굴' 그리는 지선호 청주중학교 교장

"희망에는 네 편 내 편 없어… 꾸준히 선한 영향력 전파"
새벽 시간 주로 작업… 한 점당 1~2시간 소요
충분한 대화·인물 공부하며 그림 속 문구 고민
오는 22일 청주 블루체어 아트홀서 두 번째 전시

  • 웹출고시간2021.10.12 20:12:20
  • 최종수정2021.10.12 20:12:20

'희망얼굴을 그리는 감초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지선호 청주중학교 교장은 캐리커처의 주인공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그 인물에 대한 특징과 희망 문구를 생각하며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엉뚱한 취미가 어느새 위대한 딴짓이 됐네요."

지선호(60) 청주중학교 교장은 자신을 '희망얼굴을 그리는 감초교장'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캐리커처는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의 희망문구가 담긴 게 특징이다.

지 교장은 "주인공과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그 인물을 공부하면서 정성기법으로 얼굴을 그리는 방식"이라며 "가끔은 그림을 그리는 시간보다 희망문구를 떠올리는데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될 때도 있을 정도로 고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작가가 아닌 '칭찬가'라고 불러 달라는 지 교장은 매일 어스름한 새벽이 되면 방 한 켠을 작업실 삼아 그림을 그려 나간다.
그림 한 점당 소요되는 작업 시간은 1~2시간 가량. 화선지에 밑그림을 그린 뒤 붓끝에 색색 물감을 묻혀 웅크리고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인물화가 탄생한다.

지 교장의 전공은 미술이 아닌 한문이다. 국어·한문 교사인 그가 독학으로 터득해 하나씩 그리기 시작한 희망얼굴은 벌써 2천500여점이 됐다.

6년 전 가경중학교 교감 시절 시범사업으로 자유학기제가 운영되던 때 수업이 끝나면 칠판에 교사들의 모습을 한 명 한 명 그려 나갔다.

그 모습을 본 학생들은 환호하며 즐거워했고, 지 교장은 40년 전 묻어둔 자신의 꿈을 떠올리며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 교장은 "그해 졸업식은 특별한 졸업식으로 기억된다"며 "졸업앨범에 졸업생과 교직원 250여 명의 희망얼굴이 담겼고, 담임 선생님은 캐리커처를 액자에 담아 아이들 모두에게 졸업선물로 전달했다"고 회상을 전했다.전이어 "지금도 가끔 당시 졸업생들과 학부모님을 만나면 그때의 감동을 이야기 하곤 한다"며 "40여일의 힘든 작업으로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완수한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고 덧붙였다.

주로 학생과 교사들을 그리다가 본격적으로 사회인들을 그리기 시작한 건 2016년 무렵이다.

지 교장은 "충북도교육청에 장학관으로 발령이 나면서 학생들을 만나기 어려워졌다"며 "SNS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는 사회인들을 응원차 그리게 됐고 이후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추천 인물, 기업인, 소상공인, 연예인, 정치인, 문화예술인 등으로 대상 범위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은 단연 손녀딸이다. 다섯살배기 손녀딸을 그릴 때면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기억에 남는 인물로는 고(故) 이태석 신부와 구수환 감독, 형석중학교 정도운 학생을 꼽았다.

지 교장은 "지난 6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정도운 학생을 격려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는데 이후 지역사회의 관심이 커지면서 학생의 병원비 마련을 위한 자선바자회까지 열려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여름 희망얼굴이 1천 명쯤 됐을 무렵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첫 전시를 개최한 지 교장은 오는 22~31일 청주 블루체어 아트홀에서 두 번째 전시 '천개의 별-희망 얼굴 특별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학생과 교직원, 기업인, 봉사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계 인사 1천여 명의 희망얼굴을 원본으로 만날 수 있다.

희망얼굴 초청 토크 콘서트와 문화 공연, 후원행사도 마련돼 코로나19로 지쳐 있는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치유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 교장은 "희망에는 네 편, 내편이 없다"며 "이슬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노적성해(露積成海)'의 의미를 되새기며 2천 명이 5천 명이 되고 또 만 명이 될 때까지 힘닿는 한 꾸준히 희망얼굴을 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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