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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청주시청사 본관 존치 논란 재점화

"60년대 건물 수두룩" Vs "시대상 반영 전국 3곳뿐"
수년 전 논쟁 주목… 건축·문화재적 가치 두고 팽팽
시 "존치 전제 설계 끝나… 소모적 논쟁 그만" 난색

  • 웹출고시간2021.11.25 20:55:45
  • 최종수정2021.11.25 20:55:45

통합 청주시청사 건립을 앞두고 본관 존치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행정안전부의 사업 재검토 결정과 청주병원 이전 문제 등 신청사 건립이 각종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통합 청주시청사 건립을 앞두고 본관 존치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사업 재검토 결정과 청주병원 이전 문제 등 신청사 건립이 각종 암초에 부딪히며 내년 3월 착공 계획이 불투명해진 상황이어서 이번 논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청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문화재 가치 부재를 이유로 본관 철거론을 꺼내든 반면, 존치 결정을 주도한 시민사회단체는 본관이 한국 근대건축을 상징하는 건물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지킬 것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현 시청 본관의 존치 여부는 학계와 건축업계에서도 팽팽한 시각을 보여 왔다.

지난 2017년 12월 열린 시청사 건립을 위한 전문가 심포지엄에서 시민사회단체 측은 본관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청 본관이 1960년대의 건축 시대상을 반영한 기념비적 건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에선 이런 건물이 경기도청 구관, 대구시청 별관과 함께 전국적으로 3개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구관은 역사관으로, 서울 구 역사는 박물관, 기무사는 국립서울미술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들어 청주시청 본관도 향후 역사박물관으로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충북건축사협회 측은 본관 철거에 무게를 실었다. 당시 협회 관계자는 "1965년 건립된 본관 건물은 공간 활용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고, 건축학적 관점에서도 보존 가치가 없다"며 "본관 건축물의 노후로 인한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유지 보수 비용도 꾸준히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시청 본관은 1965년 3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진 뒤 1983년 4층으로 증축됐다.

시는 2018년 11월 시청사건립특별위원회를 열어 증축 이전한 3층 건물의 본관을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문화재청도 △비대칭 구조 △1층 외부에서 사무실 바로 진입 △1층 로비 곡선 나선형 △외부 난간 등을 이유로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견해를 냈다.

신청사는 현 청사 일대 2만8천459㎡에 2천751억 원을 들여 연면적 6만5천150㎡,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지어진다.

본관 철거론은 지난 24일 청주시의회의 공공시설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이날 국민의힘 박정희 의원은 "최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위원회가 청주시 신청사에 대한 재검토 결정을 내린 것은 본관을 존치한 데 따른 불이익"이라며 "존치 결정에 대한 시민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하는데, 현재는 시민 85%가 철거를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태훈 의원도 "외국에서 50년 된 건물은 문화재에 속하지도 못한다"며 "문화재를 거론한 일부 전문가의 말 한 마디가 청주시청 본청사를 다 흔들어놨다"며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홍성각 의원도 지난 22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본관 내부가 누더기 상태에 이르러 보존 가치가 없다"며 집행부를 몰아세웠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곧바로 반박 성명을 냈다. 이들은 "시청 본관은 2004년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유산목록화조사보고서에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음'으로 명기돼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3년 근현대 건축·시설 일제조사연구에서도 '한국전통건축의 구법이나 디테일을 콘크리트로 표현하는 시대적 조류를 반영한 건축물로서 당시 전통논의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2014년 공공행정시설 일제조사에서도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로 평가됐다"고 강조했다.

시는 추후 본관 4층을 철거하고 3층까지 등록문화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지만, 본관 존치 논란까지 다시 불거지자 '소모적 논쟁'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본관 존치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회 등의 의견을 종합해 이미 결정된 사안으로, 존치를 전제로 국제설계공모까지 진행한 상황에서 철거를 재논의하는 것은 소모적 논쟁"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본관이 지정문화재까지는 아니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는 등록문화재로서의 자격은 갖춘 상태"라면서 "등록문화재 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문화재청에서 직권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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