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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2.03 15:09:03
  • 최종수정2025.02.03 15:09:03

박연수

백두대간연구소 이사장

설날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입니다.

설날은 음력 정월 첫째 날로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통 명절입니다. 설날은 온 가족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집안의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는 풍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조상의 묘소을 찾아서 성묘하며 조상님들의 은덕을 기리고 씨족사회의 안녕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미풍양속인 설날은 국운이 쇠퇴하던 구한말 을미개혁(乙未改革·1895)에 따라 1896년부터 태양력을 도입하면서,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이라고 지칭하여 전통적인 명절 설날과 구분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설날의 의미를 깎아내리기 위해 '구정'이라 부르며, 신정과 구정을 구분했다고 합니다.

신정과 구정을 구분하던 관습은 해방 이후 군사정부까지 지속되었으나, 일반 가정에서 설날의 문화는 계속되었습니다. 설날이 다가오면 전국에 흩어 지내던 가족들이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찾아오는 귀성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고향을 떠나 살던 가족들은 설날 다함께 모여 가족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고 음식과 덕담을 나누고 세뱃돈을 주면서 가족애를 공고히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 가던 명절이었습니다. '설날 일찍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하여 하품을 하면서 버티던 모습 그리고 일찍 잠에 떨어진 동생들의 눈썹에 밀가루를 바르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떡국을 나누어 먹고 집안 및 동에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다니던 기억도 어렴풋해집니다.

어릴 적 국가는 신정을 강요하며 설날을 없애려 했던 기억 또한 아련히 떠오릅니다. 공무원 집안이었던 우리는 쉬쉬하면 설을 지냈던 기억조차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민족의 정체성을 없애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을 지키기 위해 정신마저 잃지 않았던 수많은 민초들에 의해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결국 1985년 설날을 '민속의 날'인 공휴일로 지정하여 전통 문화를 존중하는 쪽으로 선회하였으며, 1989년부터는 '설날'로 복원하여 전후로 3일간을 공휴일로 지정하였습니다. 현재 신정은 새해 첫날로 변경해 하루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신정과 구정이라는 단어는 없어졌고. '새해 첫날과 설날'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 선대에서 어렵게 찾은 설날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설날'을 '구정'이라 부르는 분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 스스로 바꾸어나가야 할 언어입니다.

어쩜 '구정'이라는 언어는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잔상과 군사문화의 폭력이 베어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부르는 구정이라는 이름에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 이는 우리 스스로가 없애야 하는 언어입니다. 한민족의 고유한 전통과 정체성은 언어에 함유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제부터는 '구정'이 아니라 '설날'입니다. 설날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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