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8.2℃
  • 구름많음강릉 14.9℃
  • 흐림서울 19.3℃
  • 구름많음충주 24.6℃
  • 흐림서산 16.4℃
  • 구름조금청주 25.9℃
  • 구름많음대전 25.6℃
  • 구름많음추풍령 23.4℃
  • 구름많음대구 25.3℃
  • 구름많음울산 23.7℃
  • 구름많음광주 23.6℃
  • 흐림부산 20.1℃
  • 구름많음고창 22.5℃
  • 흐림홍성(예) 20.4℃
  • 구름많음제주 18.9℃
  • 구름많음고산 20.5℃
  • 흐림강화 14.7℃
  • 구름많음제천 22.0℃
  • 구름조금보은 24.5℃
  • 구름많음천안 24.3℃
  • 구름많음보령 19.7℃
  • 구름많음부여 24.4℃
  • 구름많음금산 26.1℃
  • 구름조금강진군 21.6℃
  • 구름많음경주시 26.4℃
  • 구름많음거제 18.4℃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미호천은 하류로 내려 갈수록 은빛 모래사장과 은빛 물결, 기암괴석이 어우러지며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미호천으로 직접 유입되는 오폐수와 물의 흐름 막는 수중보 및 하천정비로 수질은 사람이 들어 갈 수 없는 나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중 정화 필터인 모래는 육상식물의 침입으로 사라지고 보에 갇힌 모래는 뻘에 포위를 당하고 있다. "모래가 사라진 하천은 죽은 하천이다"는 교토대 야스히로 다케몬교수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수초나 공사로 인해 사람이 들어 갈 수 없는 하천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나마 밖으로 돌출된 모래는 오염원 정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수변구역으로 인동초(忍冬草)가 무더기 피어 있다. 인동초는 살을 에는 눈보라가 불어와도 대지를 꽁꽁 얼구는 혹한이 몰아쳐도 스스로의 체온을 이용해 푸르름을 유지하는 식물이다. 인동초는 하얗게 피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노란색으로 변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먼저 피어난 노란색과 흰색이 한마디에 있어 '금은화(金銀花)'라고도 불린다. 꽃모양이 해오라기가 모양의 넝쿨식물이라 '노사-등(鷺藤)'이란 이름도 가지고 있다. 인동초도 사람의 삶을 위해 파괴되는 현장에 피어나 희망과 기쁨을 선사한다.

농다리에서 평사리까지의 미호천 풍경이다. 버드나무도 물가에서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버드나무 가지사이로 바위병풍이 펼쳐진다. 물가에 있는 바위에서 다리쉼을 하던 왜가리가 비행을 한다. 동료들이 함께 날아오른다. 하늘로 솟아오른 왜가리는 다시 내려앉는다. 이곳이 그들의 삶의 공간이며 쉼터인 것이다. 숲속의 새들도 질 새라 노랫소리를 뽐낸다.

농부들의 손길도 바쁘다. 한줌의 곡식이라도 더 생산하려 정성을 들인다. 농약을 사용해 편하게 농사 질 법도 한데 미호천의 생명력을 배려해 친환경 우렁이 농법을 이용한다. 빨간 우렁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전엔 미호천에 들어가면 물반고기반 이었지. 지금은 물이 더러워져서 안 먹어. 축산폐수가 문제야"라며 혀를 찬다.

물을 가두기 위해 쌓은 논둑은 스펀지보다 푹신하다. 겨울을 이겨내고 농부의 손끝을 만난 밭은 벌건 황토 흙을 드러내고 씨앗을 받을 준비를 한다. 아직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망초가 주인인양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겨울의 동토를 절망이라 표현하지만 새 생명을 잉태하려는 처절한 몸놀림의 시간이다.

중부고속국도 다리아래 박쥐 똥이 일자로 길게 줄을 섰다. 위로 교각을 살펴보니 길게 이어진 틈과 나란히 줄을 맞추고 있다. 틈사이로 박쥐가 서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화 되면서 삶의 공간을 잃어버린 생물들은 또 다른 삶의 공간을 만들어 종족을 번식하고 있다. 생태계의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인 인간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자연의 운명이 결정된다.

미호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호천을 어떻게 활용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생태하천, 수상레저단지, 미호강으로의 명칭 변경 등 많은 계획들이 쏟아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움'이다.

미호천이 미호천답지 않으면 생명력이 없다. 미호천다움이 무엇인지 민·관이 함께 숙고하여 미래하천 미호천을 만들어 가야한다. 혹한의 매서운 바람도 이겨내고 미호천변에 꽃을 피우는 인동초가 준 교훈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충북일보·KLJC 대선 주자 공동인터뷰③김동연 경기도지사

[충북일보] 김동연 경기지사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울어진 경선 룰을 확정했지만 국민과 당원만 바라보고 당당히 경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아닌 '어대국'(어차피 대통령은 국민)을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회·입법·사법부를 세종·충청으로 이전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의 지방분권형 개헌과 50조 슈퍼 추경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다. ◇6·3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경제'와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민생경제의 위기에 더해 정치권에서 촉발된 분열과 적대의 골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내란과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정책과 확고한 비전, 실행력으로 경제위기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재도약을 이룰 리더십이 절실하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수다. 다음 대통령은 임기 단축이라는 희생을 결단하고, 동시에 일관된 비전과 정책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국민통합의 마중물이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열어야 한다." ◇김동연 후보의 강점은.